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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톺아보기-칼럼

데스크칼럼>政爭만 흐르는 '슬픈 역사' 2001-02-21 미국의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과 토머스 제퍼슨 3대 대통령은 흥미로운 공통점이 많다. 양념같은 화젯거리는 두 사람 모두 돈많은 과부와 결혼한 사실이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부인들의 이름이 마사인 것도 재미있다. 워싱턴의 부인은 마사 커티스, 제퍼슨의 아내는 마사 스켈턴이었다. 건국의 아버지들로 일컬어지는 이들의 빼놓을 수 없는 공통분모 가운데 하나는 미국의 오늘을 있게 한 선견지명이다. 땅에 대한 집념이 누구보다 강했던 이들의 웅지명략(雄志明略)과 슬기는 후세 사람들이 비로소 평가한다. 이들에게서 몇가지 도덕적 흠집이 드러나고 있지만 치적을 결정적으로 뒤엎을 정도는 아닌 듯하다.워싱턴은 미국의 영토를 넓혀간 선구적인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기회만 닿으면 땅.. 더보기
<데스크칼럼>권력경영 제47법칙 2001-01-10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아무래도 '권력을 경영하는 48법칙'(로버트 그린.주스트 엘퍼스 공저) 가운데 47번째 법칙을 위반했을 개연성이 크다. 서문에서부터 '권력은 기본적으로 도덕과 관계가 없는 게임'이라고 정곡을 찌르고 들어가는 저자들의 47번째 법칙은 '목표를 달성하면 멈출줄 알아야 한다'고 강한 경고음을 발한다.이총재가 이끄는 한나라당은 권력게임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계속되는 정부.여당의 악수(惡手)에 몰아붙이기만 하다가 기상천외한 역공을 당한 형국이다. 실제로 김대중 대통령과 민주당이 자민련에 '국회의원 꿔주기'라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기발한 잔꾀를 동원하고 DJP공조를 복원하게 된 것을 한나라당의 밀어붙이기에서 빌미를 찾고 있다. 거대 야당의 집요한 정치공세가 개혁정책을 좌초.. 더보기
데스크칼럼>혁명을 떠올리는 세태 2000-11-22 엊그제 경향닷컴에 한 네티즌이 올린 글은 과격하다 못해 섬뜩하기까지 하다. '요즘은 혁명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제목 아래 쓴 이 글은 서민들의 마음을 가감없이 대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온라인의 글들이 익명성 때문에 무뢰에다 무례까지 서슴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아 때로는 오프라인에 옮겨 놓기엔 적절하지 않지만 이 글은 요즘 세태를 축약한 것 같아 논란의 여지를 감수하며 네티즌 용어까지 그대로 일부 인용해 봤다."우리 사회가 넘 엉망이다. 배부른 것들은 계속 배부르고… 아니 더 이상 가난해 질 수도 없으니. 의료계의 밥그릇 싸움에 아파도 치료도 못받았고, 정치판의 눈꼴스러운 개싸움에 나라는 엉망이고… 외국넘들 돈 빌려다가 지들 배××나 채우고, 그리고 부실해지면.. 더보기
<데스크칼럼>'협상학 F학점 국가' 2000-10-11 너무나 역설적이지만 주고 받는 것이 원칙인 협상에서 양보는 최대의 적이자 금기사항이다. 협상 전문가들은 당신의 교과서에서 '선의의 양보'란 항목을 아예 빼어버리라고 극언할 정도다. 선의의 양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흔히 이런 이유를 댄다. 첫째, 내가 몇가지 먼저 양보함으로써 상대방을 부드럽게 만든다. 둘째, 협상은 진전되어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먼저 양보를 해야만 한다. 하지만 선의의 양보는 상대방을 부드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강경하게 만든다. 최초의 요구를 너무 적게 하고 양보를 지나치게 빨리 하면 외려 합의도달 가능성이 적어지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사실은 협상학의 상식이다. 이는 상대방이 상응하는 양보를 하기는커녕 더 많은 양보를 기대하는 추적현상 때문이다. 양보가 나쁜 .. 더보기
<데스크칼럼>곧은 길 굽은 길 2000-09-06 협상학의 기본전제가 되는 '주고 받기'에 관한 실험조사 가운데 흥미로운 것이 있다. 일정기간 동안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사용된 'give and take'의 빈도를 측정한 것이다. 그 결과 give가 2,184번이었던 반면 take는 무려 7,000번이었다. 인간의 이기심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런 실험결과에 비춰보면 남북정상회담 이후 줄을 잇는 양측의 각종 협상에서 남측이 지나치게 주기만 하고 받는 것은 없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비슷하게 주고 받더라도 속으론 미흡하다는 생각을 갖게 마련인 게 사람들의 심리이기 때문이다.지난 주말의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전국민의 73%가 남북관계는 남한의 일방적인 양보에 기초하고 있다고 여긴다. 남측이 장소, 일정, .. 더보기
<데스크칼럼>'태생적 보수' 일본의 한계 2000-06-28 엊그제 실시된 일본의 총선결과를 보면서 불현듯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떠올리게 된다. 미국의 한 대학연구소가 주요 국가 국민들의 유전자(DNA)에 관해 연구한 결과 일본은 속된 표현으로 '튀는 사람'이 나타나기 힘든 나라라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l형과 s형이라는 유전자와 성격의 상관관계를 밝혀준다. l형은 호기심이 왕성하고 다소 특이한 타입이며, s형은 신중.성실하고 신뢰성이 높은 유형이다. 일본인을 조사해 보면 l형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1.8%에 불과하다. l형과 s형을 혼합한 유형이 28%안팎이며, s형은 70%에 이른다. 압도적으로 다수인 70%정도는 선천적으로 보수적인 셈이다. 좀더 넓게 보면 약 98%에 달하는 일본인이 어느 정도 또는 매우 보수적인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다.. 더보기
<데스크칼럼>유연성의 시대 2000-05-03 "살아남는 종(種)은 강한 것도,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다. 오직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것 뿐이다". 찰스 다윈이 140여년 전 진화론을 제기하면서 한 얘기는 여전히 유효하다. 실제로 유연성을 가진 생물만이 오늘날 지구상에 상존한다. 덩치가 크고 힘센 종의 상징 가운데 하나인 공룡은 뼈와 화석으로만 남아 있다.다윈의 이론은 생물학적 범주를 뛰어넘어 새 밀레니엄을 주도할 새로운 사회적 패러다임으로 떠오른다. 격변하는 사회에 적응하는 데는 유연성이 비교우위를 점한다는 학설이 21세기에는 더욱 주목받을 만한 조짐을 보여준다. 명망있는 문명사학자들은 이미 이를 예견하고 있다. 클린턴 미 행정부 1기 내각에서 국방차관보를 지낸 하버드대 조지프 나이 박사같은 이는 군사력과 경제력에 바.. 더보기
<데스크칼럼>폭로정치, 폭로저널리즘 2000-03-17 자유당 정권시절 이승만대통령이 방귀를 뀌자 한 각료가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고 절묘한 맞장구를 쳤다는 에피소드는 지금도 심심찮게 회자된다. 이 얘기는 윗사람, 특히 최고권력자에 대한 '아부의 극치'의 대명사처럼 통한다. 얼마전 청와대 행사에서 현대판 용비어천가를 부른 고위 공직자가 구설수에 올랐을 때도 '방귀사건'이 한 술자리에서 화제의 안주로 등장했을 정도다."시원하시겠습니다" 사건의 당사자는 이미 고인이 된 이익흥 당시 내무장관이라고 알려져 있다. 매우 그럴듯한 일화는 유감스럽게도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폭로했던 국회의원은 조선시대때 한 내시가 왕에게 비슷한 얘기를 했다는 사실(史實)을 들었던 터라 우스갯소리로 지어냈다고 먼 훗날 번복했다는 것이다. 국회속기록에도 그의 해명.. 더보기
<데스크칼럼>어떤 좌절 2000-03-03 정치는 아무런 준비없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이라고 설파한 로버트 스티븐슨의 지론이 한국의 정치 신인들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듯하다.며칠전 공천을 반납한 민병철 중앙대 겸임교수와 윤방부 연세대 의대 교수의 사례는 이를 처절하게 반증한다. "정치는 준비가 된 사람이 해야하며 섣불리 뛰어들어서는 안된다". 민교수의 비감어린 경험담이다. 4월 총선 출마 제의를 받은지 하루만에 수락한 자신의 단견과 '현실의 벽'이 그의 회한 한마디에 녹아나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모든 것을 돈과 연결짓는 것이 곤혹스러웠다. 고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충분한 면역과 이해가 부족함을 절감했다". '6일간의 외도'를 한 윤교수의 경우도 표현만 다를 뿐 좌절의 이유는 흡사하다. 존 스튜어트 밀의 영국 사례는 이들과 .. 더보기
<데스크칼럼>철면피 정치학 2000-01-14 엊그제 발표된 한 유명서점의 신년초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약간은 흥미로운 현상이 발견된다.김용옥 교수의 '노자와 21세기'와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으며 미국인 스님 현각의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와 원성 스님의 '풍경'이 나란히 4, 6위에 올라 있다. 불교철학이나 노장사상을 담은 이 책들은 언뜻 보기엔 인터넷, 정보화, 사이버사회 등 첨단주제의 담론이나 시대흐름과는 하나같이 거리감이 있는 것들이다. 나라 안팎에서 희망과 장밋빛 미래를 들먹이며 떠들썩하게 맞은 '새천년의 벽두'라는 분위기와도 어쩐지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복잡다기하고 최첨단을 달리는 시대상이나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차분하게 자신을 되돌아보려는 심리가 독서경향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