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무치한 조작공화국 악명 높은 프랑스 ‘드레퓌스 사건’에서 더욱 악랄한 대목은 증거날조 사실이 들통 나자 ‘애국적 조작’이라고 강변하는 순간이다. 유대인 알프레드 드레퓌스 대위가 간첩·반역죄로 종신형을 선고받도록 증거를 조작한 수사책임자 위베르 앙리 중령은 진실을 털어놓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오로지 조국을 위해 그 일(조작)을 했습니다.” 우익보수단체 악시옹 프랑세즈 대표였던 시인 샤를 모라스는 증거서류 날조가 판명되자 “애국적 위조”라고 찬양했다. 기시감이 드는 박근혜 정권의 조작 행위는 양파처럼 까도 까도 끊일 줄 모르고 속살이 드러난다. 박근혜 정부의 국가정보원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증거조작이 탄로났지만, 반성의 낯빛을 찾아볼 수 없었다. 관련자의 변명도 드레퓌스 사건과 판박이다. 국정원 협력자는.. 더보기 영화 ‘남한산성’에 담긴 국가안보 메시지 영화 ‘남한산성’에서 가장 처연한 장면은 인조가 청나라 태종에게 항복하면서 굴욕적인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를 올리는 순간보다 막다른 상황에 처해서도 신하들을 거느리고 명나라 수도 북경을 향해 절을 올리는 ‘망궐례’(望闕禮)가 아닌가 싶다. 명나라 누구 하나 그 모습을 보고 있지 않음에도 그랬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망궐례 격식을 둘러싸고 신료들이 난상토론을 벌인 뒤 임금과 소현세자 부자가 예악에 맞춰 춤을 추었다는 기록도 있다고 한다. 황제 생일과 설날 같은 때 행하는 망궐례는 뼛속 깊은 모화(慕華)사상과 사대주의를 표징한다. 임진왜란으로 망할 뻔한 나라를 명나라가 구원군을 보내 살려준 ‘재조지은’(再造之恩)을 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듬뿍 담겼다. 청나라가 침략한 병자호란 때는 명나라가 조선을 .. 더보기 강대국이 그은 국경선의 비애 세계지도를 보면 대부분의 국경선이 곡선이지만 아프리카는 자로 잰 듯한 직선으로 된 곳이 유독 많다. 국경선이이야말로 산과 강 같은 자연 요인, 종족, 전쟁, 문화의 상호작용으로 말미암아 곡선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가 직선 국경을 지닌 까닭은 강대국의 농간 때문이다. 아프리카 국경선을 그은 이들은 아프리카라곤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유럽 관료들이었다. 유럽 강대국들은 19세기 말 아프리카의 영유권을 다투었다. 이로 인해 전면전이 일어나지 않을까 염려한 관련국들은 1884년 베를린에 모여 아프리카 땅을 피자 자르듯 나눠 가졌다. ‘베를린 의정서’가 그 결과물이다. 베를린 회의에는 영국, 프랑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열세 나라, 미국과 오스만튀르크 등 모두 15개국이 참석했다... 더보기 이전 1 ··· 58 59 60 61 62 63 64 ··· 28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