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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한국은 지금 올바로 가고 있는가 입력 : 2007-12-14 17:19:33 ▲만남…서경식·김상봉|돌베개 그들의 ‘만남’은 운명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 필연적이라는 편이 더 나을 듯하다. 두 지식인은 시대의 슬픔과 고통을 객관적으로 승화시켜가고 있는 ‘길벗’이 되어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일 조선인 지식인 서경식과 ‘서로주체성’의 철학자 김상봉은 같은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섰다 해도 좋을 것 같다. 두 사람은 ‘외로운 디아스포라’라는 공통분모를 지녔을지도 모른다. 서경식이 밖의 디아스포라라면 김상봉은 안의 디아스포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유대인의 민족적 이산(離散)을 뜻하는 디아스포라가 요즘 들어 전쟁·식민화의 역사나 경험과 깊이 결부된 난민·이민 상황을 의미하는 넓은 맥락으로 변용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더욱 그렇다. .. 더보기
[여적]육조 거리 입력 : 2007-12-14 18:19:28 중국 역대 왕조의 수도였던 곳에는 어김없이 주작대로(朱雀大路)가 존재한다. 남쪽으로 난 큰 도로다. 황제는 대로 양옆에 관아를 끼고 남면(南面)해 우주의 질서를 현세에 펼친다고 여겼다. 당나라 때 주작대로의 너비는 무려 155m 정도로 장안(長安)의 중축선이었다. 황궁으로 이어진 주작대로 좌우로 108개의 고루거각(高樓巨閣)이 도열하듯 했다. 발해의 수도 상경용천부(上京龍泉府)에도 장안을 본떠 주작대로를 만들었다. 지금 베이징의 가장 넓은 길 역시 주작대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도나 주요 도시에는 형태가 다르고 연원도 다양하지만 그 나름의 주작대로가 만들어졌다. 파리의 샹젤리제, 워싱턴의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뉴욕의 브로드웨이, 베를린의 운터 덴 린덴, 빈.. 더보기
[여적] 마지막 수업 입력 : 2007-12-07 18:27:45 세계의 명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마지막 수업은 색다른 전통을 이어온다. 이 시간에는 그럴 듯한 이론이나 비범한 사례 연구 같은 지식은 등장하지 않는다. 책을 펴지도 않는다. 뜨겁기 그지없는 특유의 토론도 없다. 학생들의 질문이 없는 것은 물론이다. 그렇다고 일류대의 자긍심을 역설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지혜로운 스승의 혜안만 제자들의 가슴으로 퍼져나간다. 교수는 명문대 졸업생이라는 자부심보다 ‘내가 진정 원하는 나’로 살아가라는 따뜻한 충고를 한마디씩 던진다. 일정한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동창회에는 아예 나가지 말라는 작은 얘기 같은 것도 들려준다. 나무를 태워서 밭을 일구는 화전민처럼 종업원 해고로 수익을 올리는 경영자는 되지 말라고 주문하는 스승도 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