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부시의 '마니교 정치학' 2002-09-09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마니교 정치학'의 신봉자인 듯하다. 그는 어떤 사안이든 극도로 단순화하길 즐긴다. 우선 잘 알려진 대로 세계를 선과 악으로 명쾌하게 나눠 버리곤 한다.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하거나 협력하는 나라는 '친구'이고 그렇지 않은 국가는 '적'으로 여긴다. 마니교도 세상이 대립하는 두 진영으로 이뤄지고 두 진영 사이의 싸움이 세계사를 규정한다고 믿는다. 두 진영은 바로 빛과 어둠, 착한 편과 악한 쪽이다.마니교 정치학을 탁월하게 개념화한 사람은 독일의 카를 슈미트였다. 그는 나치의 독재국가체제를 학문적으로 정당화한 덕분에 국가사회주의의 대표적인 법학자로 일컬어진다. 슈미트는 정치 본질이 친구와 적으로 구분하는 데 있다는 생각을 뇌리에서 결코 떨쳐 버리지 않았다. 피.. 더보기 <데스크 칼럼> 頓悟漸修논쟁과 제3후보 2002-08-12 올해 대선후보들을 보면서 중국 선불교의 6조 대사 법통잇기 과정을 떠올리게 된다. 시공(時空)의 격차까지 겹쳐 있는 정치와 종교를 직접 견주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 있고 상황전개가 다른 측면도 없진 않지만 흥미로운 비교대상임이 분명하다.달마(達磨)대사가 중국에 들어온 뒤 선종(禪宗)의 5조 대사가 된 홍인(弘忍)의 유력한 법통승계자로 신수(神秀)와 혜능(慧能)이라는 두 제자가 있었다. 출신 배경과 학벌, 인생역정 등을 살펴보면 신수는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후보, 혜능은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후보와 닮은 점이 적지 않다. 귀족출신인 신수는 오래전부터 자타가 인정하는 홍인대사의 정통파 수제자(首弟子)였다. 상대적으로 유복한 집안에다 학벌 엘리트 코스를 거쳐 대법관과 감사원장, 국무총.. 더보기 <데스크 칼럼> 女宰相에 붙은 물음표 2002-07-15 장상 국무총리서리의 언행을 보면서 때묻은 기성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들과 너무나 닮았다는 느낌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욕하면서 닮는다는 속담처럼 행여 학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그들의 행태를 속으로 욕했지만 상황이 비슷해지자 은연중에 배운 것을 그대로 따라 하지는 않았는지 부질없는 걱정도 해 보게 된다.우리네 정치인들은 대부분 자신과 관련된 비리나 의혹이 터져 나오면 일단 상대방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딱 잡아떼고 본다. 그 뒤에는 한두번 만난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발 물러선다. 돈을 받았을 경우 대가성없는 것이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둘러댄다. 그처럼 얼버무리지만 결과는 한결같이 비리나 유착관계로 매듭지어지는 수순을 밟는다. 큰 아들의 국적과 본인의 학력기재 문제가 불거진 뒤 장 총리서리.. 더보기 이전 1 ··· 263 264 265 266 267 268 269 ··· 28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