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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과 축구의 정치학 축구소설이 아니면서도 이처럼 풍성하고 격조 높은 축구지식을 담은 소설이 있는지 들어본 적이 없다. 박현욱의 논쟁적 장편소설 말이다. 폴리아모리(비독점적 다자연애)가 소설의 주제지만 축구로 시작해 축구로 끝난다. 제목부터 발칙한 는 축구라면 질색하는 사람들조차 축구의 마력에 푹 빠지게 하지 않을까 싶다. 축구와 연애, 결혼, 인생의 공통점을 고비마다 절묘하게 연결고리 짓는 작가의 전개방식이 놀랍다. 책의 들머리를 장식하는, ‘인생 그 자체가 축구장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영국 시인 월터 스콧의 말이 이 소설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작가는 축구의 정치·사회학을 종종 유명인사들의 말로 대변한다. 작가 조지 오웰이 축구를 일컬어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했다면, 토털 사커의 창시자이자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 더보기
[책과 삶]정선의 ‘진경산수화’ 실제 경치와 닮지 않았다 입력 : 2010-06-04 17:47:33ㅣ수정 : 2010-06-05 01:11:15 ㆍ김홍도 ‘카메라 옵스쿠라’와 달리 실제 경치에 ‘선경’ 의미 부여 과장 ㆍ조선후기 지도의 회화풍에 큰 영향 ▲옛 화가들은 우리 땅을 어떻게 그렸나…이태호 | 생각의나무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듬성듬성 서 있는 성긴 숲 사이로 둥근 달이 소슬하게 떠 있다. 그 옆으로 개울물이 졸졸거리며 외려 적막감을 더해준다. 달밤이 주는 정취를 독특하게 담아낸 단원 김홍도의 ‘소림명월도’(疏林明月圖)는 시리도록 은은하다. 김홍도와 쌍벽을 이루는 겸재 정선의 금강산 비경 ‘금강전도’(金剛全圖)와 비 온 뒤의 인왕산을 그린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역시 ‘진경산수화’의 진면목을 뽐낸다. 이렇듯 진경산수화는 성리학의 굴레와 중국.. 더보기
‘천안함’에는 없는 설득의 리더십 리더십에 대한 정의는 리더와 연구자의 숫자만큼이나 많다고 한다. 리더십에 관한 방법론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리더십에 관한 책이 세상에 넘쳐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리더십=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정의는 갈수록 복잡다단하고 온갖 갈등으로 가득한 사회를 반영하고 있다. 인식의 차이를 줄이는 게 리더의 핵심 역량임을 강조한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일화 한 토막. 자녀와 제대로 된 대화가 한 번도 없었던 아버지가 있었다. 우연히 아버지 역할에 관한 책을 읽고 느낀 게 많았던 그는 그날 저녁 아들을 식탁에 불러 앉혔다. “야, 우리 이제부터 대화하자!” 당혹한 아들은 어쩔 줄 몰랐다. 한참동안 기다리던 아버지는 참다못해 한마디를 던졌다. “너, 요즘 몇 등 하냐?” 아버지는 인식의 차이를 극대화하는 미스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