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권의 품격 얼마 전 핀란드 방문 후 내놓은 정홍원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문은 여러 면에서 씁쓰레했다. 그 가운데 핀란드와 한국의 정치상황을 비교한 부분은 ‘적반하장’(賊反荷杖) ‘객반위주’(客反爲主) 같은 사자성어들을 떠올리게 한다. “핀란드 방문 기회에 핀란드 국회의장으로부터 여야 합동으로 미래위원회를 구성해 30년 후 국가 미래를 논의한다는 말을 듣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 정 총리의 담화는 야당을 겨냥한 훈계로 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대목은 정 총리 자신을 포함해 정부와 새누리당에게 돌아가야 할 회초리다. 국가의 미래를 소홀히 한 채 30~40년 전으로 회귀하고 있는 건 바로 자신들이어서다. 핀란드 출신 방송인이자 번역가인 따루 살미넨 씨의 촌철살인 한마디가 이를 잘 방증한다. ‘미녀들의 수다’란 .. 더보기
진실의 여러 얼굴 진실은 하나지만 나타날 땐 여러 얼굴을 지니곤 한다. 약간 화장하는 정도를 넘어 가면을 쓴 얼굴을 드러낼 때도 없지 않다. 보는 이의 입장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불교 법화경은 이를 ‘일수사견’(一水四見)이라는 말로 가르친다. 같은 물을 두고 하늘에 사는 천인(天人)은 보석으로 장식된 연못으로 보고, 인간은 그냥 물로 보며, 아귀는 피고름으로 보고, 물고기는 자신의 보금자리로 여긴다는 뜻이다. 전설적인 일본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의 걸작 ‘라쇼몽’(羅生門)도 똑같은 사건을 4개의 다른 시선으로 ‘진실의 여러 얼굴’을 보여준다. 1950년 흑백으로 처음 제작된 뒤 여러 나라에서 리메이크된 ‘라쇼몽’의 플롯은 단순하다. 사무라이가 말을 타고 아내와 함께 녹음이 우거진 숲속을 지나간다. 그늘에서 낮잠을 자.. 더보기
실종 신고! 미래와 창조를 찾습니다 실종 신고! 쌍둥이 미래와 창조. 법적 나이 8개월이 다 되어감. 실제론 더 일찍 태어나 나이에 비해 커 보임. 찾아주시는 분에게는 거액의 사례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엄마가 돌보지 않는 사이에 누가 두 아이를 훔쳐 갔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돈을 요구하지 않는 걸 보면 유괴한 이가 몰래 키우려는 생각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알 수 없습니다. 미래와 창조는 우리 집안의 소중한 희망입니다. 두 아이가 없으면 우리 가족은 살아갈 기력을 잃어버립니다. 사실 엄마는 두 아이를 우리 집을 포함해 가문 전체를 책임질 수 있는 기둥으로 키우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 엄마는 워낙 원칙과 신뢰의 표징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엄마는 잃어버린 쌍둥이를 찾을 생각이 없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