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주인공 우주비행사 쿠퍼는 딸 이름을 ‘머피(Murphy)’라고 짓는다. 딸은 이름에 대한 불만을 아빠에게 털어놓곤 했다. 좋지 않은 일이 거푸 일어난다는 머피의 법칙이 연상되어서다. 그러자 아빠는 이렇게 받아넘긴다. "머피의 법칙은 나쁜 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나게 돼 있다는 말이란다." 물리학자들도 양자역학을 빌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윤석열정부의 잇따른 인사 참사 역시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에 불과하다. 윤 대통령이 새로 임명한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이 하루 만에 사퇴한 것은 상식적이지 않은 인사가 낳은 후과다. 가뜩이나 ‘검찰공화국’ 아니냐는 시선이 불편한 터에 경찰 수사독립의 상징인 국가수사본부 수장마저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검사.. 더보기 빛의 정치, 물감의 정치 세상의 모든 빛을 섞으면 흰색이 나온다고 한다. 흰빛은 세상의 모든 색을 품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인이 오랜 옛날부터 유난스레 사랑하는 게 흰색이다. 빛은 서로 섞일수록 밝아지고, 물감색은 섞일수록 어두워진다. 빛은 섞일수록 밝아져 가산(덧셈) 혼합이라고 부르고, 물감색은 섞일수록 탁해진다고 해서 감산(뺄셈) 혼합이라고 일컫는다. 빛처럼 더할수록 좋은 것으로는 사랑 이타심 평화 인류애가 꼽힌다. 물감색의 성질을 지닌 것으로는 권력 돈 전쟁 이기심 따위가 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민주주의도 빛의 성질을 띤다. 윤석열정권 출범 이후 한국 민주주의가 후퇴한 것을 어렵잖게 체감할 수 있다. 객관적 국제지표까지 지난주 발표됐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 더보기 ‘매슬로의 망치’와 검사 정치인 전성시대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는 ‘망치의 법칙’은 인간의 욕구를 잘 투영한다. ‘욕구 5단계 이론’으로 유명한 미국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가 언급한 이 말은 ‘친숙한 도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인지편향’을 뜻한다. 미국 철학자 에이브러햄 캐플런도 "어린아이에게 망치를 주면 두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찾아다닐 것"이라는 ‘도구의 법칙’을 제시했다. 특정 해법을 모든 분야에 적용하려고 하는 심리를 족집게처럼 짚어냈다. 나라를 경영하는 권력은 망치질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특정 도구에 몰입하면 시야가 좁아질 확률이 높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망치가 있으면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 사람의 경험이 부동산 거래로 제한돼 있으면 모든 게 임대계약 협상으로 보인다"고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 더보기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28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