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마주하는 외교 격랑 취임 첫날부터 외교전선 기류는 상쾌하지 않았다. 미국 백악관은 한국 대선 결과에 관해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진행했다”면서 “전세계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중국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를 우려하고 반대한다”고 논평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축하 메시지라기엔 뜨악하다. 몇 시간 뒤 중국이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일관되게 내정불간섭원칙을 견지해왔다”면서 “(미국이) 중한 관계를 이간질하지 말라”고 했다. 남의 나라 대선 결과를 두고 벌인 이례적인 신경전이었다. 이 대통령이 취임연설에서 국익 위주의 실용외교를 선언하자마자 마주친 상징적인 일은 앞날을 보는 듯하다. 지구촌의 두 코끼리, 미국과 중국 모두와 잘 지내야 하는 한국의 처지를 보면 스리랑카 속담이 떠오른다. ‘코끼리가 싸움.. 더보기 대선판에서 과소비하는 박정희 향수 정지용의 시 ‘향수’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살갑다못해 애틋하게 스며온다. 순우리말로 그윽하게 우려낸 시어는 섬세하고도 독창적이다.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같은 표현은 미윤(美潤)하기 이를 데 없다. ‘향수(鄕愁)’는 고향과 과거를 그리워하는 감정을 뜻한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향수’는 치명적인 질병이었다. 이 병에 걸리면 스위스 용병이 몸져누웠고, 멀쩡하던 소녀가 사람을 죽인다. 스위스 의사 요하네스 호퍼는 ‘향수’를 뜻하는 단어를 ‘노스텔지어(nostalgia)’라고 명명했다. 조선으로 치면 숙종시대인 1688년에 쓴 박사논문에서다. 스위스에서 시작한 노스탤지어라는 질병은 미국 프랑스 등 서구 열강과 중남미 식민지로 퍼.. 더보기 ‘친윤’ ‘탄핵 반대’로 치르는 국민의힘 대선 정치에서 이보다 극적인 반전은 찾아보기 어렵다. 직전 집권당인 국민의힘 대선 최종후보는 막장드라마 같은 곡절 끝에 김문수 경선 승리 후보로 귀결됐다. 김 후보는 선출 일주일 만에 낙마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친윤’ 지도부는 여론조사에서 앞선다는 이유만으로 당내 경선을 껍데기로 만들고 한덕수 전 총리를 후보로 무리하게 옹립하려다가 사달을 일으켰다. 이번 사태는 후보단일화를 명분으로 삼아 저지른 정당 민주주의의 퇴행을 경고한 선례로 남을 게 분명하다. 정치공학에 매몰돼 상식을 벗어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면 탈이 나고 만다는 교훈적 사례로 안성맞춤이다. 불법 비상계엄으로 민주주의를 파탄한 전직 대통령의 소속 정당이 당내 민주주의까지 훼손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다. 대한민국의 정치 행태가 참담하게 다가오는 ..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 29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