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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차 다 되도록 꼬리표 못 뗀 ‘인사 난맥’ 사람 쓰는 걸 보면 리더의 능력이나 그릇이 금방 드러난다. 청나라 전성기를 구가한 옹정제는 "나라를 다스림에 용인(用人)이 근본이며 나머지는 모두 지엽적인 일이다"라고 했다. 2500여년 전 공자 이래 ‘인사가 모든 일을 좌우한다’라는 말이 흔들리지 않고 내려오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틀 뒤면 임기 1/3을 지나는 윤석열 대통령은 ‘가장 큰 문제가 인사 난맥’이라는 만년 꼬리표를 떼지 못한다. 집권 3년 차를 앞두고 윤 대통령이 잇달아 단행한 인사를 본 뒤 "중소기업 사장들도 이렇게는 하지 않는다"라는 개탄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윤 대통령의 인사는 적재 적소 적시의 3요소 가운데 어느 하나도 제대로 되는 게 별로 없다. 천하의 인재를 구하겠다는 생각보다 ‘아는 사람’을 돌려막는 행태가 굳어졌다. 그것도.. 더보기
신물 나는 재래시장 어묵·떡볶이 정치 한국에서 가장 진부한 광경 가운데 하나가 정치인들의 재래시장 방문이다. 재래시장은 정치인들이 선거철만 되면 으레 찾는 상징적인 장소가 됐다. 대통령은 지지율이 추락하거나 국정이 꼬일 때면 재래시장을 찾아가곤 한다. 경제부처 장관들이 명절이나 연말연시를 앞두고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재래시장이기도 하다. 이때 옷차림에도 신경을 쓴다. 대개 검소해 보이는 점퍼에 운동화를 신는다. 어묵이나 떡볶이를 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몇 가지 생활필수품을 사고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가기도 한다. 이따금 대형마트 때리기 쇼도 한다. 구태의연하다는 비판적 시선에도 재래시장을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하나같이 서민과의 친화력을 과시하는 ‘서민 코스프레(서민 흉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총선을 앞.. 더보기
거꾸로 달리는 포퓰리즘 정부 꿈은 현실에서 반대로 일어나는 경우가 잦다. ‘역주행’ 꿈은 다르다. 일이 원하는 방향과는 반대로 진행되거나 운기(運氣)가 저하되는 현실로 나타난다. 출범 1년 6개월이 갓 지난 윤석열정부는 역주행이라는 비판을 유독 많이 받는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서는 과거로 돌아가는 반짝인기 정책이 쏟아져 나온다. 기후위기를 극복하려는 지구적인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회용품 금지 조치 철회가 느닷없이 불거졌다. 이게 자영업자 표를 의식한 선심성 정책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 카페에서 플라스틱 빨대, 편의점에서 비닐봉지 사용 등을 금지하는 정책은 애초 지난해 11월부터 하려다 1년 계도기간을 둔 뒤 정식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선진 대한민국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9위를 자랑한다. 반대로 기후대응 순위는 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