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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목민관에 경종을 울릴지니 2010.03.05 17:13 닌토쿠 일왕(仁德 日王)은 일본 역사상 백성을 가장 극진히 사랑한 군주로 칭송 받는다. 왕자 시절 스승이 백제의 왕인 박사였던 그는 즉위 후 어느 날 왕궁의 전각과 언덕에 올라 사방을 살펴보다 연기가 나는 집이 별로 없다는 걸 발견했다. 백성들이 밥을 짓지 못할 만큼 곤궁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직감한 그는 3년 동안 단 한 푼의 세금도 거둬들이지 않았다. 덕분에 3년 뒤에는 온 나라에서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궁전 살림살이는 왕궁이 낡아 여기저기서 비가 샐 정도로 어려워졌다. 즉위 7년째 처음으로 왕궁 수리에 들어가자 백성들이 너도나도 자진 참여하는 바람에 순식간에 공사를 끝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정사서(正史書)인 에 나오는 일화다. 중종 .. 더보기
편견의 장막 걷어낸 아프리카 2010.02.19 17:40 본문 아프리카에는 흥미롭고 자기암시적인 속담이 전해온다. “사자들이 자신들을 대변해줄 역사학자를 갖기 전까지 사냥에 관한 모든 이야기는 사냥꾼을 찬양하는 일색일 뿐이다.” 역사적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들은 역사가 중심으로 쓰이고, 약하고 권력 없는 자는 언제나 역사에서 누락되거나 악역만 맡고 만다는 경구다. 그래선지 영국 역사학자 홉킨스는 이렇게 자성하는 듯했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 독립의 해인 1960년 이전 식민지시대 유럽인들의 아프리카관은 자연이나 인간의 낙원으로 보는 ‘메리 아프리카’와 원시적이고 미개하다고 보는 ‘프리미티브 아프리카’의 두 극단적 신화로 채색되어 있었다. 그곳에 사는 아프리카인이 주체인 참된 의미의 역사는 쓰인 적이 없었다.” ‘아프리카는 가장 낭만적.. 더보기
호밀밭의 파수꾼’은 영원하리 2010.02.05 17:05 본문 미국의 저명한 출판잡지 ‘퍼블리셔스 위클리’ 1951년 6월2일자에 리틀 브라운 출판사 광고가 실렸다. “ ‘뉴요커’가 주목한 촉망받는 젊은 작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가 쓴 놀라운 신작소설 이 7월16일 출간됩니다. 몇 달 전부터 각종 지면에는 이 소설이 최근 몇 년간 발표된 소설 가운데 가장 흥미진진하며 독창적이라고 평가하는 글들이 실렸습니다. ‘이 달의 책’ 북클럽의 여름휴가 추천목록에도 꼽힌 바 있습니다. 가격은 3달러이고, 보스턴의 리틀 브라운 출판사에서 출간할 예정입니다.” 이때 나온 초판본은 현재 25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세상을 떠난 샐린저의 대표작이자 유일한 장편소설인 (민음사)은 지금까지 숱한 화제를 뿌렸지만 출간될 때부터 곡절의 연속이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