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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의 세종대왕, 울루그베그---실크로드 여행(2) "진정한 여행의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 --마르셀 푸루스트 실크로드의 중심 도시이자 티무르 제국의 수도였던 사마르칸트에는 우즈베키스탄의 세종대왕격인 울루그베그의 유산이 무수히 남아 있다. 울루그베그와 세종대왕은 닮은 점이 숱하게 많다. 우선 두 제왕은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같은 시대를 살았던 것부터 닮은 꼴이다. 울루그베그(1394~1449)는 세종대왕(1397~1450)이 그렇듯이 빼어난 학자적 군주였다. 정치보다 학문에 더 큰 비중을 두었던 울루그베그는 자신이 세운 메드레세(이슬람 국가의 고등교육기관)에 “학문을 연마하는 것은 모든 무슬림의 의무이다”라고 기록해 강력한 교육의지를 펼쳐보였다. 세종대왕 당시의 집현전과 비교할 수 있을 듯하다. 울.. 더보기
같은 삶 다른 삶--고려인 김병화와 황만금---실크로드 여행 (1)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다.” “여행이란 우리가 사는 장소를 바꾸어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편견을 바꾸어 준다.” 8월 하순 중앙아시아의 실크로드 중심국가 우즈베키스탄을 여행하면서 보고 들은 감동적인 일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고려인들의 삶이다. 쌍벽을 이루는 김병화(1905~1974)와 황만금(1921∼1997)은 고려인 1세대의 전설적인 영웅이다. 단순히 소련 정부가 수여하는 ‘노력영웅’ 칭호를 받아서만이 아니다. 두 사람은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이 러시아 연해주 일대의 고려인 17만여 명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킨 이후 필설로 다할 수 없는 피눈물을 극복하고 기적을 일궈낸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나란히 소련의 최고 훈장을 받고 ‘노력영웅’.. 더보기
리비아 혁명의 앞날 리비아는 잘 알려진 대로 사실상 석유 하나만 믿고 사는 나라다. 정부 수입의 80퍼센트, 수출의 95퍼센트, 국내총생산(GDP)의 30퍼센트가 석유산업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의아하겠지만 사막의 나라인 리비아는 석유가 발견되기 이전까지 국민 대다수가 농업으로 먹고 살았다. 리비아의 농업은 ‘역사학의 아버지’ 헤로도토스가 기원전 450년경에 쓴 인류 최초의 역사서인 에도 등장할 정도다. 고대 그리스의 헤로도토스는 바다를 건너 직접 리비아를 방문한 뒤 토양과 3모작을 상술하고 있다. “키레네 지방은 유목민이 사는 리비아 땅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600미터)으로, 놀랍게도 1년에 세 번씩이나 수확을 한다. 먼저 해안 지대의 곡식이 익어 수확할 때가 된다. 해안 지대의 곡식을 거둬들이고 나면 ‘언덕들’이라는 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