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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숲을 버리면 숲도 우리를 버렸다 입력 : 2008-07-04 17:38:51ㅣ수정 : 2008-07-04 17:39:10 오대산 월정사 입구 전나무 숲길을 걸어본 이라면 누구나 비의(秘意)와 까닭 모를 전율을 잊을 수 없을 게다. 가없는 고요와 평온은 시간이 정지된 태초의 느낌 그대로인 듯하다. 오감으로 전해지는 숲의 장엄함과 숭고함에 위대함이 더해져 열락의 경지로 몰입시킨다. ‘느림’과 ‘비움’의 덕목을 여기서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지 않을까 싶다. 전나무 숲의 청량한 냄새는 탄소와 수소가 결합된 바늘잎에서 뿜는, 향기로운 휘발성 기름 테르펜에서 비롯된다. 모든 숲에는 나무에서 풍겨나오는 식물성 살균물질인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있어 몸이 맑아진다고 한다. 누군가 숲을 ‘마음을 치료하는 녹색 병원’에 비유한 것은 그래서 적실한 것 같다... 더보기
[여적]꾀병환자 입력 : 2008-07-04 17:38:09ㅣ수정 : 2008-07-04 17:38:26 한국 최초의 희곡 작품에 꾀병환자를 등장시킨 것은 흥미롭다. 조중환의 ‘병자삼인’은 세 꾀병환자와 그 아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소극(笑劇)이다. 당시 오도된 개화여성의 단면을 그리면서도 여성권리를 옹호한 이 작품은 1912년 매일신보에 연재됐다. 선구자적인 시도에도 불구하고 억지웃음을 자아내려는 유형화된 스토리와 과장된 몸짓으로 말미암아 첫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병자삼인’은 올 봄에도 ‘출세하자, 출세해’라는 제목으로 각색돼 대학로 연우무대에 올려질 정도로 연극사적인 의미를 지닌다. 우리나라 첫 희곡 작품의 주인공들이 꾀병환자라는 게 공교롭지만 누구나 어린 시절 한두 번쯤 꾀병 추억을 간직하고.. 더보기
‘협상 노하우’ 키우기 입력 : 2008-06-27 17:30:58ㅣ수정 : 2008-06-27 17:30:58 단일 전문주제에 관한 책으로 ‘협상’만큼 추천도서가 많은 것도 드물다는 걸 알고 나면 놀랄지 모른다. 우리나라 최대서점으로 꼽히는 교보문고가 추천도서로 지정한 협상 관련 책만 30권이 훨씬 넘는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찾아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사실이다. 권위와 명예가 걸려 있어 추천도서를 남발할 수 없는 입장을 생각하면 30권이 넘는다는 게 약간은 의외다. 한동안 협상에 관한 전문가는 물론 책도 턱없이 부족해 협상에서 매번 당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던 때를 떠올리면 상전벽해(桑田碧海)나 다름없다. 번역서만 해도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청년정신),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협상 테이블의 핵심 전략’(청림출판), 개빈 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