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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20㎞, 60대는 60㎞?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고 했던가. 하지만 한 해의 끝자락에 서면 누구나 “시간은 인간이 소비하는 것 중에 가장 비싼 것”이라고 했던 소요학파 철학자 테오프라스토스의 말을 절감할 것이다. 해서 사람들은 쏜살같은 시간에 관해 한마디씩 남겼다. “시간을 지배할 줄 아는 사람은 인생을 지배할 줄 아는 사람이다”(에센 바흐), “시간을 최악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부족하다고 늘 불평하는 데 일인자다.”(장 드 라 브뤼에르) 시간을 낭비 없이 가장 효율적으로 썼다고 알려진 러시아 곤충분류학자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로비치 류비셰프라면 시간을 지배했다고 해도 과장은 아닐 듯하다. 주어진 모든 시간을 단 1분도 빠뜨리지 않고 시간통계를 기록한 노트를 남겼다니 징그러울 정도다. 그에게 문제는 시간의 양이 아니.. 더보기
[책과 삶]은유의 힘은 진실보다 강하다? 입력 : 2008-12-19 17:27:25ㅣ수정 : 2008-12-19 17:33:12 ㆍ간질 발작·뇌 수술·도벽 등 소설과 경계를 섞은 저자의 모호한 회고록 나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 로렌 슬레이터 | 에코의서재 특이한 책이다. 회고록이긴 한데 마치 소설 같다. 경계가 모호해지는 느낌이 든다. 지은이도 소설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실도 아니라고 알 듯 모를 듯한 한마디를 덧붙인다. 소설가가 인물을 창조하는 것과는 다른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은유를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은유는 꾸미기 전략이 아닌 전달을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라는 점을 역설한다. ‘삶의 이야기’인 회고록에서 은유는 결국 솔직함의 또 다른 표현이라는 설명을 듣고 보면 조금 더 이해가 간다. 그래선지 지은이는 원래 이라는 제목에다 이라는 .. 더보기
[여적]겨울나기 입력 : 2008-12-19 18:01:41ㅣ수정 : 2008-12-19 18:08:44 선인들은 계절에 맞춰 격조 있게 사는 슬기를 지녔던 것 같다. 청나라 초기에 살았던 장조(張潮)는 책도 철 따라 다르게 읽으면 좋다고 권면했다. 그는 이란 저서에 이렇게 썼다. ‘문집을 읽자면 봄이 제격이다. 그 기운이 화창하기 때문이다. 역사서 읽는 때는 여름이 적당하다. 그 날이 길기 때문이다. 제자백가 읽기에는 가을이 꼭 맞다. 그 운치가 남다른 까닭이다. 경서 읽기는 겨울이 좋다. 그 정신이 전일한 까닭이다.’ 그는 계절과 비도 품격을 나눴다. ‘봄비는 책읽기에 알맞고, 여름비는 바둑·장기 두기에 꼭 맞으며, 가을비는 점검하여 간수하기에 마침 맞고, 겨울비는 술 마시기에 적당하다.’ 우리네 서민들은 계절 비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