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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등재된 국해의원(國害議員) 한 고등학교에서 한자능력시험을 치렀다. ‘다음에 열거되어 있는 사자성어(四字成語)를 통폐합해 하나의 사자성어로 표현하시오. 마이동풍(馬耳東風), 우이독경(牛耳讀經), 후안무치(厚顔無恥), 용두사미(龍頭蛇尾), 조령모개(朝令暮改), 일구이언(一口二言), 횡설수설(橫說竪說), 중구난방(衆口難防), 갑론을박(甲論乙駁), 당동벌이(黨同伐異), 우왕좌왕(右往左往), 이합집산(離合集散), 풍전등화(風前燈火), 유야무야(有耶無耶), 오합지졸(烏合之卒), 안하무인(眼下無人), 막무가내(莫無可奈), 안면박대(顔面薄待), 부정축재(不正蓄財), 뇌물수수(賂物授受), 책임회피(責任回避), 일단부인(一旦否認)’ 답을 제대로 쓴 학생은 단 한 명뿐이었다. 그 학생은 장학금을 받아 중국유학을 가게 됐다. 정답은 국회의원(國會議員).. 더보기
개구리와 6070 정치 사람들은 곧잘 애꿎은 개구리를 비판의 도구로 삼는다. ‘냄비 속의 개구리’라는 그럴듯한 예화가 대표적이다. 개구리를 뜨거운 물이 담긴 냄비에 넣으면 금방 뛰쳐나오지만 차가운 물이 담긴 냄비에 넣은 뒤 서서히 데우면 뜨거운 줄 모르고 그 안에서 죽고 만다는 얘기다.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거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과 조직을 비판할 때 비유하곤 한다. 이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지만 줄기차게 인용된다. 잘못 알려진 지식임에도 이를 모르는 사람들과 언론, 인터넷의 전파력이 낳은 부작용이다. ‘냄비 속의 개구리’ 일화는 19세기에 했던 한 과학자의 실험이 잘못 전해져 오늘날까지 내려온다. 그 후 수많은 실험 결과, 정상적인 개구리는 어느 정도 온도가 높아지면 냄비에서 뛰쳐나온다. 개구리가 뇌사 상태..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42)--<통치론> 존 로크 영국 법정에서는 지금도 하얀 가발을 착용한 법관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2008년부터 민사·가정재판에서 가발 착용을 금지했으나 형사재판에서만은 예외로 했기 때문이다. 흰 가발은 법정의 존엄을 상징한다. 재판내용이나 판결에 앙심을 품고 보복하는 것을 우려해 판·검사나 변호사에 대한 신변보호 수단으로 익명성이 높은 가발을 이용한다는 설도 전해온다. 천장이 높은 영국 법정이 추웠기 때문에 방한용으로 가발이 등장했다는 또 다른 주장도 있긴 하다. 하지만 기능성만으로 300년 넘게 전통이 이어지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영국 판사와 변호사 대다수가 여전히 법정에서 가발 착용을 원하는 반면 국민은 시대착오적인 관습으로 여긴다는 조사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천부인권’ 사상에 바탕을 둔 시대정신에 비춰보면 당초 착용 동..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