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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명함 입력 : 2007-11-23 18:04:49 서양에서도 최근 들어 회사나 조직마다 명함의 크기와 디자인을 통일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여성용과 남성용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기이하게도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대륙쪽에서는 남성용 명함이 여성용보다 가로 길이가 더 긴 반면 영국과 미국에서는 그 반대였다. 뚜렷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명함조차 영·미식과 대륙식이 관행화된 것으로 보인다. ‘어디 가서 명함도 못 내민다’는 메타포는 역설적으로 명함의 중요성을 방증한다. 대통령처럼 명함이 필요없고 실제로 지니지도 않는 요인(要人)들도 있긴 하다. 하지만 명함의 요긴성은 이제 차별화를 위해 디자인 특허까지 낼 상황이 된 데서 엿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명함이 등장했던 중국에서는 공자 같은 성인(聖人)도 .. 더보기
[책과 삶]침묵은 禁, 저항하고 비판하라 입력 : 2007-11-16 15:47:12 ▲지식인…스티브 풀러|사이언스북스 무릇 지식인은 소크라테스보다 소피스트들을 본받는 게 낫다고 설파한다면 수긍하겠는가? 석가모니, 공자, 예수와 더불어 4대 성인의 반열에 올라 있는 소크라테스보다 ‘궤변론자들’을 따르라니 말이나 될 법한가.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석학 스티브 풀러는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들이 오늘날의 젊은 지식인들에게 가르칠 만한 가치가 있는 ‘지식인의 원형’이라고 우긴다. 소피스트들은 ‘경박한 박식가’ ‘거만한 허풍선이’라는 낙인과는 달리 대중이 험난한 현실을 헤쳐 나가는 데 요긴한 지식과 방법론을 양심과 능력에 따라 전수했다는 게 그 이유다. 풀러는 소크라테스를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소피스트들을 소크라테스와 비슷하게 대접해줘야.. 더보기
[여적] 산책 회담 입력 : 2007-11-16 18:02:51 산책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베토벤은 귀가 안 들리기 시작한 뒤부터는 사람들과의 대화보다 자연과의 대화를 더 즐겼다. 베토벤의 말년 일과는 오후 2시까지 일을 끝낸 뒤 저녁때까지 산책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때로는 모두가 잠든 시간까지 산책만을 할 때도 있었다. 그가 여름마다 찾던 빈 교외의 하일리겐시타트에는 ‘베토벤의 산책로’가 운치있게 후세인들을 맞아준다. ‘전원교향곡’이 1808년 여름 이곳에서 작곡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산책에 취한 명사가 베토벤뿐이겠는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로버트 프로스트, 장 자크 루소, 아르튀르 랭보, 빅토르 세갈렌, 로버트 스티븐슨, 피에르 상소…손가락으로는 다 꼽기 어려우리라. 특히 소로는 스스로 직업적 산책자라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