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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의 포옹’에 준 노벨평화상 수십만 명의 목숨을 희생하며 싸운 적과 포옹하기란 생각만큼 녹록지 않다는 건 역사가 증언한다. 2019년 노벨평화상이 분리독립 세력과의 오랜 분쟁에 마침표를 찍은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에게 돌아간 것은 그만큼 값진 일이다. ‘에티오피아의 오바마’로 불릴 만큼 젊고 진취적인 그는 아프리카 55개국 지도자 가운데 최연소(43세) 정치인이다. 흔히 에티오피아를 아프리카 최빈국 그룹, 미개한 나라, 커피의 발상지 정도로 안다. 조금 더 나아가면 6·25 전쟁 당시 아프리카 유일의 지상군 파병국가, 아프리카 흑인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 비킬라로 인식된다. 에티오피아는 인류의 발상지이자 긴 역사를 지닌 나라라는 긍지가 대단하다. 최초의 인류로 여겨지는 ‘루시’가 에티오피아 .. 더보기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 링크(LiNK, Liberty in North Korea)는 미국의 한인 학생들이 2004년 설립한 비정부단체이다. 현재 미국, 캐나다, 영국, 일본을 비롯한 16개국 275개 단체와 협력 관계를 맺고 주로 탈북민들의 해외 정착을 돕고 있는데, 최근 한국지부장 박석길(Sokeel Park 朴錫吉) 씨가 영국·한반도 관계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영국 왕실에서 ‘대영제국 국가공로훈장(MBE)’을 받았다. 한국계 영국인으로 LiNK의 한국지부를 이끌고 있는 박석길 씨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동갑인 35세이다. 그는 자신이 만약 북한에서 태어났더라면 ‘장마당 세대’가 됐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북한 주민들 중 특히 이 세대에 주목한다.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에 태어난 이 젊은이들이야말로 북한 사회.. 더보기
팬텀세대의 익명성 지금의 20대 별칭 가운데 하나는 ‘팬텀세대’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의 팬텀처럼 소통한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팬텀세대는 강한 목소리로 자기 의견을 드러내면서도 흔적을 남기지 않는 익명성을 선호한다. 시위 때 마스크나 선글라스를 끼고 얼굴을 노출하지 않는 게 이 때문이다. 최근 고려대 학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입학과정 진상규명 촉구 촛불집회를 열었을 때 다수가 마스크를 쓰고 참가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서울대 학생들의 상당수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소통의 달인’으로 평가받는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은 팬텀세대인 대학생들의 시위 양태가 못마땅한 모양이다. ‘어용지식인’을 자처하는 유 이사장은 “조국 욕한다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