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진정 필요악인가? 미국 독립운동의 아버지 토머스 페인은 “정부는 최상의 상태에서도 필요악일 뿐이며 최악의 상태에서는 견딜 수 없는 악”이라고 주장한다. 보통사람은 정부가 없어도 행복하게 잘 살수 있다는 게 페인의 생각이다. 미국인의 80퍼센트 정도가 연방 정부를 필요악으로 생각한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1981년 후보 시절에 한 얘기는 한층 강렬하다. “정부는 문제를 푸는 주체가 아니라 정부 자체가 문제다.”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어서 정부가 없으면 정치사상가 토머스 홉스의 말처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약육강식의 사회가 될 개연성이 높아 정부를 필요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정부가 필요한 까닭은 약하고 상처 받기 쉬운 사람들을 보살피고 모든 사람에게 정의를 베.. 더보기 신도 악마도 디테일에 있다 “신은 디테일에 있다.(God is in the details.)” 20세기 세계 최고 건축가 가운데 한 사람인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가 성공 비결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빼놓지 않고 하는 대답이다. 발터 그로피우스, 르 코르뷔지에와 더불어 근대 건축의 개척자로 꼽히는 로에는 볼트와 너트 하나까지 꼼꼼히 챙기는 설계로 명성이 자자했다. 아무리 거대한 규모의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도 사소한 부분까지 최고의 품격을 지니지 않으면 결코 명작이 될 수 없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미켈란젤로도 흡사한 일화를 남겼다. “이 부분을 손 보았고, 저 부분도 약간 다듬었으며, 여여기는 약간 부드럽게 만들어 근육이 잘 드러나게 했습니다. 입 모양에 약간 표정을 살렸고, 갈빗대는 좀 더 힘이 느껴지..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19)--<전쟁론>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 ‘저 묘지에서 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저 파괴된 건물에서 나오는 사람은 누구입니까/검은 바다에서 연기처럼 꺼진 것은 무엇입니까/인간의 내부에서 사멸된 것은 무엇입니까/일년이 끝나고 그 다음에 시작되는 것은 무엇입니까/전쟁이 뺏어간 나의 친우는 어데서 만날 수 있습니까/슬픔 대신에 나에게 죽음을 주시오/인간을 대신하여 세상을 풍설(風雪)로 뒤덮어 주시오/건물과 창백한 묘지 있던 자리에/꽃이 피지 않도록/하루의 일년의 전쟁의 처참한 추억은/검은 신이여/당신의 주제일 것입니다.’ 대표적 모더니스트인 박인환 시인은 ‘검은 신(神)이여’에서 6·25전쟁이 남긴 절망감을 절규하듯 토한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전쟁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갈파했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명언을 입증이라도 하듯 전쟁의 검은 신은 지구촌에.. 더보기 이전 1 ··· 107 108 109 110 111 112 113 ··· 28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