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자본주의와 지도층의 위기 1998-09-16 날씨마저 제정신을 잃어버린 요즘 우리는 나라 안팎에서 일어난 가치관의 처연한 일탈(逸脫)장면을 참담한 가슴으로 체험한다. 더 말할 것도 없이 입에 담기도 거북스런 세계 최강국 지도자의 성추문과 보험금을 타기 위해 아들의 손가락을 자르는 것조차 주저하지 않은 우리네 아버지의 비정한 모습이 그것이다. 두 사건은 가장 원초적 욕망인 성(性)과 돈의 노예가 된 인간의 벌거벗은 원형을 더없이 극명하게 보여준다. 둘은 동·서양 덕목의 동반타락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서양을 표상하는 근대적 시대정신인 청교도 윤리와 동양의 대표적인 철학이자 신앙인 유교정신의 몰락을 의미한다. 또 다른 측면에서 두 사건은 유행어가 되다시피한 「자본주의의 위기」의 한 단면을 드러내는 공통점을 지녔다. 청교도정신은 .. 더보기 <데스크 칼럼> 犬公과 국회의원 1998-08-05 유권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면 때론 상식을 훌쩍 뛰어넘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부근에 있는 조그만 읍인 「수놀」의 주민들은 지난 83년 견공(犬公)을 읍장으로 뽑았다. 사람 읍장에 오죽 넌덜머리가 났으면 그랬을까. 요즘 우리 정치인들을 보면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자신을 위해(危害)하지 않는 한 결코 주인을 배신하지 않는 개의 품성에서 암시를 얻은 유권자들이 1회성 시위 정도로 시작했다가 무려 여섯차례나 연임시켰다. 읍장으로 선출된 보스코 보스 라모스란 이름의 이 사냥개가 유권자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더없이 충직했기 때문임은 물론이다. 4년 전인 지난 94년 천수(天壽)를 다할 때까지 11년간이나 자신의 임무에 일로매진(一路邁進)했다. 비록 인구가 1,000여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더보기 <데스크 칼럼> 日 국민의 냉엄한 심판 1998-07-15 한나라의 포괄적 건강상태를 단숨에 읽어내는 수단으로 증권시장을 능가하는 것이 없지 않을까 싶다. 정치·경제적 민심 감지에는 더욱 그렇다. 한결같이 경제적 위기에 시달리는 아시아국가들의 경우 외환시장을 추가하면 그만일 듯하다.엊그제 끝난 일본 참의원 선거결과에 대한 일본 국민의 생각도 주가와 엔화에 거의 그대로 투영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권 자민당의 참패 직후 주가가 떨어지기는커녕 반등세를 나타냈다. 엔화 역시 초기엔 약세를 면치 못하다 회복세로 돌아섰고 하루가 지난 뒤엔 좀 더 강세로 접어들었다. 하루 이틀만 보고 모든 걸 판단하기 어려운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일본 정국은 단기적으로 여전히 불투명하다. 다만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총리의 사임 발표가 국민에게 기대.. 더보기 이전 1 ··· 278 279 280 281 282 283 284 ··· 29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