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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익명의 미학 입력 : 2007-12-28 17:59:42 인터넷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익명’은 긍정보다 부정의 상징어로 비중을 시나브로 높여간다. 웹 2.0이라는 선진 인터넷은 한층 급격한 익명의 다중 중심 시대를 예보한다. 익명성의 개념에 관한 진화는 7~8할이 인터넷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제 익명성은 ‘가상’과 ‘가짜’의 구분도 모호하게 만든다. 그러잖아도 도회 문화는 익명의 외로움이 겨울 낙엽보다 더 쓸쓸하고 처량하게 보이는 세태다. 도시의 익명성은 범죄를 촉발하는 주원인의 하나이기도 하다. ‘영악한 익명의 시대’란 말도 그래서 나온다. 도시 환경은 필연적으로 익명의 타인들이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게도 한다. 현대인은 태양의 서커스 ‘퀴담’이 풍유하듯 길모퉁이를 서성.. 더보기
[여적] 따뜻한 시장경제 입력 : 2007-12-21 18:01:17 차가운 학문으로 인식되는 경제학에서 ‘따뜻한 경제학’이라는 조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데는 199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의 공이 지대하다. 아시아에서 첫번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된 인도 출신의 센은 기아와 빈곤 문제에 초점을 맞춘 경제학의 틀을 확립하는 데 공헌했다. 노벨상금 전액을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빈민들을 위한 자선단체 설립기금으로 쾌척해 학문적 소신을 실천에 옮기기도 했다. 그러자 일부 언론은 그의 학문을 ‘따뜻한 경제학’이라고 명명했다. 휴머니스트 의사 노먼 베순의 말도 ‘따뜻한 경제학’의 긴요성을 웅변한다. “부자들의 결핵이 있고, 가난한 사람들의 결핵이 있다. 부자들은 회복되지만 가난뱅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경제학과 병리학은 이처.. 더보기
[책과 삶]한국은 지금 올바로 가고 있는가 입력 : 2007-12-14 17:19:33 ▲만남…서경식·김상봉|돌베개 그들의 ‘만남’은 운명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 필연적이라는 편이 더 나을 듯하다. 두 지식인은 시대의 슬픔과 고통을 객관적으로 승화시켜가고 있는 ‘길벗’이 되어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일 조선인 지식인 서경식과 ‘서로주체성’의 철학자 김상봉은 같은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섰다 해도 좋을 것 같다. 두 사람은 ‘외로운 디아스포라’라는 공통분모를 지녔을지도 모른다. 서경식이 밖의 디아스포라라면 김상봉은 안의 디아스포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유대인의 민족적 이산(離散)을 뜻하는 디아스포라가 요즘 들어 전쟁·식민화의 역사나 경험과 깊이 결부된 난민·이민 상황을 의미하는 넓은 맥락으로 변용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더욱 그렇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