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스포일러 입력 : 2007-11-02 17:49:45 스포일러(spoiler)가 논란거리로 등장한 결정적인 사건은 1995년 개봉된 ‘유주얼 서스펙트’로 알려져 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만든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 앞에 서 있던 관객들은 버스를 타고 가던 사람이 “범인은 절름발이다”라고 소리치는 바람에 분을 삭이지 못할 정도로 격앙됐다. 그 뒤 ‘식스 센스’ 같은 반전(反轉)이 있는 영화는 스포일러가 어김없이 등장했고, 이를 막으려는 이들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곤 했다. 영화의 주요 내용이나 결말을 미리 알려줘 재미를 떨어뜨리는 사람을 뜻하는 스포일러는 원래 비행기의 감속 하강이나 좌우 기울기 조정을 쉽게 만드는 장치를 의미한다. 소설에는 스포일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정설이지만 스포일러로 보일 수 있는.. 더보기 [여적] 누드 논란 입력 : 2007-10-26 18:07:00 프랑스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장 보드리야르는 현대 문화의 외설성을 “눈에 띄는 것, 지나치게 눈에 띄는 것, 필요 이상으로 눈에 띄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보드리야르에게 외설은 과도한 표현과 맞닿아 있다. 예술과 외설의 차이를 논할 때 흔히 은근한 매력을 강조하는지, 대놓고 다 보여주는지를 따지곤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체가 반응하면 외설이고 정신이 반응하면 예술이라는 재담 섞인 분류법 역시 마찬가지다. 뻔하고 지겨울 정도가 된 예술과 외설의 한계 논란은 옷을 살짝 걸친 것은 예술과 외설의 중간지대에 자리한다는 말장난 같은 주장도 등장시켰다. 사실 누드와 나체, 알몸이라는 용어선택에 따라 어감도 달라진다. 예술성이 있는 것은 누드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 더보기 [책과 삶]진정한 ‘나’란 없다 입력 : 2007-10-19 15:12:28 ▲나, 마이크로 코스모스…베르너 지퍼·크리스티안 베버|들녘 마흔살의 여성 로슬린 Z는 자신이 남자라고 믿는다. 스스로를 자기 아버지라고 믿었으나 이따금 할아버지라고 말한다. 아버지 이름으로 불러야 대답하고, 서류 서명도 아버지 이름으로 한다. 삶의 이력에 대한 질문에 아버지의 인생을 설명하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로슬린은 카프그라 증후군을 앓고 있는 정신분열증 환자다. 그것도 자기가 갑자기 다른 사람이라고 여기는 극히 특수한 내적 변신 사례다. 쉰한살의 건축 노동자 토미 맥휴는 가벼운 뇌출혈을 겪고 나서 혁명에 가까운 경험을 한다. 응급수술을 받은 지 2주일 만에 갑자기 그럴 듯한 시를 쓴다. 뿐만 아니다. 솜씨를 인정받아 여러 화랑에서 작품 전시회까지 .. 더보기 이전 1 ··· 228 229 230 231 232 233 234 ··· 28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