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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겨울나기 입력 : 2008-12-19 18:01:41ㅣ수정 : 2008-12-19 18:08:44 선인들은 계절에 맞춰 격조 있게 사는 슬기를 지녔던 것 같다. 청나라 초기에 살았던 장조(張潮)는 책도 철 따라 다르게 읽으면 좋다고 권면했다. 그는 이란 저서에 이렇게 썼다. ‘문집을 읽자면 봄이 제격이다. 그 기운이 화창하기 때문이다. 역사서 읽는 때는 여름이 적당하다. 그 날이 길기 때문이다. 제자백가 읽기에는 가을이 꼭 맞다. 그 운치가 남다른 까닭이다. 경서 읽기는 겨울이 좋다. 그 정신이 전일한 까닭이다.’ 그는 계절과 비도 품격을 나눴다. ‘봄비는 책읽기에 알맞고, 여름비는 바둑·장기 두기에 꼭 맞으며, 가을비는 점검하여 간수하기에 마침 맞고, 겨울비는 술 마시기에 적당하다.’ 우리네 서민들은 계절 비를.. 더보기
오해받는 ‘처음처럼’ 입력 : 2008-12-19 17:24:05ㅣ수정 : 2008-12-19 17:29:45 사실이 아니었으면 싶다. 이란 소주가 군 부대 일각에서 느닷없이 천대를 받기 시작했다는 풍문 말이다. 그동안 멀쩡하게 잘 나가던 이 소주가 최근 들어 병 글씨가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PX에 재고로 쌓여 자연히 주문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0년 징역살이를 했던 신 교수의 이력에 대한 일부 군 장교들의 반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이란 신 교수의 글씨판을 새 정부 들어 경찰서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에 내걸려다 일부 보수집단의 반발이 있자 경찰 지휘부가 철회했던 아픈 기억이 아물지 않은 터이다. 경찰의 행태는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조차 과잉 충성이라고 비판했던 우행.. 더보기
[여적]꽃놀이패 입력 : 2008-12-12 17:47:44ㅣ수정 : 2008-12-12 17:47:58 바둑에서 프로 기사들은 아마추어에 비해 치열하게 싸우지 않는다. 아마추어는 포석도 없이 전투를 벌이는 경우가 흔하지만 프로 바둑은 전투다운 전투 없이 끝나는 때도 적지 않다. 프로 기사는 쾌감보다 승부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바둑을 이기려면 강수보다 조금은 약한 수를 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기려고 기를 쓰는 프로 기사들은 조금은 약한 듯한 수를 둔다. 서로 타협하는 듯한 수를 두면 당연히 싸움이 벌어지기 힘들다. 비둘기파는 매파를 응징하기보다 주로 양보한다. 언뜻 보면 비둘기파가 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양보해서 손해를 보는 집의 수와 무리수를 응징했을 때 이득을 얻는 집의 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