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장바구니 입력 : 2008-03-07 17:50:47ㅣ수정 : 2008-03-07 17:51:12 중국에서는 ‘의식주(衣食住)’라 하지 않고 ‘식의주(食衣住)’라고 일컫는다. 전통적으로 식생활에 더 신경을 곤두세우기 때문인 듯하다. 예부터 의식동원(醫食同源·의약과 먹는 것은 뿌리가 같다)이고 음화식덕(飮和食德·마시고 먹는 일이 미덕이다)이라 여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어·프랑스어권을 비롯한 서양에서도 ‘식의주’ 순서다. 북한에서는 다른 경로로 ‘의식주’ 대신 ‘식의주’란 말을 쓴다. 북한이 우리말의 관용어가 된 의식주를 식의주로 바꿔 부르기 시작한 것은 1984년 무렵부터다. 김일성 주석이 먹는 문제가 입는 문제에 우선한다고 역설했기 때문이다. 93년 발간된 ‘김일성 저작집’ 39권에는 이처럼 고쳐 쓰도록 한 .. 더보기 이태준의 옛집서 맛본 ‘수필의 진수’ 입력 : 2008-03-07 17:11:58ㅣ수정 : 2008-03-07 17:12:22 번잡한 일상을 뒤로 하고, 풍진과 세파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싶을 땐 이곳을 홀연히 찾아간다. 혼자서도 좋고, 두 셋이서도 괜찮다. ‘시에는 정지용, 소설에는 이태준’이라는 그 한마디로 평가가 끝나는 상허(尙虛) 이태준의 옛집 ‘수연산방(壽硯山房)’이다. 단아한 기품과 약간의 호사를 지닌 전형적인 이 ‘조선 기와집’을 정지용 시인이 질투할 정도였다니 새삼 덧붙일 말이 없겠다.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직접 집자해 팠다는 문향루(聞香樓)란 현판이 낯익은 듯 반긴다. 1946년 월북하기 전까지 13년 동안 살았던 서울 성북동의 이 고택 중에서도 생시에 글을 썼던 사랑방에 앉아 그가 바라보았을 북악산 자락을 올려다보면 .. 더보기 [여적]운명 교향곡 입력 : 2008-02-29 17:42:43ㅣ수정 : 2008-02-29 17:42:56 생물학에는 ‘발생운명’이란 게 있다. 배(胚)의 각 부역(部域)이 발생적 변화를 거쳐 특정 조직이나 기관으로 분화하는 것을 일컫는다. 예정운명이라고도 하는 발생운명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개체 발생 과정에서 비로소 정해진다. 인간은 곧잘 의지의 힘을 부정하고 체념을 통해 ‘정적주의(靜寂主義)’로 빠져들곤 한다. 능동적인 의지를 최대한 억제하고 초인적인 힘에 전적으로 의지하려는 수동적 사고가 정적주의다. 초인적인 힘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운명이기도 하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그 운명의 힘 속에 신의 섭리와 흡사한 의지의 존재를 믿었다. 여기서 그리스인들은 인간의 운명을 관장하는 세 여신을 생각해냈다. 탄생.. 더보기 이전 1 ··· 218 219 220 221 222 223 224 ··· 28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