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완종, 박근혜, 리콴유 검찰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와 인터뷰 육성녹음을 보고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먼저 떠올려야할 사람은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다. 최근 타계한 리콴유야말로 박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박 대통령이 외국 지도자의 장례식에 참석한 첫 사례로 리콴유를 선택한 것도 그런 상징성이 크다. 리콴유의 가장 탁월한 업적이 부정부패를 서릿발같이 다스려 싱가포르를 세계에서 가장 청렴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만든 일이다. 싱가포르가 세계 최상위권 부자국가로 우뚝 선 것은 부패 정치인과 공무원을 일벌백계로 척결한 덕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그 비결은 자신과 최측근에게 한층 더 엄격한 법의 잣대를 적용해 국민의 신뢰를 이끌어낸 데 있다. 1995년 리콴유의 부..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41)--<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공부와 운동은 물론 리더십에서도 남자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더 뛰어난 경우도 많다. 당연히 자신감, 자긍심, 열정이 넘쳐난다. 진취적이고 도전의식이 강하다. 성실하고 낙천적이면서 실용적이다. 관심 영역도 넓다. 개인주의 성향이 짙지만 평등주의와 이상주의를 추구한다. 하버드대 아동심리학과 댄 킨들런 교수가 2007년 제시한 신조어 ‘알파걸’의 특성이다. 미국 10대 엘리트 소녀들을 의미하는 알파걸은 ‘최상’ ‘으뜸’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그리스어의 첫 자모인 알파(α)와 걸(girl)을 결합한 낱말이다. ‘혁명의 딸들’이라는 별칭이 붙은 알파걸들은 여성해방 운동가들의 딸이나 손녀뻘이다. 은수저가 아닌, 페미니스트들의 눈물어린 투쟁의 과실을 물고 태어난 첫 세대다. 킨들런 교수는 알파걸이 시몬 드 보부아.. 더보기
거꾸로 가는 언론·표현의 자유 18세기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영국에선 정부를 비판하는 일은 무엇이든 범죄행위였다. 말이든 문서로든 정부를 비판하면 모두 처벌 대상이 됐다. 국왕의 권위를 하늘처럼 여기는 ‘보통법’(Common Law)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진실이 더 클수록 명예훼손도 그만큼 커진다’는 발상까지 담고 있었다. 진실할수록 더 큰 피해를 주기 때문이라는 억지스러운 주장이다. 여기에 도전한 이들은 ‘케이토’라는 필명으로 편지 형식의 연재 에세이를 쓴 정치철학자 존 트렌처드와 토머스 고든이었다. ‘정부가 국민을 위해 운영되려면 국민에게 언론의 자유가 있어야 하고 정부정책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핵심 사상이다. 두 사람은 1720년 ‘진실이 명예훼손의 방어기제가 돼야 한다’는 혁명적인 생각을 처음 전파했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