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역사학자들이 중국 역사에서 가장 궁금해하는 점 가운데 하나가 송나라의 쇠퇴와 멸망이다. 송나라는 당시 유럽 어느 나라도 감히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의 문명과 산업 발전을 구가하고 있었다. 저명한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송나라는 인류의 생활에 가장 적합한 왕조다. 만약 내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중국 송나라 시절로 돌아가 살겠다.”라고 했을 정도다.


 송은 나침반, 화약, 인쇄술을 세계 최초로 발명했다. 용광로, 수력방직기, 강노(剛弩), 물시계, 건축의 아치형 받침대 같은 것들도 송나라 때 처음 만들어졌다. 수력 터빈을 사용하는 조선업, 항해술 역시 탁월했다. 12만5000톤에 이르렀던 1078년 송나라 철강 생산량은 1788년 산업혁명 당시의 영국에 조금 못미쳤다고 한다.


 이 정도면 영국보다 500년 앞서 산업혁명을 이루고 남음이 있었다. 그랬다면 세계 역사의 흐름은 판이했을 게 틀림없다. 학자들은 왜 송나라가 산업혁명의 여건이 성숙했음에도 목전에서 주저앉았을까 의아하게 여긴다. 자본주의의 비조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송나라의 법률제도에서 원인을 찾는다. 그는 명저 ‘국부론’에 중국의 사법행정이 백성들의 재부 축적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다고 썼다. 송의 사법체계가 공정성과 일관성을 잃어 경제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렸다는 의미다.

                                                                       


 또 다른 요인은 주자로 대표되는 성리학이다. 성리학이 사농공상 이념을 정착시키는 바람에 관료들은 경제적 타당성이나 효율성에는 시큰둥했다. 돈이 남아돈 송은 몽골, 금, 요나라 같은 주변국의 위협에 군사력 대신 돈으로 평화를 샀다가 결국 쇠망했다.


 송나라의 성리학을 신봉한 우리 조상들도 흡사했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호머 헐버트 박사는 꼭 120년 전에 이를 너무나 안타까워했다. 헐버트 박사는 1899년 뉴욕에서 발행되던 월간지 ‘하퍼스’에 ‘한국의 발명품’이라는 글을 기고했다. 선교사로 한국 땅을 밟은 지 13년만의 일이다. 헐버트 박사는 한민족이 만든 세계 최초의 발명품으로 이동식 금속활자, 거북선, 현수교, 폭발탄 네 가지를 들었다. 한글은 세계 최초는 아니지만, 세계 문화사를 빛낸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기고문은 한국의 발명품을 국제사회에 소개한 최초의 글이기도 하다.


 현수교를 한국인이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는 얘기는 생소하지만, 임진왜란 당시 큰 공을 세운 서애 류성룡이 ‘징비록’에 자신의 아이디어로 임진강에 현수교를 지었다는 기록을 남겼다. 일본군을 추격하던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이 임진강에 다다랐을 때 명나라 군사들이 안전한 다리가 없으면 강을 건너지 않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당시로선 기상천외한 현수교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남미 안데스산맥에 밧줄로 만든 다리가 먼저 있었으나 다리라고 부를 수 없다는 게 헐버트 박사의 견해다. 폭발탄도 임진왜란 때 세계 최초로 발명됐으나, 비법은 남아 있지 않다.

                                                                      


 헐버트는 놀라운 발명의 성과를 더 발전시키지 못하고 사장(死藏)한 것을 한탄했다. 7개 국어를 구사한 언어학자이자 역사학자이기도 했던 헐버트는 무엇보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문자인 한글을 오래전에 발명해 놓고도 한자에 매몰돼 쓰지 않은 것을 탄식했다. 그는 당시 새로 탄생한 중화민국에 한자 대신 한글을 쓰라고 제안하고, 일본도 자신들의 문자로 한글을 채택했다면 참으로 현명한 처사였을 것이라고 했을 만큼 한글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에 온 지 4년 만에 최초의 한글 교과서 ‘사민필지’를 출간한 천재교육자이기도 하다.


 근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상품 가운데 한국에서 최초로 발명된 것도 적지 않긴하다. MP3 플레이어, 커피믹스, 우유 팩, 쿠션팩트, PC방, 밀폐용기 반찬통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이해관계집단의 발목잡기와 행정·입법부의 눈치보기 때문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들이 숱하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치명상을 입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우여곡절 끝에 이달 초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었으나 정쟁에 휘말려 있는 상태다.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은 외국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세계 최고의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경직성과 무관하지 않다. 각종 규제혁신안도 마찬가지다. 미래의 먹거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그래서 나온다.

 

                                                                                 이 글은 내일신문 칼럼에 실린 것입니다.

 

 

 


Posted by 김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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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세계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퍼즐 게임의 하나가 ‘바바 이즈 유(Baba is you)’다. ‘바바 이즈 유’의 인기는 ‘퍼즐 게임의 신기원’이라고 불릴 만큼 폭발적이다. 2017년 당시 23살이던 핀란드 대학생 아비 타케아리가 개발한 뒤 올해 초 완성도를 더욱 높여 극찬받는 분위기다. 인디 게임계를 강타한 비결은 플레이어가 경기 도중 규칙을 바꿀 수 있다는 묘미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난도가 급상승해 머리에 쥐가 날 정도라고 한다.


 시대를 앞서간 천재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은 일찍이 “게임을 이길 수 없다면 규칙을 바꿀 수 있다고 세계의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친다.”라고 했다. 불리하면 룰을 바꾸라는 역발상과 같다. 경기 규칙을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바꾸면 승리는 떼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다. 어느 사회든 자신이 불리하면 룰을 바꾸는 규칙파괴자가 등장하곤 한다. 그렇지만 사이버 게임이 아닌 현실 경기 도중 규칙을 일방적으로 바꾸는 것은 공정하지 않은 차원을 넘어 독재적인 발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같은 동맹국에 느닷없이 방위비를 몇 배씩 더 내라고 강박하는 행태는 경기 도중 룰을 바꾸는 것과 다름없다. 한국에 현재보다 5배를 올려달라는 트럼프의 요구에는 미국 내에서조차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이들이 많다.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에서 한국의 부담 범위는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 건설비, 군수 지원비까지다. 그런데도 트럼프행정부는 이 규칙을 한참 벗어나 주한미군 인건비,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까지 포함하라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현재 연간 10억 달러를 50억 달러(6조 원)로 늘려달라는 것은 생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억지가 반 벌충’이라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방위비분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무역 관세 보복도 불사하겠다는 으름장을 최근 나토 창설 70주년 정상회의 때 놓은 바 있어 한국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감축으로 8.9% 삭감된 2005년 6차 협정을 제외하고 해마다 2.5~25.7% 범위 안에서 증액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에도 같은 규칙을 적용해 왔던 것은 미국 측도 합리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은 1991년 1차 협정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모두 10차례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을 개정했다.

                                                                  

  
 지난 4일 영국 런던에서 막을 내린 나토 70주년 정상회의 때 트럼프는 29개 회원국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을 방위비로 쓰고 있는 8개국 정상들만 초청해 별도의 오찬 행사를 여는 협량을 드러냈다. 게다가 나토 동맹국들이 이미 GDP 대비 방위비 비율을 2024년까지 2%대로 늘리겠다고 약속한 상황에서 “4%는 돼야 한다”며 터무니없는 증액을 요구했다. 미국의 방위비 인상 압박이 70주년이라는 뜻깊은 나토 정상회의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는 비난이 쏟아진 것은 경기 도중 규칙을 바꾼 트럼프 탓이다.


 트럼프 특유의 협상술이 녹아 있는 방위비 압박으로 ‘정박(닻내림)효과’의 부작용이 우려되기도 한다. 처음에 비싼 값을 부른 뒤 소액을 깎아주는 정박효과 협상술은 같은 상대가 첫 번째 협상일 때는 유용한 수단이 될지 모르나 두 번째부터는 잘 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가 간 외교에서는 중장기적인 신뢰를 훼손할 여지가 크다.


 무리한 방위비 요구에 미국 의회와 언론이 동맹을 방어하는 주한미군을 마치 돈을 받고 파견하는 용병 같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지만, 트럼프의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다. 한국으로서는 막무가내 압박에 쉽사리 굴복하기보다 과잉 청구의 불합리성을 논리적으로 설득해 나가는 인내력이 필요하다.

 

  GDP의 2.5% 수준인 한국의 국방비 지출은 이미 미국 동맹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 부자이기 때문에 주한미군 주둔비를 대폭 올려야 한다는 트럼프의 수사학은 설득력이 없다. 트럼프가 싫어하는 뉴욕타임스의 충고처럼 동맹을 돈으로만 바라보면 미국의 안보와 번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칫 미군 장갑차의 중학생 효순·미선 압사 사건 이후 거셌던 반미 감정이 되살아날지도 모른다. 인기 사이버 게임이 아닌 현실 외교에서 경기 도중 규칙을 바꾸는 것은 반칙이다.

 

                                                                 이 글은 내일신문 칼럼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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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비주류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며 백악관의 주인이 된 사례가 적지 않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모두 젊은 피가 끓는 비주류 40대였다. ‘앵글로색슨계 백인 신교도(WASP)’가 주류인 미국에서 비주류 가톨릭신자였던 존 F. 케네디가 40대 초반에 대통령이 된 것도 비슷한 예다.


 내년 대선의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 대항마 선출 경선과정에서도 70대 민주당 후보 3강 구도를 깨트리고 돌풍을 예고한 30대 성소수자 후보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내년 2월 초 공식적으로 막이 오르는 민주당 예비선거를 앞두고 조 바이든(77) 전 부통령, 버니 샌더스(78)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70) 상원의원의 3강 후보가 아성을 구축하고 있었다.


 첫 경선지이자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주와 다음 경선지인 뉴햄프셔주에서 37살에 불과한 피트 부티지지 후보가 지난주 여론조사 선두로 치고 나갔다. 아이오와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여론조사에서 부티지지는 25% 지지율로 ‘3강 후보’를 모두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두 번째 경선지 뉴햄프셔주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그는 역시 25% 지지율로 3강 후보를 꺾었다.

                                                                            

                                    
 부티지지가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는 것은 트럼프를 꺾을 대안찾기 고민에 빠진 민주당 유권자들의 심경 변화로 읽힌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 가운데 좌파 선명성 경쟁에 몰두하는 고령 후보 3명이 본선에서 트럼프를 꺾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표의 확장성을 지닌 온건진보 후보를 원한다는 뜻이다.

 

  부티지지는 진보적 가치를 공유하면서도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정책을 내걸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최근 좌편향 전략으로는 트럼프를 이길 수 없다고 경고했다. 연설 능력이 탁월한 부티지지는 ‘진보적 가치를 보수적 언사로 설파한다’는 호평을 받는다.


 3강 후보들과 다른 점은 현안에 접근하는 방법론이다. 부티지지는 오바마의 유산인 전국민건강보험제도(오바마케어)를 선호하지만 점진적인 확대 적용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법인세 인상과 자사주 매입 금지 등을 내세운 과격한 샌더스와, ‘오바마케어’보다 한발 더 나아간 ‘중산층 증세 없는 전국민의료보험’과 징벌적 부유세 도입을 공약으로 내놓은 워런과 차별화한 정책이다.

                                                                          


 부티지지는 인디애나주 인구 10만 명의 소도시인 사우스벤드 재선 시장이 경력의 거의 전부인 데다 동성애자라는 약점을 지녔지만, 엘리트 코스를 밟은 애국적 밀레니얼 세대로 평가받는다. 명문 하버드대(역사·문학)를 거쳐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옥스퍼드대에서 학사 학위(정치·경제·철학)를 받았다.

 

  어학에도 천재적인 소질을 지녀 프랑스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노르웨이어·몰타어·아랍어·다리어 등 7개 외국어를 구사한다. 해군 예비군 정보관으로 복무하는 동안 7개월간 아프가니스탄에서 파병 생활도 했다. 독실한 성공회 신자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일부 주류 신문은 ‘게이인데 게이스럽진 않다’는 표현을 쓴다.


 그가 시장을 맡은 뒤 실업률을 11.8%에서 4.4%로 낮추는 성과를 냈다. 부티지지는 후보 토론회에서 ‘경험 부족’에 집중 공격이 가해지자 “지금 이 무대에 서 있는 사람들의 워싱턴 경력만 합쳐도 100년이 넘지만, 그래서 지금 이 나라가 어떻게 됐느냐”고 받아쳤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프랭크 브루니는 ‘정치인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들을 가져다가 실험실에서 적절히 배합하면 부티지지가 나올 것 같다’고 극찬한다.

                                                                         


 부티지지는 2015년 사우스벤드 시장에 출마하면서 동성애 정체성을 밝혔다. 2018년 현 남편인 교사 채스턴 글래즈맨과 결혼했다. 미국은 2015년 연방대법원 판결로 동성혼을 합법화한 나라에 합류했다.


 그는 소수자들을 대표하는 밀레니얼 세대라는 점을 앞세우고 있으나, 소수자 정체성이 극복해야 할 역설적인 관건의 하나다. 역시 소수자인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들의 마음을 사는데 고전하고 있어서다. 전국 지지도에서 4위에 머무는 것도 이런 영향이 어느 정도 미쳤다. 부티지지가 모든 것을 극복하고 백악관에 입성한다면 미국 최연소 대통령이자 최초의 동성애자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쓴다.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긴 하지만,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에 이은 성소수자 정치인의 용기 있는 도전임에 틀림없다.

                                                                                이 글은 내일신문 칼럼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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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 독일의 디딤돌을 놓은 철혈 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에게 있었던 일화다. 러시아 주재 프로이센 대사로 간 비스마르크는 알렉산드르 2세 황제의 부름을 받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황제 여름 별장에서 산책을 하고 있었다. 환담을 나누며 한 초소를 지날 때였다. 총을 든 군인을 본 비스마르크는 왜 이곳에 경비가 있느냐고 황제에게 물었다. 황제와 경호원도 그 까닭을 몰라 그곳 경비 병사들에게 물었다. 경비병 역시 이유를 모르자, 황제가 알아오라고 명했다.


 며칠 뒤 황제는 만찬 자리를 만들어 알아낸 사실을 비스마르크에게 한참 동안 설명했다. “최고 사령부를 방문해 서류를 검색한 결과, 어렵게 연유를 알아냈답니다. 예카테리나 여제가 어느 해 이른 봄 이곳을 산책하다가 눈 속에 핀 예쁜 꽃 갈란투스를 발견한 뒤 그 꽃을 꺾지 못하도록 경계 명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갈란투스 꽃을 보호하기 위해 경비초소를 만들고 밤낮 없이 보초를 서게 되었다네요. 그 뒤 누구도 철수 명령을 내리지 않았고, 시간이 흘러 꽃이 사라진 지금에 이르기까지 거의 100년의 시간이 흐른 겁니다.” 이유도 모른 채 타성에 젖어 기존의 선택을 무조건 추종하는 현상인 ‘집단적 타성(collective inertia)’의 대표적 사례 가운데 하나다.

                                                                


 미국이 거의 모든 나라가 사용하는 미터법을 쓰지 않는 것도 집단적 타성의 본보기에 속한다. 미국은 인치, 피트, 야드, 마일, 에이커, 온스, 갤런 같은 도량형 단위가 복잡하기 그지없는 데다 세계화 시대와 걸맞지 않음에도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세계에서 미터법을 쓰지 않는 나라는 미국, 미얀마, 라이베리아 세 곳 뿐이다.

                                                   

  대한민국 국회도 집단적 타성에 젖은 조직에서 빼놓을 수 없다. 그것도 정해진 규칙을 무시하고 나쁜 관행을 바꾸려 들지 않는 독특한 조직이다. 첫 손에 꼽히는 것이 일하지 않는 타성이다. 일하지 않는 한국 국회의 명성은 세계적으로 드높다. 미국 의회가 연평균 150일 본회의를 여는 데 비해 한국 국회의 본회의 개최 일수는 50일에도 못 미친다. 국회사무처 조사결과, 2017년 42일, 2018년 37일, 2019년 현재 29일에 불과하다. 스스로 약속했던 매월 2회 법안소위원회 개최 규칙 역시 지키지 않는다. 법안처리율은 자연스레 30%를 밑돌았다. 2만2000개가 넘는 법안이 넘어왔음에도 10개중 3개도 처리하지 못한 셈이다.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20대 국회에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었다.


 상습적인 국회 보이콧은 여야가 바뀔 때마다 나타나는 집단적 타성이다. 집단적 타성에 젖은 느림보 일처리 악명은 국회 개원 이래 변함이 없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일부 의원들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내세워 세비 삭감이나 반납을 선언하거나 주장했지만, 실현된 적은 거의 없었다. 국회의장 직속 혁신자문위원회에서 ‘일하는 국회’를 제안해 법안까지 마련됐으나 벌칙조항이 없어 의원들은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한국 국회의원 보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상위권에 속한다. 한국 국회의원 세비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5.27배로 일본, 이탈리아에 이어서 3위다. 반면에 국회의 생산성은 최하위 이탈리아에 이어 끝에서 두 번째다.

                                                                             


 ‘여방야공(與防野功)’이라는 집단적 타성은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국회 본래의 기능이 무뎌지게 했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여야의 공방은 전형적인 이중 잣대와 ‘내로남불’ 그대로다. 인사청문회는 여당의 ‘검증 대신 감싸기’, 야당의 ‘발목잡기’로 예외 없이 일관하고 있음이 최근 20년간의 국회 행태에 관한 탐사보도에서도 드러났다. ‘조국 사태’ 역시 그 부작용의 산물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난주 국회 혁신을 위한 20여 가지 아이디어를 마련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얼마나 실행력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 야당과 손바닥이 마주쳐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의사일정과 안건 결정 과정 자동화, 불출석 의원 불이익 강제, 정당의 판단에 따른 국회 파행 불이익 부여, 윤리특별위원회 상설화, 국민소환제 도입, 국민참여시스템 구축 같은 게 모두 제 머리깎기여서다.


 조직의 발전은 집단적 타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성찰적 역량에 달려 있다. 타성에 젖은 조직에 혁신을 기대할 수 없다. 결정하는 주체가 달라야 결정하는 내용이 달라진다.

 

                                                                              이 글은 내일신문 칼럼에 실린 것입니다.


Posted by 김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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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국민은 집권세력이 갖춰할 최우선 가치로 도덕성을 요구한다. 그것도 압도적인 비율이다. 한 언론의 새해 여론조사 결과다. 국정운영 집권세력이 갖춰야 할 자질로 무엇이 중요하냐는 질문에 ‘도덕성’이라는 응답이 ‘유능함’보다 월등히 높았다. 10명 가운데 6명꼴로 도덕성을 든 반면 유능함을 꼽은 사람은 3명 정도에 그쳤다. 이 의견은 성별·연령·지역·이념 성향과 상관없이 고르게 나타났다. 눈길을 끄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층일수록 도덕성의 비중이 더 높다는 점이다. 경제만 잘 돌아가면 된다던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비리와 국정농단의 후과로 받아들여진다.


 문 대통령이 취임식 때부터 공정과 정의, 정부의 도덕성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적폐청산을 선결과제로 삼은 것도 국민의 여망이 어디에 있는지를 체감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우리 정부가 정의와 도덕성을 강조하는 만큼, 작은 도덕적 흠결조차 정부에 대한 신뢰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공직자들에게 새삼 당부한 적이 있다.


 그랬던 문 대통령이 핵심 측근의 도덕성 문제를 오판하는 바람에 상처를 입은 것은 아이러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도덕성이 아닌 위법 여부로 치환하고 밀어붙인 일은 아물기 어려운 상처로 남았다. ‘조국 사태’로 명명된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은 대통령이 위기를 자초하고 키운 것이나 다름없다. 한번 내린 판단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다는 문 대통령의 성격 때문이었을까. 주식거래 때 손실을 각오하고 추가 손실을 막는 손절매의 지혜가 정치에서도 유효하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던 걸까.

                                                                        


 ‘조국 사태’ 본질은 애초부터 법의 문제가 아니라 고위공직자의 도덕과 위선의 문제였다. 조국 본인이 부도덕자들에게 날카로운 도덕 채찍을 휘두르며 진보의 아이콘이 될 수 있었던 업보다. 문 대통령도 이를 몰랐을 리 없겠지만, 어찌 된 일인지 역대 대통령들이 고위 공직자 임명 때 단 한 번도 적용하지 않았던 위법행위 카드를 들고 나왔다.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 결정을 변경할 수 없다” 조국 지명자를 최종 임명하지 않을 경우 핵심 지지층 이탈 손실이 철회 때 얻는 이익보다 훨씬 크다는 요인이 작용했다는 설이 돌긴 했다.


 조국 전 장관 사임 이후 출구 전략에서도 대통령은 열혈 지지층에 함몰돼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떨쳐 버리기 어렵다. 대통령의 정치적 메시지는 여전히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있다.


 조국 사임과 부인 정경심 씨의 구속 이후 상당수 지지 세력이 조국과 그 가족에 대한 도덕적 비난이 정당하냐고 반발하는 듯한 모습이 더 큰 후유증을 낳지 않을까 싶다. 우상 같은 인물의 추락을 현실로 받아들이기보다 개혁저항세력의 음모에 따른 희생양으로 규정지으려는 듯하다. 지지 세력의 안타까운 모순으로만 수용하기엔 부작용이 심각하다.

                                                                


 거리의 광장과 디지털 공간에서는 여전히 ‘내가 조국이다’ ‘우리가 조국이다’ 같은 갈라파고스적 사고가 공고하다. “조국 가족은 검찰개혁을 이루기 위한 불의의 피해자다” 조국 딸의 대학·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부정의혹도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입시 시스템의 문제로 윤색하려는 바람에 무리한 출구전략이 등장했다. 지지층의 입시전문가들이 “조국 딸의 입학 과정은 문서 조작이 아니라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라거나 “이명박·박근혜가 만든 입시제도와 사회 시스템의 희생양” 같은 물타기 주장이 나왔다. 오죽했으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여당 국회의원들이 ‘내로남불’의 자세로 공세를 방어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았겠는가.


 ‘조국 사태’로 공정의 가치에 타격을 입자 다급한 나머지 바람직한 교육정책의 역행까지 돌출했다. 선거공약까지 뒤집는 정시 확대와 학생부종합전형(학종)비율 축소라는 급조 정책은 진보·보수를 넘어 모처럼 정착돼 가던 입시제도를 한편으로 혼란스럽게 만들고 말았다.


 머지않아 임기반환점을 도는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 때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비판적 진보진영’에게 ‘악마의 변호인(Devil’s Advocate)’ 역할을 맡기는 것을 주저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비판적 진보진영은 확증 편향을 줄여주는 대안이다.

                                                                  이 글은 내일신문 칼럼에 실린 것입니다.


Posted by 김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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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십만 명의 목숨을 희생하며 싸운 적과 포옹하기란 생각만큼 녹록지 않다는 건 역사가 증언한다. 2019년 노벨평화상이 분리독립 세력과의 오랜 분쟁에 마침표를 찍은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에게 돌아간 것은 그만큼 값진 일이다. ‘에티오피아의 오바마’로 불릴 만큼 젊고 진취적인 그는 아프리카 55개국 지도자 가운데 최연소(43세) 정치인이다.


 흔히 에티오피아를 아프리카 최빈국 그룹, 미개한 나라, 커피의 발상지 정도로 안다. 조금 더 나아가면 6·25 전쟁 당시 아프리카 유일의 지상군 파병국가, 아프리카 흑인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 비킬라로 인식된다.


 에티오피아는 인류의 발상지이자 긴 역사를 지닌 나라라는 긍지가 대단하다. 최초의 인류로 여겨지는 ‘루시’가 에티오피아 아파르 계곡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루시 박물관’이라고 통칭되는 에티오피아 국립박물관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화석은 뿌리를 찾으려는 세계인들의 상징물이다. ‘에티오피아 왕조의 창시자는 솔로몬 왕과 시바 여왕의 자손 멜리크네다’라는 조항을 헌법에 명시할 만큼 민족적 자긍심도 엄청나다.

                                                                  


 그것보다 에티오피아가 고유 언어와 문자인 암하라어를 영어와 함께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대륙 사람들은 잘 모른다. 아프리카 흑인들에게는 고유 문자가 없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암하라어 문자는 아프리카 유일의 토착 문자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기 전인 12세기말 이미 사용되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공교롭게도 암하라어는 한국어와 어순이 같고, 문법도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한다. 33개의 자음과 7개의 모음을 가진 표음문자다. 발음도 다른 언어보다 한국인이 따라 배우기 수월하다고 한다.


 에티오피아 고유의 음식 문화도 세계화하는 단계다. 미국과 유럽의 웬만한 도시에서는 에티오피아 전통음식점들이 인기를 끈다. 서울 이태원과 일본에도 에티오피아 전통음식점이 있을 정도다.


 그런 에티오피아와 아프리카의 마지막 독립국가 에리트레아의 국경분쟁과 갈등은 20세기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에티오피아는 2차 세계대전 종전과 더불어 짧은 이탈리아 지배에서 벗어날 때 에리트레아를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해 왔다. 1952년에는 아예 정식으로 병합해버렸다. 에리트레아 독립투쟁은 1961년부터 1991년까지 30년 동안 이어졌다. 양쪽을 합하면 10만 명 이상의 군인과 11만여 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는 집계가 나왔다.

                                                                            


 1991년 에티오피아의 사회주의 정권이 무너진 뒤 2년 만에 에리트레아가 평화적으로 독립하고, 두 나라 관계는 정상화됐다. 그렇지만 독립 당시 국경을 분명히 설정하지 않은 게 화근이 돼 갈등은 끊이질 않았다. 바다가 없어져 내륙국이 된 에티오피아가 에리트레아와 항만 사용료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관계는 더욱 험악해졌다. 1998년부터 2년 동안 전면전이 벌어져 수만 명이 죽고, 그 후에도 크고 작은 충돌이 계속됐다.


 아비 총리는 취임 다섯 달 만인 지난해 9월 에리트레아의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나 평화협정에 전격 서명했다. 독립국 에리트레아가 호응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큰 나라 지도자인 아비 총리가 수십 년 유혈 분쟁을 평화와 공존의 주춧돌로 바꾼 주도적 노력은 높이 평가 받을만하다. 평화의 운명은 지도자가 어떤 인물이냐에 따라 판가름난다는 교훈을 보는 것 같다.


 돌이켜보면 에티오피아가 에리트레아와 분쟁으로 보낸 세월은 오랫동안 이어진 전제·독재·권위주의 정권 시기와 일치한다. 아비 총리의 리더십은 먼저 노벨평화상을 받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닮았다는 평가가 많다. 이슬람교를 믿는 오로모족 아버지와 기독교 신자인 암하라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비 총리의 출신 배경도 평화정착과 상관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 방한해 ‘당신은 평화를 만드는 정치지도자인가요?’라는 제목으로 국회의원 회관에서 특강한 미국 흑인 지도자 제시 잭슨 목사가 떠오른다. 그는 “평화를 반대하는 세력은 평화와 번영에 대한 선견지명이 없고, 폭탄과 총을 만드는 데만 신경을 쓴다”고 일갈했다.

 

                                                             이 글은 내일신문 칼럼에 실린 것입니다.


Posted by 김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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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20대 별칭 가운데 하나는 ‘팬텀세대’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의 팬텀처럼 소통한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팬텀세대는 강한 목소리로 자기 의견을 드러내면서도 흔적을 남기지 않는 익명성을 선호한다. 시위 때 마스크나 선글라스를 끼고 얼굴을 노출하지 않는 게 이 때문이다.


 최근 고려대 학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입학과정 진상규명 촉구 촛불집회를 열었을 때 다수가 마스크를 쓰고 참가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서울대 학생들의 상당수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소통의 달인’으로 평가받는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은 팬텀세대인 대학생들의 시위 양태가 못마땅한 모양이다. ‘어용지식인’을 자처하는 유 이사장은 “조국 욕한다고, 대통령 비난한다고 누가 불이익을 주는가, 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집회를 하느냐”고 비판한다. 진실을 비판하면 불이익이 우려될 때만 익명으로 신분을 감추고 투쟁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취지다. 게다가 “뒤에서 자유한국당 패거리들의 손길이 어른거린다”는 말을 덧붙여 정치적인 의도까지 가미했다.

                                                                           

  ‘조국 구하기’ 선봉장으로 나선 것을 감안하더라도 팬텀세대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애써 하지 않으려는 운동권의 진영논리가 엿보인다. 관련 기사에 동조하는 댓글이 수천, 수만 건씩 붙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막상 조국 장관은 지난날 언론 기고에서 “복면이 다양한 의사표현의 방식임을 외면하고 있다”며 집회·시위 때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에 반대한 적이 있다.

       

 20대 청년의 대부분이 자신의 사회적 의견을 온라인으로 드러내는 게 또 다른 특성으로 꼽힌다. 온라인에서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활동을 즐긴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의 조사결과다.


 2016년 여름 이화여대 ‘평생교육 단과대학 미래라이프대학 사업’ 반대시위는 팬텀세대를 보여주는 특징적 사례의 하나다. 이대생들은 ‘‘비밀의 화원’이라는 온라인 익명 게시판에서 학교 점거 농성 계획을 토론하고 의견을 결집했다. 모금 운동과 물품지원 같은 일들도 깡그리 익명 게시판에서 이뤄졌다. 실제 오프라인 시위 때도 마스크와 선글라스 같은 것으로 얼굴을 가렸다.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과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당시 ‘포스트잇 추모’라는 새로운 형태의 시위를 선보인 것도 팬텀세대였다. 강남역 살인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인 20대 여성을 추모하기 위해 강남역 10번 출구를 비롯해 전국 9개 지역에서 모두 3만5000여 개의 포스트잇이 붙었다. 20대 비정규직 근로자가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했던 때도 또래들이 격하게 반응했다. 팬텀세대는 온라인상에서 해시태그 운동, 서명운동, 후원 만들기 등 직접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의사표현 방법을 사용한다.


 개인주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팬텀세대는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사회적 의견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다른 사람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익명을 선택한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근 모교인 고려대의 학생 시위 때 모인 200명이 전체 학생 2만 명의 1%밖에 안 된다고 깎아내렸다. 군사독재정권도 반정부 시위를 일부 학생들의 행동이라고 매도하곤 했다. 팬텀세대의 의사표현이 오프라인으로만 나타난다는 생각과 다름없다. 20대 청년들이 무언으로 강한 의견을 표출할 때가 많다는 점을 간과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직후 한 여론조사 결과, 박 전 대통령 지지율은 20대에서 0%를 기록했다. 전체 세대 중 가장 낮았고, 유일하게 통일됐다.


 팬텀세대는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가 범람하는 가운데에서도 ‘사실(fact)’을 스스로 찾아내고 사실로 소통하려는 세대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들은 1970~80년대 집회·시위 같은 사회적 의견 표출에 대해 ‘폭력(71.0%)’, ‘혁명(67.8%)’ 등의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한다. 20대는 자신들의 의사 표현방식을 ‘촛불(88.2%)’, ‘자율성(81.8%)’ 같은 긍정적 이미지로 인식한다.


 팬텀세대의 특성인 익명성에 긍정과 부정의 양면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세대의 특성을 진지하게 이해하려 들지 않고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정치는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은 20대 지지층의 이탈이다.

                                                                  이 글은 내일신문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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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한민국 국민 생각--------대한민국 국민 생각---- 2019.10.20 22: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한민국 국민 생각----

    국민 여러분 윤지오 유승준은 국민 속이고 돈벌고 도망간 년놈이다
    유승준이 자기가 군대 간다고 말한적 없다고 아직도 대한민국 국민사기를 친다
    유승준 본인이 방송에서 여러번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군대가야 된다고자기도 군대 간다고 본인 입으로 말했읍니다\
    방송에서 보고 들은 대한민국 국민들을 바보로 만드는구나 정말 나쁜놈이다 정말 뻔뻔한놈이다
    유승준 본인이 직접 군대간다고 말해놓고
    군대가기전 병무청까지 속이고 미국가서 미국 시민권 취득하고 미국으로 도망친놈이
    아직도 뻔뻔하게 대한민국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로 속이다니 정말 나쁜놈이다
    미국에서 미국시민권자로 평생 살기 바란다
    대한민국은 당신같이 국민사기치고 거짓말로 국민속이고 군대도 안가고 미국으로 도망친 사람은 필요없다
    아이들 교육에도 안좋다해병대김흥국이백번낫다
    -------------------------------------------------------------------------------------------

    --미투운동--
    -다음유튜브에서 성범죄1위목사 검색 필독하자?..
    다음 네이버 구글에서 종교개판이다 검색 필독하자 --
    -------------------------------------------------------------------------------------
    윤석열은 자기 가족은 문제 삼지 말라고 하더니 조국한테 하는 짓은 뭔짓인가 ?..
    윤석열이 조국장관한테 한짓이 정치 검찰들이 하는 짓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그렇게 생각한다
    운석열 검찰총장은 본인 말대로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인터넷과 유튜브로 나경원 자녀의혹 검색 필독하고 수사하고
    황교안 자녀의혹 검색 필독하자 조국 장관님처럼 수사하기 바란다
    --------------------------------------------------------------------------
    조국 장관님 대한민국 리더가 되어 주십시요 부탁합니다 !!
    조국 법무부장관님 검찰 개혁 불쏘시개 역할 완수하고 정말 수고하셨읍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님이 대한민국 리더감인지 확실히 알았읍니다
    윤석열이 검찰이 정치 검찰이라는 것을
    표적수사 과잉수사 불공정수사를 국민들은 두눈으로 똑똑히 보았고 알았읍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반드시 검찰 개혁이 필요한것을 알았읍니다
    검찰 개혁은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들이 하겠읍니다
    대한민국은 조국 장관님같은 리더가 필요합니다
    조국 법무부장관님 다음에는 반드시 대한민국 리더가 되어주십시요
    대한민국 리더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계속 응원하겠읍니다
    !! 대한민국 국민이 대한민국을 위하여 대한민국 리더가 될때까지 계속 응원하겠읍니다
    대한민국 파이팅!! 문재인 대통령 파이팅 조국 교수님 파이팅

    +++++++++++++++++++++++++++++++++++++++++++++++++++++++++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윤석열 현 검찰총장은 운명처럼 맺어진다.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선후배인데다 오랫동안 검찰 특수통의 상하관계로 일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으로 표현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윤 총장이 박근혜 정권에서 핍박을 받은 것은 채 전 총장과의 이런 인연 때문이었다. 역설적이지만 윤 총장의 현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의 국가정보원과 기무사 등의 조직적인 댓글공작 도움을 받아 대선에서 이겼다는 의혹을 받았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윤석열 여주지청장을 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수사팀은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사건을 송치 받아 속전속결의 자세로 임했다.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무소불위의 국정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거침이 없었다.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이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 정권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것은 ‘역린(逆鱗)’을 건드리는 일이나 다름없었다. 역린을 건드리면 용은 그 사람을 반드시 죽여 버리고 만다는 전설이 왕조시대엔 무시무시하게 여겨졌다.

                                                                             


 그러자 국정원은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한 조직적인 공작에 나섰다. 여당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에서는 특별수사팀 소속 검사의 과거 전력을 문제 삼아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박근혜 당선인의 동의를 얻어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한 채 총장이지만, 어느 순간 전 정권의 인물로 매도됐다.

 

  한 보수신문의 보도로 느닷없이 채 총장의 혼외자녀 의혹이 불거졌다. 채 총장은 황교안 법무장관의 감찰 압박 카드에 밀려 끝내 사표를 냈다. 특별수사팀도 보호막이 사라지자 거센 압력에 시달렸다. 윤석열 팀장은 상부 보고 없이 수사를 진행했다는 이유로 수사팀에서 배제됐다. 박근혜 정부 내내 좌천 인사가 됐음은 물론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 총장을 운명공동체로 보던 여권 핵심부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관련 수사로 불현듯 긴장관계로 돌아선 것도 ‘역린’을 떠올리게 한다.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검찰이 수사권을 들이댄 사상 초유의 사례여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윤석열이 수사의 핵심인 서울지검장으로 발탁된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였다. 실제로 윤 지검장은 적폐청산의 선봉장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법연수원 선배 기수를 제치고 현 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으로 임명될 당시 검찰 개혁의 적임자로 환영받을 때도 수순대로인 듯했다.

                                                                        


 하지만 윤 총장 지명 당시 일부에서 ‘양날의 검’이라고 우려한 일이 ‘조국 정국’에서 현실이 되자 분위기가 표변했다. 정부와 여당을 가릴 것 없이 격앙된 목소리로 가득하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가장 나쁜 검찰의 적폐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자기들이 정치를 하겠다는 식으로 덤비는 것은 검찰의 영역을 넘어선 것”이라며 매우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심지어 청와대 선임행정관까지 “미쳐 날뛰는 늑대마냥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물어뜯겠다고 입에 하얀 거품을 물고 있다”고 나섰다.


 “대통령이 윤석열 총장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여당의원의 노골적인 언술은 눈을 번쩍 뜨게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무상 기밀 누설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 40만명 이상이 참여한 것도 이례적이다. ‘채동욱 찍어내기’와 흡사한 윤석열 축출 주장과 억측도 성급하게 나온다. 박근혜 정권이 시끄럽지 않게 공작적인 수법을 동원했던 것과 다르다면 다르다. 채 총장 당시에도 핵심 피의자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수사팀 의견을 황교안 법무장관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조 후보자의 장관 임명이 어떻게 귀결되든 윤 총장 취임 두 달도 되지 않아 정권과 검찰의 밀월은 물건너 간 듯하다. 문 대통령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되어야 한다”고 윤 총장에게 당부한 일을 상기하면, 당장 특단의 조치가 뒤따르기 쉽지 않다. 그렇지만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체제의 예상 밖 검찰 정치와 복잡하게 꼬인 검찰개혁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 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문 대통령에게 윤석열 검찰 해법 찾기라는 돌발적인 시험이 또 다른 난제로 추가된 것만은 틀림없다.

 

                                                                                      이 글은 내일신문 칼럼에 실린 것입니다.

 


Posted by 김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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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개검 2019.10.20 21: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해도 해도 너무나간 윤석열은 찍어내야합니다...

  2. ----대한민국 국민 생각---- 2019.10.20 2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한민국 국민 생각----

    국민 여러분 윤지오 유승준은 국민 속이고 돈벌고 도망간 년놈이다
    유승준이 자기가 군대 간다고 말한적 없다고 아직도 대한민국 국민사기를 친다
    유승준 본인이 방송에서 여러번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군대가야 된다고자기도 군대 간다고 본인 입으로 말했읍니다\
    방송에서 보고 들은 대한민국 국민들을 바보로 만드는구나 정말 나쁜놈이다 정말 뻔뻔한놈이다
    유승준 본인이 직접 군대간다고 말해놓고
    군대가기전 병무청까지 속이고 미국가서 미국 시민권 취득하고 미국으로 도망친놈이
    아직도 뻔뻔하게 대한민국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로 속이다니 정말 나쁜놈이다
    미국에서 미국시민권자로 평생 살기 바란다
    대한민국은 당신같이 국민사기치고 거짓말로 국민속이고 군대도 안가고 미국으로 도망친 사람은 필요없다
    아이들 교육에도 안좋다해병대김흥국이백번낫다
    -------------------------------------------------------------------------------------------

    --미투운동--
    -다음유튜브에서 성범죄1위목사 검색 필독하자?..
    다음 네이버 구글에서 종교개판이다 검색 필독하자 --
    -------------------------------------------------------------------------------------
    윤석열은 자기 가족은 문제 삼지 말라고 하더니 조국한테 하는 짓은 뭔짓인가 ?..
    윤석열이 조국장관한테 한짓이 정치 검찰들이 하는 짓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그렇게 생각한다
    운석열 검찰총장은 본인 말대로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인터넷과 유튜브로 나경원 자녀의혹 검색 필독하고 수사하고
    황교안 자녀의혹 검색 필독하자 조국 장관님처럼 수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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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장관님 대한민국 리더가 되어 주십시요 부탁합니다 !!
    조국 법무부장관님 검찰 개혁 불쏘시개 역할 완수하고 정말 수고하셨읍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님이 대한민국 리더감인지 확실히 알았읍니다
    윤석열이 검찰이 정치 검찰이라는 것을
    표적수사 과잉수사 불공정수사를 국민들은 두눈으로 똑똑히 보았고 알았읍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반드시 검찰 개혁이 필요한것을 알았읍니다
    검찰 개혁은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들이 하겠읍니다
    대한민국은 조국 장관님같은 리더가 필요합니다
    조국 법무부장관님 다음에는 반드시 대한민국 리더가 되어주십시요
    대한민국 리더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계속 응원하겠읍니다
    !! 대한민국 국민이 대한민국을 위하여 대한민국 리더가 될때까지 계속 응원하겠읍니다
    대한민국 파이팅!! 문재인 대통령 파이팅 조국 교수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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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대한민국 국민 생각--------대한민국 국민 생각---- 2019.10.20 2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한민국 국민 생각----

    국민 여러분 윤지오 유승준은 국민 속이고 돈벌고 도망간 년놈이다
    유승준이 자기가 군대 간다고 말한적 없다고 아직도 대한민국 국민사기를 친다
    유승준 본인이 방송에서 여러번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군대가야 된다고자기도 군대 간다고 본인 입으로 말했읍니다\
    방송에서 보고 들은 대한민국 국민들을 바보로 만드는구나 정말 나쁜놈이다 정말 뻔뻔한놈이다
    유승준 본인이 직접 군대간다고 말해놓고
    군대가기전 병무청까지 속이고 미국가서 미국 시민권 취득하고 미국으로 도망친놈이
    아직도 뻔뻔하게 대한민국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로 속이다니 정말 나쁜놈이다
    미국에서 미국시민권자로 평생 살기 바란다
    대한민국은 당신같이 국민사기치고 거짓말로 국민속이고 군대도 안가고 미국으로 도망친 사람은 필요없다
    아이들 교육에도 안좋다해병대김흥국이백번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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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은 자기 가족은 문제 삼지 말라고 하더니 조국한테 하는 짓은 뭔짓인가 ?..
    윤석열이 조국장관한테 한짓이 정치 검찰들이 하는 짓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그렇게 생각한다
    운석열 검찰총장은 본인 말대로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인터넷과 유튜브로 나경원 자녀의혹 검색 필독하고 수사하고
    황교안 자녀의혹 검색 필독하자 조국 장관님처럼 수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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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장관님 대한민국 리더가 되어 주십시요 부탁합니다 !!
    조국 법무부장관님 검찰 개혁 불쏘시개 역할 완수하고 정말 수고하셨읍니다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님이 대한민국 리더감인지 확실히 알았읍니다
    윤석열이 검찰이 정치 검찰이라는 것을
    표적수사 과잉수사 불공정수사를 국민들은 두눈으로 똑똑히 보았고 알았읍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반드시 검찰 개혁이 필요한것을 알았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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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파이팅!! 문재인 대통령 파이팅 조국 교수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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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행으로 여겨온 반칙과 특권이 청년들의 꿈을 포기하게 만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2019년 6월20일 반부패정책협의회) “촛불 민심이 명한대로 국정농단, 반칙과 특권이라는 적폐 체제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향해 걸어가고 있습니다.”(2019년 5월9일 취임2주년 KBS 특집 대담) “국민의 평범한 삶에 좌절과 상처를 주는 특권과 반칙의 시대는 반드시 끝내야 합니다.”(2019년 4월9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앞둔 국무회의) “오늘부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2017년 5월10일 대통령 취임사)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특권과 반칙 없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끊임없이 다짐했다. 그 실천의 선봉장은 ‘문재인 아바타’로 불리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었다. ‘진보의 아이콘’이기도 한 조 전 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상황이 홀변했다.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 사유서에는 ‘특권과 반칙 없는 사법정의 실현을 위해 법학자로서 소임을 다했다’고 적혀 있다. ‘공정’ 같은 따뜻한 낱말도 눈에 띈다. 실제로 그는 정의와 공정성을 오랫동안 설파해 개혁과 적폐청산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 무엇보다 특권의식과 불공정이 용이 되지 못한 개천의 개구리·붕어·가재 같은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고통을 주는가를 열변해 우상으로 떠올랐다.

                                                                     


 그의 언행과 쌓아온 이미지가 부메랑이 된 건 개인을 넘어서 국가적 비극이다. 각종 개인 의혹과 더불어 딸의 명문대학 입학과정, 대학원 장학금 특혜 의혹이 촛불 혁명 때의 최순실과 정유라까지 소환할 정도니 말이다.


 외고 2학년생이던 딸이 같은 학교 학부모가 교수로 있던 단국대 의대 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생활을 한 뒤 병리학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건 누가 봐도 명백한 반칙이자 특혜다. 고3 학생이 학기 중에 서울도 아닌 충남의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연구실 인턴활동을 하고 그해 도쿄 국제조류학회 공동 발표자로 추천된 것도 상식을 초월한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배려하는 장학금을 2학기 연속해서 받은 것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옮겨 낙제 성적임에도 6학기 내리 1200만원의 격려장학금을 수령한 것도 특혜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조 후보자는 당초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했다가 어제(25일) “아이 문제에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다”고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뿔난 20대 젊은이들은 ‘이게 특권과 반칙 아니면 뭐냐’고 따진다. ‘촛불정부’의 탄생을 위해 촛불을 들었던 이들이 촛불정부를 성토하는 촛불을 든 것이 무엇보다 아프게 다가온다.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사실과 다른 의혹이 부풀려지고 있다”며 청문회 개최를 촉구한 것은 정치적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그보다 조 후보자의 위상 추락을 안타까워하며 옹호하는 사람들의 행태가 외려 화를 더 돋운다는 비판이 많다. 대학총장과 장관을 지낸 한 진보교육감은 2주간 인턴생활을 한 고교생이 논문 1저자가 된 것이 뭐가 문제냐고 되묻는다.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청와대 1부속비서관은 장관 후보자가 아닌 딸의 사생활을 파헤칠 권리는 국회의원도, 언론도 없다고 일갈했다. 한 여당 국회의원은 조 후보자가 아닌 입시제도와 교육, 직업 귀천, 사회 현실의 문제라고 돌라댄다. 진보 인사들이 개인의 잘못이나 비극을 이따금 사회 문제로 치환하는 습성과 흡사해 놀랍다. 대통령이 지명했으니 무조건 지지한다는 유명 작가는 그나마 애교에 가깝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민초들은 조 후보자의 불법이나 위법을 따지자는 게 아니다. 그와 가족에게도 기회는 평등한가, 과정은 공정한가, 결과는 정의로운가를 묻는다. 그래서 ‘공정과 정의를 대변할 수 있는가’ ‘사법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도덕성을 지녔는가’를 묻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물해 청와대 비서실마다 걸린 액자 ‘춘풍추상(春風秋霜·남에겐 봄바람 같이 나에겐 가을서리 같이)’처럼 하라는 것도 아니다. 남에게 하는 만큼 내편에게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충분하다. 여론은 조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하느냐 마느냐의 차원을 넘어 특권과 반칙만은 없애겠다는 촛불정부의 정당성을 묻는 것이다.

 

                                                                                 이 글은 내일신문 칼럼에 실린 것입니다.

 

 


Posted by 김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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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가능한 음식으로 생각되던 ‘임파서블 버거’ 바람이 돌풍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쇠고기 맛과 같게는 낼 수 없을 것으로 여겼던 식물성 고기가 대중의 입맛 시험에 너끈히 통과해 글로벌 체인업체에서까지 본격 판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햄버거 체인점 버거킹은 식물성 패티로 만든 ‘임파서블 와퍼’ 판매를 지난 8일부터 미 전역 7000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세인트루이스에서 쇠고기 와퍼를 주문한 손님들에게 몰래 임파서블 와퍼를 제공하는 실험을 했다. 손님들은 진짜 쇠고기 버거를 먹은 것으로 감쪽같이 속았다.


 눈치를 보던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도 내년 초부터 ‘임파서블 버거’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2만여 햄버거 식당들은 이미 임파서블 버거를 메뉴에 올려놓았다. 20~30대인 밀레니얼 세대가 이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임파서블 버거’는 지구 온난화와 환경 보호의 화급함을 절감해온 패트릭 브라운 전 스탠퍼드대 생화학 교수의 집념어린 소산이다. 축산업은 기후와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꼽힌다.

                                                                             


 채식주의자이기도 한 브라운 교수는 2009년 연구년(안식년)을 맞아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긴 도전에 나섰다. 출시된 지 30년이 넘은 식물성 콩고기가 동물 고기의 풍미를 결코 흉내 낼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해 보겠다는 각오가 당찼다. 1년 반 동안 쇠고기를 쓰지 않고도 쇠고기 맛을 재현하는 연구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그는 혈액 헤모글로빈 속의 ‘헴(heme)’이라는 분자가 고기 맛의 핵심이란 사실을 발견했다. 시카고대에서 DNA를 전공한 브라운은 1988년부터 스탠퍼드 의대에서 관련 연구를 이어오던 터였다. 그는 곧이어 분자화학을 활용해 콩에서 ‘헴’을 추출하고 아몬드와 밀 등을 첨가해 실제 고기처럼 붉은 육즙이 흐르고 맛과 질감, 영양분도 같은 버거를 구현하는 비법 개발에 성공했다.


 막상 문제는 상용화였다. 관련 학회에서도 반응이 시큰둥했다. 그러자 브라운 교수는 2011년 대학에 사표를 내고 900만 달러를 투자받아 ‘임파서블 푸즈’ 회사를 직접 설립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 후 5년 간 추가 연구와 시제품 생산에 온힘을 쏟았다. 이윽고 효모를 이용한 발효기술로 헴 분자를 대량생산해 식물성 햄버거 패티를 거의 무제한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을 발명했다. 브라운의 꿈에 공감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더스틴 모스코비치, 구글벤처스 같은 저명 기업인과 기업이 임파서블 푸즈에 투자했다. 2016년엔 뉴욕의 한국계 셰프인 데이비드 장이 ‘임파서블 버거’를 처음 시판하면서 시장화에 들어갔다.

                                                                        

임파서블 프드를 발명한 패트릭 브라운 박사


 2018년 6월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임파서블 푸즈의 안전을 승인하면서 신뢰도는 더욱 높아졌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국제비정부기구인 유엔지원SDGs협회가 지난 7월 ‘임파서블 버거’를 지속가능한 브랜드 1위로 선정해 날개를 달아주었다. 디즈니, 스타벅스, 구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그 뒤를 잇는 걸 보면 얼마나 대단한 미래산업인지 방증한다. 브라운 박사의 목표는 2035년까지 임파서블 푸즈가 동물고기 식품을 완전히 대체하기를 바랄만큼 야심차다.


 임파서블 버거의 성공은 일본의 첨단 소재·부품·장비 수출규제로 겁박을 받고 있는 한국 기업과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절박한 상황과 동기부여, 집념이 어우러지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도 해낼 수 있다는 교훈이 그것이다. 브라운 박사의 집념은 10년 만에 성공가도에 들어섰다.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며 회의적인 사람들이 다수다. 원료 확보, 기술개발,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풀어야 할 난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도발했다는 설이 유력한만큼 한국은 더 물러설 곳이 없다. 일본의 경제전쟁 촉발은 다소 느슨해졌던 도전의식과 동기부여에 안성맞춤이다. 카이스트 전·현직 교수 100여 명과 서울대 공대 교수들이 기술자문단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은 임파서블 버거의 탄생 때처럼 상서로운 징조다. 자유기업인의 표상으로 불리는 제이 밴 앤델은 자서전에서 “세상에 끈기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천재도 끈기를 대신할 수 없다.”고 갈파했다. (뉴욕에서)


Posted by 김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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