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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원시성이 왜 야만인가’ 유럽이 길들인 태평양의 섬들 입력 : 2008-07-11 18:06:51ㅣ수정 : 2008-07-11 18:07:04 ㆍ서구가 뿌린 질병·세금·강제노동… 무너진 전통적 가치 생생히 증언 적도의 침묵 주강현 | 김영사 현장을 중시한 레비스트로스의 1954년 답사노트. 섬이 많다고 해서 폴리네시아, 피부가 검은 사람들이 산다하여 멜라네시아, 작은 섬들이 모였다고 해서 미크로네시아. 유럽인들은 적도 태평양의 망망대해 떠 있는 섬 지역에 참 쉽게도 이름을 갖다 붙였다. 하와이 제도, 투발루, 사모아, 통가 등을 폴리네시아로 통칭한다. 파푸아 뉴기니, 솔로몬, 바누아투, 피지, 누벨칼레도니 등은 멜라네시아로 묶어 부른다. 마리아나 제도, 팔라우, 마셜, 나우루, 키리바시 서쪽 지역 등은 미크로네시아라고 뭉뚱그렸다. 같은 폴리네시아도 프랑스 .. 더보기
우리가 숲을 버리면 숲도 우리를 버렸다 입력 : 2008-07-04 17:38:51ㅣ수정 : 2008-07-04 17:39:10 오대산 월정사 입구 전나무 숲길을 걸어본 이라면 누구나 비의(秘意)와 까닭 모를 전율을 잊을 수 없을 게다. 가없는 고요와 평온은 시간이 정지된 태초의 느낌 그대로인 듯하다. 오감으로 전해지는 숲의 장엄함과 숭고함에 위대함이 더해져 열락의 경지로 몰입시킨다. ‘느림’과 ‘비움’의 덕목을 여기서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지 않을까 싶다. 전나무 숲의 청량한 냄새는 탄소와 수소가 결합된 바늘잎에서 뿜는, 향기로운 휘발성 기름 테르펜에서 비롯된다. 모든 숲에는 나무에서 풍겨나오는 식물성 살균물질인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있어 몸이 맑아진다고 한다. 누군가 숲을 ‘마음을 치료하는 녹색 병원’에 비유한 것은 그래서 적실한 것 같다... 더보기
[여적]꾀병환자 입력 : 2008-07-04 17:38:09ㅣ수정 : 2008-07-04 17:38:26 한국 최초의 희곡 작품에 꾀병환자를 등장시킨 것은 흥미롭다. 조중환의 ‘병자삼인’은 세 꾀병환자와 그 아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소극(笑劇)이다. 당시 오도된 개화여성의 단면을 그리면서도 여성권리를 옹호한 이 작품은 1912년 매일신보에 연재됐다. 선구자적인 시도에도 불구하고 억지웃음을 자아내려는 유형화된 스토리와 과장된 몸짓으로 말미암아 첫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병자삼인’은 올 봄에도 ‘출세하자, 출세해’라는 제목으로 각색돼 대학로 연우무대에 올려질 정도로 연극사적인 의미를 지닌다. 우리나라 첫 희곡 작품의 주인공들이 꾀병환자라는 게 공교롭지만 누구나 어린 시절 한두 번쯤 꾀병 추억을 간직하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