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낯 간지러운 ‘정보化’ 1998-04-22 앨버트 고어 미국 부통령 부자의 선각(先覺)은 무릎을 치게 만드는 우연의 일치부터 우선 이채롭다. 그 성격은 다르지만 미국이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온존하는 데 한몫을 하는 「고속도로」와 공교로운 인연을 맺고 있다. 고어 부통령의 아버지인 앨버트 고어 1세는 연방 상원의원으로 활약하면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고속도로망을 구축하는 일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의 자동차도로가 광대무변한 국토를 사통팔달하는 고속도로망으로 거듭난 것은 앨 고어 1세의 선견지명 덕분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1956년 제정된 미국의 「고속도로법」은 대부분 그의 남다른 생각에서 비롯됐다. 그런 아버지를 닮아선지 고어 부통령은 미국이 지난 93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최첨단 「정보초고속도로」 건설을 .. 더보기 <데스크 칼럼. 1인자와 2인자 1998-04-08 역사에 길이 남는 건국엔 으레 걸출한 지도자와 그에 버금가는 1등공신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신생국 가운데 모범생으로 일컬어지는 싱가포르의 발전과정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간관계는 리콴유 초대총리와 고갱쉬 전제1부총리다. 두 지도자의 관계는 찾기 힘들 만큼 특이하다. 그들은 함께 손을 맞잡고 나라를 일으켜세운 주역이면서도 인간적인 친근함은 나눠갖지 못했다. 1인자와 2인자 사이였던 두 사람은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부인 콰걱추를 제외하고는 리콴유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었던 사람은 고갱쉬가 사실상 유일했다. 고갱쉬는 다른 모든 사람들이 동의한 리콴유의 정책결정에 도전하거나 수정을 강요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리콴유는 화를 내거나 무시하지 않았다. 그만큼 고갱쉬의 .. 더보기 [여적] 빼앗긴 분수대 낭만 1998-03-27 시인 조병화(趙炳華)는 분수(噴水)를 이렇게 노래한다. 『분수야 쏟아져 나오는 정열을 그대로 뿜어도/소용이 없다/차라리 따스한 입김을 다오/저녁 노을에/무지개 서는/섬세한 네 수줍은 모습을 보여라』. 그가 아니라도 분수는 세계 어느 나라 예술인들에게든 더없이 친근한 소재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에는 70년대 초반부터 「시가 있는 분수」를 만들어온 「분수동인」까지 생겨났다.실제로 분수대와 광장을 빼놓곤 도시를 생각할 수 없을 게다. 둘은 따로 존재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바늘과 실의 관계나 다름없다. 분수없는 도시는 영혼없는 인간과 같다고 비유한 사람도 있을 정도다. 서울의 명물 세종문화회관도 그 자체로서는 물론 분수대 광장때문에 직장인과 외국관광객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90년부터는 .. 더보기 이전 1 ··· 279 280 281 282 283 284 285 ··· 29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