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비판을 즐기는 권력기관들 해마다 연말 정기국회가 열릴 때면 실세 의원들이 거액의 자기 지역구 예산을 끼워 넣는 꼴불견 행태가 어김없이 나타난다. 여기엔 실세 의원들이 화급하지 않은 지역구 예산 잔치를 벌이는 동안 기초생활수급자 같은 밑바닥 서민들에게 꼭 필요한 국가예산 수천억 원이 뭉텅이로 잘려나가는 데 심각성이 도사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실세 의원들이 언론으로부터 비판 받는 것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도리어 즐기는 후진성이다. 중앙 언론에서 비판 기사를 쓰면 지역주민들이 ‘고생한 의원 나리’라고 박수를 쳐 주기 때문이다. 부정청탁이나 다름없는 쪽지 예산을 통과시킨 직후 국회 예산결산위원들이 하필이면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정치 후진국으로 ‘예산심의 시스템연구’ 외유를 떠난 것은 코미디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성격은 달라도 이와.. 더보기 자유의 마을 대성동 이야기 ‘자유의 마을’이라는 별칭을 지닌 대성동(臺城洞)은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 안의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이다. 행정구역 명칭은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그러나 이곳은 지구촌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고 작은 마을이다. 대한민국 영토이지만 유엔군 사령부의 통제를 받는다. 마을 주민의 참정권이나 교육 받을 권리는 대한민국 법률에 따르지만 병역과 납세 의무는 면제된다. 마을 사람들은 외부로 드나들 때 유엔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기라도 하면 출입이 더 엄격히 통제된다. 휴전 후 60여 년, ‘섬 아닌 섬’에서 고립되어 살아온 이곳 사람들이 마을 리모델링 사업으로 새로운 희망에 부풀어 있다. 7월 23일 대성동 마을에서 ‘통일맞이 첫 마을 대성동 프로젝트’ 관.. 더보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정상의 비정상화’다 세계 민주주의의 전범(典範)이 되고 있는 ‘자유론’을 쓴 존 스튜어트 밀은 국민 교육의 전부나 대부분을 국가가 장악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교육의 다양성을 주창했다. “전체적 국가 교육은 오직 국민을 틀에 집어넣어 서로 너무나 흡사하게 만들려는 수단에 불과하다. 국가가 국민을 정형화하는 틀은, 결국 국가권력을 장악한 우월한 세력-군주건, 승려 계급이건, 귀족 계급이건, 현재 대중의 다수파이건-이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교육이 효과와 성공을 거두면 거둘수록 국민의 정신에 대한 압제가 확립되며, 그 압제는 자연의 추세로서 국민의 육체에 대한 압제를 유발한다.” 밀이 민주주의의 토대가 된 ‘자유론’을 출간한 게 1859년이니, 조선 철종 때 통치이념인 성리학과 유교 윤리를 백성들에게 전파하기 위한 .. 더보기 이전 1 ··· 80 81 82 83 84 85 86 ··· 28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