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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도덕성·겸손 겸비한 정부 보수 정부는 부패했지만 유능하다는 믿음이 우리 사회에 오랫동안 신화처럼 뿌리내려왔다. 그러는 동안 진보 정부는 상대적으로 깨끗하지만 무능하다는 틀짓기(프레임)에 갇혀 있었다. 보수 정권과 보수 언론의 끊임없는 낙인효과였다.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를 싸잡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명명한 보수진영의 주장에는 국가운영 능력만큼은 보수가 한 수 위라는 어설픈 자신감이 서려있었다. 굳건하던 신화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구속에 이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몰락으로 풍비박산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 러시아 방문에 앞서 청와대 간부들과 직원들에게 ‘유능해지고, 도덕성을 갖추고, 겸손해져야 한다’는 세 가지 주문을 각별하게 한 데는 진보 정권의 트라우마가 깔려 있는 듯하다. 더불어민주당 지방의회의원들이 부정.. 더보기
미국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역설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눈앞에 두고 미국 민주당과 한국의 자유한국당이 보조를 맞추고 있는 듯한 모습은 역설적이다. 야당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미국의 진보정당과 한국의 보수정당이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질적인 두 나라 정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훈수를 하고 있지만, 실상은 북미정상회담에 딴죽을 거는 듯한 공통분모를 지녔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미국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4일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포함돼야 할 다섯 가지 원칙을 담은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 이 서한은 북한의 핵무기는 물론 생화학 무기까지 폐기하는 것을 첫 번째 요건으로 제시했다. 로버트 메넨데즈 의원은 여기에다 북한 인권 문제도 이번에 다뤄야 한다고 숟가락 하나를 얹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밖에도 북.. 더보기
북·미 정상, 다시 상호 신뢰를! 말끔하게 차려입은 신사가 여행을 하다 허름한 호텔에 묵을 수밖에 없게 됐다. 그것도 빈 방이 없어 다른 사람과 같은 방을 써야 했다. 밤이 깊어졌으나 좀처럼 잠이 들지 않았다. 다른 침대의 길손도 잠이 오지 않는지 잠자리에서 일어나 슬며시 밖으로 나갔다. 그 손님이 잠시 밖으로 나간 사이 신사는 얼른 일어나 여비가 든 지갑과 귀중품이 든 가방을 들고 물품보관소를 찾아갔다. 잠든 사이에 옆 침대 손님이 자기 귀중품을 훔쳐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게다. 그 때 호텔직원이 이렇게 말했다. “같은 방에 계신 다른 분도 조금 전 귀중품을 맡기고 가셨습니다.” 사람에 대한 불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다. 모르는 사람에 대한 의심이 이럴진대 70여 년 동안 적대관계로 지낸 사이라면 오죽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