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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시 외우기 벌(罰) 입력 : 2008-04-04 17:50:41ㅣ수정 : 2008-04-04 17:51:59 조선시대 관리들은 지각과 결근이 잦았다. 1년에 쉬는 날도 기껏해야 보름에서 20일 정도에 불과했다. 당시엔 일요일이란 개념도 없었던 데다 격무에 시달리다 보니 근태(勤怠)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것 같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성종 13년(1482) 1월4일 왕이 결근하는 관리들에 관한 대책을 신하들과 의논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조정과 관의 일에 지장이 많아지자 신료들과 협의한 것이다. 김승경(金升卿)이 이렇게 아뢰었다. “국법에 해가 길 때는 묘시(오전 7시쯤)에 출근해 유시(오후 7시쯤)에 퇴근하고, 해가 짧을 때에는 진시(오전 9시쯤)에 출근해 신시(오후 5시쯤)에 퇴근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관리들을 조사해 보.. 더보기
일관된 평화를 갈구하다 입력 : 2008-04-04 17:12:14ㅣ수정 : 2008-04-04 17:13:31 평화는 무조건 다 좋은 것인가? 이 물음이 한없이 절절할 때가 있다. 힘 센 ‘갑’은 총칼을 휘둘러 목숨을 앗아가는 일이 다반사인데도 약한 ‘을’은 언제나 말로만 억울함을 호소해야 하는 경우엔 심리적 유혹이 다가오곤 한다.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나 미국 흑인 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 같은 이는 죽는 순간까지 유혹을 뿌리쳤지만 장삼이사(張三李四)들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하긴 고대 로마의 정치가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는 정의로운 전쟁보다 나쁜 평화를 더 좋아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키케로의 명언은 오늘날 평화주의자들이 가장 즐기는 말의 하나가 됐다. 노르웨이의 평화학 창시자 요한 갈퉁도 평화를 위해 무력과 전.. 더보기
[여적]성화 봉송 입력 : 2008-03-28 17:39:34ㅣ수정 : 2008-03-28 17:40:38 서양 철학의 탄생지 그리스와 동양 철학의 발상지 중국은 공교로운 공통점을 지녔다. 고대 그리스 철학의 비조인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와 중국 철학의 거대한 뿌리인 ‘공자-맹자-순자’의 흐름이 빼닮았다. 당시로서는 학문적 교류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든 두 지역이 이처럼 흡사한 게 경이롭게 비친다. 김수중 경희대 철학과 교수의 분석은 한층 흥미롭다. 양대 산맥의 기둥인 소크라테스와 공자는 스승과 제자들이 나눈 대화 형태로 사상의 토대를 정립한 점이 꼭같다. 플라톤과 맹자는 각기 스승의 전통을 이어받아 이상적인 철학의 뼈대를 세운 게 흡사하다. 아리스토텔레스와 순자는 이상에 치우친 스승들의 생각을 나란히 현실 속..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