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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 재산의 정치학 "기자가 버스를 타고 다니느냐, 비싼 자가용 승용차를 타고 다니느냐에 따라 필치가 달라진다." 뉴욕타임스의 신화적인 칼럼니스트 제임스 레스턴의 명언은 언론인의 경제력이 기사 내용과 관점을 바꿀 수 있다는 경구다. 최근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를 보면서 문득 레스턴의 소회가 떠올랐다. ‘처지가 다르면 생각도 달라질 수 있겠구나.’ 대통령비서실 고위공직자의 평균 재산은 무려 50억원에 가깝다. 정확하게 48억3000만원으로 일반 국민 평균의 10배가 넘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대통령비서실 고위공직자 37명의 재산신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윤석열 대통령도 76억9725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전 정부에서 논란거리였던 과다부동산 보유 고위공직자도 15명에 이른다. 일반 국민 가구의 평균 재산은 4억600.. 더보기
평균실종 시대의 ‘최소량 법칙’ 독일 식물학자이자 화학자인 유스투스 폰 리비히는 식물의 성장을 연구하다가 놀라운 현상을 목격했다. 나무랄 데 없이 좋은 환경에 있는 식물이 예상 밖으로 잘 자라지 못하는 사례가 발견됐다. 의아하게 여긴 리비히는 원인을 캐기 시작했다. 마침내 필요한 영양소 가운데 양이 가장 적은 한가지 요소 때문에 성장이 더디어지거나 심지어 멈출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식물은 가장 부족한 영양소의 양 만큼 같은 비율로 다른 영양소를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영양소가 100%씩 공급돼도 가장 부족한 영양소가 10%면 나머지 역시 10%만 사용된다. 식물은 종(種)이나 장소에 따라 필요한 양분을 적절한 수준으로 얻어야 잘 생육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다량 수확이 필요한 환경에서는 풍부한 이산화탄소나 물과 같.. 더보기
분노가 세상을 바꾼다 서양 최초의 웅혼한 서사시는 첫 구절부터 ‘분노’로 시작한다.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아카이오이족에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통을 안겨주었으며 숱한 영웅들의 굳센 혼백을 하데스에게 보내고 그들 자신은 개들과 온갖 새들의 먹이가 되게 한 그 잔혹한 분노를." 서양 문명의 원초적 가치관을 담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가 그리스 영웅 아킬레우스의 분노로 기승전결을 이룬 것은 이채롭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스킬로스의 ‘결박한 프로메테우스’,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 같은 고대 그리스 비극 작품에도 분노가 핵심으로 등장한다. 전쟁 정치 같은 모든 사회 갈등에 분노가 기폭제로 쓰이기 때문이리라. 사회적인 분노에는 불공정이 가장 폭발적인 뇌관으로 쓰이기 쉽다. 조 국 전 법무부장..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