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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량 정치에 광적 팬덤까지 오만과 편견은 바늘과 실처럼 따라 다닐 때가 많다.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제인 오스틴은 대표작 ‘오만과 편견’에서 명문장으로 그 상징성을 보여준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만들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더불어민주당이 비판 칼럼 필자와 게재한 신문사를 검찰에 고발했다가 취하한 일은 오만과 편견이 교직된 사고의 발로로 보인다. 오스틴은 남녀 간의 애정에 대한 단상을 담았지만, 집권당의 행태는 민주주의에 대한 자기모순으로 읽힌다. 촛불혁명을 주도한 국민의 기대를 배신한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주장을 펼친 글의 맥락을 보면 쓴소리에 불과하다. 민주적 정당이 쓴소리를 좋은 약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법의 심판을 요구한 발상은 협량의 정치로밖에 보이지 .. 더보기
앞 정부 실패 답습하는 촛불 정부 미시간대학교가 있는 미국 앤아버에는 ‘실패박물관’이라는 이색적인 공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정식 명칭이 ‘신제품 작업소(New Product Works)’인 이 박물관에 전시 중인 13만 점 이상의 실패 상품을 보러 기업경영인들이 비싼 입장료를 내고 찾아온다. 다양한 실패 사례에서 교훈을 얻기 위해서다. 1990년 설립된 이곳에는 마케팅 전문가이자 실패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로버트 맥매스가 40년 넘게 수집한 소비자 외면 제품이 가득하다. 미국에는 해마다 3만 개 이상의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지만 80~90%가 곧 사라진다고 한다. 미국의 조직심리학자이자 혁신 연구가인 새뮤얼 웨스트는 2017년과 2018년에 스웨덴 남부도시 헬싱보리와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 실패박물관(Museum of Failure)을.. 더보기
호르무즈 파병과 광해군의 지혜 국가의 딜레마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게 동맹안보 딜레마다. 최악의 경우 나라의 존망까지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동맹안보 딜레마는 동맹 의존성이 높은 나라가 처하게 되는 안보상의 딜레마를 일컫는다. 방기(放棄)와 연루(連累)라는 상반된 위험에 맞닥뜨려 한쪽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이 다른 위험을 불러오는 상황이다. 동맹을 맺지 않으면 동맹국의 도움이 절실할 때 방치될지 모른다는 것이 방기의 위험이고, 동맹국을 지원해 원하지 않는 분쟁에 휘말릴지도 모르는 게 연루의 위험이다. 대부분의 딜레마는 합리적 판단을 허용하지 않아 진퇴양난의 상황을 초래한다. 연초부터 한층 첨예해진 미국과 이란의 갈등 국면에서 미국이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강하게, 그것도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모습이 예사로운 건 아니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