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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오염 정치 언어의 정화 영국 출신 유럽의회 의원이 2010년 3월 유럽의회 본회의장에서 유럽연합(EU)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막말을 퍼부었다가 3000유로(약400만원)의 벌금을 물었다. 벌금 액수는 의정활동비 열흘치였다. 의회 정치의 선진국인 영국의 국회의원 막말금지 규정은 오래 전부터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나지르 아프매드 노동당 소속 상원의원은 2012년 파키스탄 테러범에 대해 1000만달러 현상금을 내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오바마에게 1000만 파운드 현상금을 걸겠다”고 말했다가 정직 처분을 받았다.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가 자신을 공격하는 야당 의원에게 영국 정치사상 가장 모욕적인 발언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수위로 반격해 화제가 된 걸 한국인들이 보면 웃음이 나올 정도다. “존경하는 의원님께서 내가.. 더보기
민주주의 위협하는 극우세력 우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강국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룬 유일한 나라라고 자랑스럽게 여긴다. 더구나 식민지 시대를 겪은 나라로서는 대한민국이 독보적이고 경이적이라고 자평한다. 국제사회도 인정한다. 대한민국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이상이면서 인구 5000만 명 이상인 나라 대열에 일곱 번째로 진입했다. 2018년 총수출액도 6000억 달러로 세계 5위다. 국내총생산(GDP)은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는 167나라 가운데 21위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발표한 ‘2018 민주주의 지수’에서 한국은 미국(25위), 일본(22위)보다 앞선다. 부끄럽지 않을 한국 민주주의의 건강에 이상 신호가 짙어졌다. 30년 넘게 곡절을 겪으면서 진전시켜온 민.. 더보기
누군가 죽어야 법 만드는 나라 요즘 들어 대한민국은 ‘네이밍법’ 나라 같다. 정식 이름이 따로 있지만, 홍보 효과나 주목도가 높다는 이유로 특정인의 이름을 딴 네이밍법이 늘어나고 있다. 그것도 무고하고 억울한 누군가의 죽음이 선행돼야 법이 생기는 나라처럼 됐다. ‘김용균법’, ‘윤창호법’, ‘임세원법(안)’이 그렇다. 우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태완이법’ ‘최진실법’ ‘신해철법’ ‘유병언법’ 같은 특정인 사후 네이밍법을 여럿 가졌다. 특정 인물의 이름을 딴 법은 대개 세 부류로 나뉜다. 발의한 사람의 이름을 붙인 법, 가해자의 이름을 붙인 법, 피해자의 이름을 붙인 법이다. 줄 잇는 특정인 사후 입법은 달라진 사회 인식이 반영된 것이긴 하지만, 위험 사회에 무심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난 연말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한 ‘김용균법’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