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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휴전 택한 트럼프 시진핑 정상회담 ‘실패한 정상회담은 없다’는 외교가의 속설 그대로였다. 세계의 눈과 귀를 모은 부산 미·중 정상회담은 각자의 공격 무기를 거둬들여 전략적 휴전 상태로 막을 내렸다. ‘세기의 담판’이라고까지 불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좌는 서로 만족하는 양보 카드로 모양새 좋게 마무리됐다.  이로써 세계 경제를 불확실성의 경지로 몰아넣었던 미·중 무역전쟁은 봉합 국면에 들어섰다. 두 정상이 6년 4개월 만에 다시 만나 반년 넘게 이어진 갈등 상황을 정리했으나 급한 불만 끈 셈이다. 정상회담 결과, 미국은 중국에 부과한 합성마약 펜타닐 관세 20%를 10%로 낮추기로 하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하기로 했다. 일단 약속 기간은 1년이지만 유예가 해마다 연장되길 기대하는 게 .. 더보기
법이 많을수록 정의는 줄어든다 법 만능주의에 대한 경종은 일찍이 로마 시대부터 울렸다. 정치가이자 법률가인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는 “법이 많을수록 정의는 줄어든다”고 경계했다. 그의 명저 ‘의무론’에 오랜 격언이라고 쓴 걸 보면 당시 로마인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원어(Summum ius, summa iniuria)를 직역하면 ‘극단적인 법 적용은 극단적인 불의가 된다’는 뜻이지만 의역으로 통용된다. 이 격언에는 법의 양적 팽창이 실질적 정의 실현보다는 처벌 위주의 형식적 적용, 자의적 해석, 법률가 중심 통치의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겼다. 더불어민주당은 집권당이 된 후 내란청산과 개혁을 명분으로 입법 만능주의에 사로잡힌 느낌을 준다. 검찰청 폐지 법안 처리를 완료한 뒤 사법·언론개혁을 위한 입법에 속도.. 더보기
‘서울병’과 혐중 시위 외국인들 사이에서 ‘서울병’이란 말이 유행한다. ‘서울에 대한 병적 동경’을 뜻하는 신조어다. 서울병은 흥미로운 언어유희적 현상의 하나다. 여행 후유증이 아니라 서울의 문화와 도시에 대한 동경심이 담겼다. 이 말은 최근 들어 중국 Z세대를 중심으로 소셜미디어 ‘더우인’ ‘샤오홍슈’ 같은 곳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언론이 이를 ‘서울 신드롬’으로 번역해 소개하는 바람에 널리 알려졌다. 서울병을 ‘국뽕’으로 소비해서는 안되겠지만 중국 언론도 인정할 만큼 실체는 분명하다. 중국 텐센트 뉴스는 “서울병은 2024년 등장해 원래 K팝 팬덤에서 한국 아이돌이 생활하거나 활동한 장소를 방문하고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용어로 사용됐으나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고 소개한다. 이는 일본에서 유행했던 ‘파리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