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고문의 정치 유대인 랍비가 고리대금업을 한 혐의로 종교재판소 감옥에 갇힌다. 절망에 빠져 힘겹게 버티던 랍비는 어느 날 저녁 감옥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탈출구를 발견한다. 다시 자유의 몸으로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잔뜩 부푼다. 온몸에 생기가 돌고 삶의 의욕으로 충만했다. 그는 상상하기 시작한다. 밤새 도망쳐서 산속에 숨어들 수만 있다면 살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삶을 만끽하는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을 때 누군가 뒤에서 그를 껴안았다. 종교재판소 소장이었다. 랍비는 눈알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중얼거린다. “이 운명의 저녁은 미리 준비된 고문이었다. 바로 희망이라는 이름의 고문.” 19세기 프랑스 작가 비예르 드 릴라당의 단편소설 ‘희망고문’은 형용모순적인 신조어를 지구촌에 퍼뜨렸다. 이렇듯 ‘.. 더보기 평양의 오늘을 전하다 서방에서는 북한 하면 으레 ‘은둔의 나라’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최근 비핵화 협상으로 북한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지만, 여전히 통제가 엄격한데다가 방문마저 자유롭지 않아 사회 전모를 제대로 알 수 없어서다. 그래서 사람들은 북한에 대해 국제 사회의 엄혹한 제재로 경제 발전은 정체되고 인민들의 생활고도 극심하리라는 통념을 갖는다. 이 같은 고정관념과는 달리 진천규 기자의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타커스)는 우리가 잘 몰랐던 ‘평양의 오늘’을 보여 준다. 그는 2017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방북해, 40여 일간 북한 주민 250여 명을 만나고 취재한 내용과 사진을 이 책에 수록했다. 그래서 이 책은 북한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얼마나 어떻게 변했는지를 말.. 더보기 “영원히 패권 추구 않는다”는 중국 개혁·개방 40돌을 맞은 중국의 다짐 가운데 영구적 패권 포기 선언은 국제사회가 주시하는 대목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주 기념식에서 “어떤 수준으로 발전하더라도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선포했다.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것쯤은 국제정치의 상식적 판단으로도 가능하다. 시 주석은 “자국의 의지를 타국에 강요하거나,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거나, 강자라며 약자를 깔보는 것을 반대한다”고 구체적인 설명도 덧붙였다. 중국의 패권주의 배격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지만, 이번엔 ‘영원히’를 추가해 강도를 높인 게 눈길을 끈다. 시 주석은 2014년 한 인터뷰에서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는 DNA가 없다”고까지 주장했다. 지금이야 패권 추구 포기를 언급하기에 이르렀지만, ‘패권’이란 말은 중국이 옛 소련.. 더보기 이전 1 ··· 56 57 58 59 60 61 62 ··· 29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