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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벽과 잘코사니를 넘어 천재(天災)는 단합을 불러오고 인재(人災)는 분란을 초래한다고 한다. 고금과 동서를 막론하고. 지진·홍수·가뭄 같은 자연현상으로 재해가 닥치면 우선 한마음으로 뭉쳐 재난에서 빠져나오려 하지만 사람이 낳은 재앙은 책임을 놓고 다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놓고서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의 코로나19 슈퍼 전파자가 ‘중국이냐, 신천지교냐’의 논쟁으로 인해 화급한 방역전선에 힘이 집중되지 못하는 형국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서 방역 당국의 사투조차 빛이 바랠 정도다. 보수 야당과 일부 언론은 여전히 중국인 입국금지가 근본대책이라고 줄기차게 주장한다. 전파 초기라면 몰라도 방역당국이 지역민에 의한 감염 확산 사실을 역학조사로 입증하고 있음에도 우기다시피 하는 것은 순수성을 의심받기 쉽다. .. 더보기
협량 정치에 광적 팬덤까지 오만과 편견은 바늘과 실처럼 따라 다닐 때가 많다.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제인 오스틴은 대표작 ‘오만과 편견’에서 명문장으로 그 상징성을 보여준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만들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더불어민주당이 비판 칼럼 필자와 게재한 신문사를 검찰에 고발했다가 취하한 일은 오만과 편견이 교직된 사고의 발로로 보인다. 오스틴은 남녀 간의 애정에 대한 단상을 담았지만, 집권당의 행태는 민주주의에 대한 자기모순으로 읽힌다. 촛불혁명을 주도한 국민의 기대를 배신한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주장을 펼친 글의 맥락을 보면 쓴소리에 불과하다. 민주적 정당이 쓴소리를 좋은 약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법의 심판을 요구한 발상은 협량의 정치로밖에 보이지 .. 더보기
앞 정부 실패 답습하는 촛불 정부 미시간대학교가 있는 미국 앤아버에는 ‘실패박물관’이라는 이색적인 공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정식 명칭이 ‘신제품 작업소(New Product Works)’인 이 박물관에 전시 중인 13만 점 이상의 실패 상품을 보러 기업경영인들이 비싼 입장료를 내고 찾아온다. 다양한 실패 사례에서 교훈을 얻기 위해서다. 1990년 설립된 이곳에는 마케팅 전문가이자 실패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로버트 맥매스가 40년 넘게 수집한 소비자 외면 제품이 가득하다. 미국에는 해마다 3만 개 이상의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지만 80~90%가 곧 사라진다고 한다. 미국의 조직심리학자이자 혁신 연구가인 새뮤얼 웨스트는 2017년과 2018년에 스웨덴 남부도시 헬싱보리와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 실패박물관(Museum of Failure)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