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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따뜻한 시장경제 입력 : 2007-12-21 18:01:17 차가운 학문으로 인식되는 경제학에서 ‘따뜻한 경제학’이라는 조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데는 199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의 공이 지대하다. 아시아에서 첫번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된 인도 출신의 센은 기아와 빈곤 문제에 초점을 맞춘 경제학의 틀을 확립하는 데 공헌했다. 노벨상금 전액을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빈민들을 위한 자선단체 설립기금으로 쾌척해 학문적 소신을 실천에 옮기기도 했다. 그러자 일부 언론은 그의 학문을 ‘따뜻한 경제학’이라고 명명했다. 휴머니스트 의사 노먼 베순의 말도 ‘따뜻한 경제학’의 긴요성을 웅변한다. “부자들의 결핵이 있고, 가난한 사람들의 결핵이 있다. 부자들은 회복되지만 가난뱅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경제학과 병리학은 이처.. 더보기
[책과 삶]한국은 지금 올바로 가고 있는가 입력 : 2007-12-14 17:19:33 ▲만남…서경식·김상봉|돌베개 그들의 ‘만남’은 운명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 필연적이라는 편이 더 나을 듯하다. 두 지식인은 시대의 슬픔과 고통을 객관적으로 승화시켜가고 있는 ‘길벗’이 되어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일 조선인 지식인 서경식과 ‘서로주체성’의 철학자 김상봉은 같은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섰다 해도 좋을 것 같다. 두 사람은 ‘외로운 디아스포라’라는 공통분모를 지녔을지도 모른다. 서경식이 밖의 디아스포라라면 김상봉은 안의 디아스포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유대인의 민족적 이산(離散)을 뜻하는 디아스포라가 요즘 들어 전쟁·식민화의 역사나 경험과 깊이 결부된 난민·이민 상황을 의미하는 넓은 맥락으로 변용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더욱 그렇다. .. 더보기
[여적]육조 거리 입력 : 2007-12-14 18:19:28 중국 역대 왕조의 수도였던 곳에는 어김없이 주작대로(朱雀大路)가 존재한다. 남쪽으로 난 큰 도로다. 황제는 대로 양옆에 관아를 끼고 남면(南面)해 우주의 질서를 현세에 펼친다고 여겼다. 당나라 때 주작대로의 너비는 무려 155m 정도로 장안(長安)의 중축선이었다. 황궁으로 이어진 주작대로 좌우로 108개의 고루거각(高樓巨閣)이 도열하듯 했다. 발해의 수도 상경용천부(上京龍泉府)에도 장안을 본떠 주작대로를 만들었다. 지금 베이징의 가장 넓은 길 역시 주작대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도나 주요 도시에는 형태가 다르고 연원도 다양하지만 그 나름의 주작대로가 만들어졌다. 파리의 샹젤리제, 워싱턴의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뉴욕의 브로드웨이, 베를린의 운터 덴 린덴, 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