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주고 받음’의 미학, 선물 선물의 유래가 그리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다. 부족간의 전쟁을 피하기 위한 방편이었기 때문이다. 귀한 소금을 둘러싸고 부족 간의 약탈과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물물교환이 이뤄졌던 것이 선물의 시초라는 학설이 유력하다. 남아도는 가죽과 소금의 물물 교환이 인심과 실리를 동시에 얻는, 세련된 방식인 선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선물의 기원이 원시시대에 남자가 식량으로 여자의 환심을 사려했던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설도 있다. 호감을 사기 위해 주는 선물은 특정집단에서 자연스레 문화적 관습이 됐다고 한다. 선물 문화는 아프리카 갈로족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전해온다. 갈로족은 땅을 공평하게 나누어 농사를 지었지만 빈부격차를 막을 수 없어 3년에 한 번씩 명절 때 곡식을 나눴다. 토질, 날씨, 농부의 정성에 따라 개인.. 더보기
[책과 삶]서양건축사 그 계단의 욕망 입력 : 2009-09-18 17:44:08ㅣ수정 : 2009-09-18 17:44:09 ㆍ바벨탑·이집트 피라미드·베니스 팔라초… ㆍ문화유적 통해 인간의 수직속성을 읽다 계단, 문명을 오르다(전 2권)임석재 | 휴머니스트 일과를 시작하고 마무리할 때는 말할 것도 없고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마주치는 계단의 함의는 실로 무궁무진하다. 가히 종교적 상징성, 정치적 기념비성, 사회적 공공성, 경제적 욕망, 심리적 섬세함, 생리적 육체성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둘러싼 개인적, 집단적, 정신적, 육체적 문명 작용의 집합체이다. 계단의 의미는 본질적으로 오름이다. 계단은 인간의 수직 욕망을 자극하는 것을 존재 이유로 삼는다. 계단은 정치권력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며, 하늘에 이르는 종교적 길이다. 계단은 인생살이의 비유에도.. 더보기
[여적]노동 3권 입력 : 2009-09-18 17:55:57ㅣ수정 : 2009-09-18 17:55:57 천재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낯선 사람은 피하고 아는 사람만 모델로 초상화를 그렸다고 한다. 외형을 똑같이 그리는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라 모델의 내면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게 관건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고흐는 무엇보다 그 사람의 내면 빛깔을 손 모양 속에 담았다. 고흐가 그린 ‘감자먹는 사람들’에서 농부들의 손을 보면 소박한 밥상 위로 감자를 나누는 손이 선명하게 보인다. 굳은살이 박인 농부들의 손에서 노동의 신성함이 배어 나온다. 고흐는 노동을 가장 신성한 주제로 삼았다. ‘베짜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고흐가 노동과 농민, 노동자에게 애정을 쏟은 데는 프랑스 탄광지역을 다룬 에밀 졸라의 장편소설 과 서민화가 장 .. 더보기
[여적]부부의 침대 입력 : 2009-09-11 17:53:04ㅣ수정 : 2009-09-11 17:53:05 미국 부부의 62%만 배우자와 늘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잔다고 한다. 세계에서 수면에 관해 가장 권위 있는 기관으로 평가받는 미국 국립수면재단의 조사 결과다. 부부가 같은 침대에서 자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의무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두 사람이 잠자리를 함께하는 것은 기실 좋은 점보다 불편한 점이 많다. 코골이, 잠꼬대, 몸부림, 이갈기, 이불 경쟁, 자다가 화장실 가기, 상대방 밀어내기, 좋아하는 침실 온도의 차이 등 잠자리를 함께할 때 감내해야 할 문제는 숱하게 많다. 폴 로젠블라트 미네소타대 가족사회학 교수는 (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잠자리를 함께하는 이유를 안전감과 친밀감 때문이라고 대답한 부부가 많다고 전한다... 더보기
日 정권교체… 진보, 아직 갈 길이 멀다 2009.09.11 17:15 르포작가 하야사카 다카시가 엮은 일본 유머집 의 한 토막이다. 호화 여객선이 항해 도중 암초에 부딪쳐 침몰하기 시작했다. 선장은 남자 승객들에게 어서 빨리 배에서 탈출해 바다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독려했다. 선장은 각기 다른 국적의 승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미국인)“뛰어내리기만 하면 당신은 영웅입니다.” (영국인)“뛰어내리기만 하면 당신은 신사입니다.” (독일인)“이럴 때는 뛰어내리는 것이 이 배의 규칙입니다.” (이탈리아인)“뛰어내리면 여성들의 관심을 끌 수 있어요.” (프랑스인)“뛰어내리지 마세요.” (일본인)“다른 사람들도 다 뛰어내리고 있어요.” 일본의 집단주의적 국민성을 표징하는 풍자다. ‘빨간 신호등도 모두 함께 건너면 두려울 것 없다’고 했던 한 일본 개그맨의.. 더보기
[책과 삶]고대유물 그 시원을 찾아 ‘사색의 비망록’ 입력 : 2009-09-04 17:49:51ㅣ수정 : 2009-09-04 23:19:29 ㆍ‘고대망상광’ 한 일본인 대영박물관서 26점 골라 ㆍ13개국 여행하며 풍광·뒷얘기 유쾌하게 풀어내 ▲문명의 산책자…이케자와 나쓰키 | 산책자 일본의 한 남자가 ‘세계 최고의 역사 보고’라는 런던의 대영박물관을 찾는다. 그는 스스로 ‘고대망상광’(古代妄想狂)이라 할 만큼 고대 문명에 빠져 있다. 다이쇼 시대의 한 시인이 자신을 이렇게 부르고 고대에 탐닉했던 사실을 떠올리며 ‘파레오 마니아’라 자칭한다. ‘파레오’는 그리스어로 ‘오래된’ ‘고대의’라는 뜻이다. 그는 대영박물관에서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고대 유물 26점을 고른 뒤 그 시원(始原)을 찾아 나선다. 유물은 그리스의 처녀상과 이집트의 장례식 배에서부터 신라.. 더보기
[여적]사자와 호랑이의 두뇌 입력 : 2009-09-04 18:04:12ㅣ수정 : 2009-09-04 18:04:13 사자와 호랑이는 심심하면 호사가들의 비교 대상이 되곤 한다. 주로 ‘백수(百獸)의 제왕’과 ‘밀림의 왕자’ 중 누가 힘이 더 셀까에 관심이 쏠린다. 두 동물은 같은 고양잇과에 속해 생태 특성이나 생리해부학적으로 닮은 점이 많지만 대조적인 것도 숱하다. 체격은 호랑이가 크고 더 무거우나 키는 사자가 더 크고 늘씬하다. 잔인성과 공격력에서는 호랑이가 한걸음 앞선다. 사자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 호랑이가 평균시속 45~50㎞인 것에 비해 사자는 시속 65㎞를 너끈히 유지한다. 먹잇감을 20m가량 전방에 두고 급작스레 전속력으로 내달려 앞발과 송곳니로 쓰러뜨린다. 사자는 사람 18명이 들지 못하는 물소의 사체를 머리로.. 더보기
삶 속에 들어온 자연, 그 청신한 은유 2009.08.28 17:29 Keyword Link | x 정제되고 간결한 글이지만 격조 있고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어 옷깃을 여미고 곱씹게 만든다. 때론 그윽한 수묵담채화를 떠올리는 영상이 문장 속에 농축돼 있다. 더러운 곳에 처하더라도 항상 깨끗한 마음을 지닌다는 ‘처염상정(處染常淨)의 경지’가 느껴지기도 한다.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는 삶의 정취, 세심한 관찰력에서 현현하는 사물의 참 뜻, 개인의 기호와 독서 취미에 이르기까지 주제와 소재의 폭은 실로 다양하다. 도덕적 설교나 계몽의 의지 없이 한가로운 풍경과 즐거운 만필(漫筆)이 곁들여져 대중과도 친숙할지언정 거리감이 없다. 청언(淸言), 잠언(箴言), 경언(警言), 철언(哲言), 운언(韻言)으로 불리기도 한다. 중국 홍자성(洪自誠)의 , 육소형.. 더보기
[여적]나로호와 과학 진흥 입력 : 2009-08-28 18:00:21ㅣ수정 : 2009-08-28 18:00:22 얼마전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왔던 ‘이공계가 서러울 때’라는 글이다. ‘5명의 평범한 사람과 한 사람의 경제학과 교수가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사를 하는 도중 경제학과 교수가 주식 투자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5명의 사람들은 모두 인생에 도움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경청하였다. 5명의 평범한 사람과 한 사람의 미대 교수가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사를 하는 도중 미대 교수가 빈센트 반 고흐의 ‘르노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5명의 사람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경청하면서 그 교수가 교양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칭찬하였다. 5명의 평범한 사람과 한 사람의 법대 교수가 식사를 하고 있었다. .. 더보기
[여적]동고동락 입력 : 2009-08-21 17:49:31ㅣ수정 : 2009-08-21 17:49:32 독보적인 선승(禪僧) 가운데 한 분이었던 만공 스님의 입적 일화는 특기할 만하다. 그는 거울 앞에서 ‘이 사람 만공, 자네와 나는 70여년을 동고동락(同苦同樂)했는데 오늘이 마지막일세. 그동안 욕봤네’하고선 눈을 감았다고 한다. 괴로움도 즐거움도 함께 나눈다는 동고동락은 바늘과 실의 관계다. 말의 탄생 설화부터 그렇다. 옛적에 동고와 동락이란 사람이 얼마나 친하고 살갑게 지내는지 주위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무척 많이 샀다. 동고와 동락은 같이 살면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 뒤부터 둘이 떨어지지 않고 같이 지내는 걸 보고 사람들은 동고와 동락 같다고 했다. 영화감독 박찬욱의 가훈은 ‘아니면 말고’라고 한다. 아무리 열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