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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피킹 정치의 유혹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대공황을 극복하고 위대한 지도자로 우뚝 선 데에는 통계의 비결이 숨어있다. 당시만 해도 통계·조사기법이 발달하지 않아 대부분 정책이 주먹구구식이었다. 대공황으로 말미암아 한꺼번에 쏟아지는 실업자가 100만명인지, 1000만명인지 누구도 가늠할 수 없었다. 실업자수는 심지어 2500만명까지 추정되고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미국 연방의회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전수조사를 정부에 권고했다. 미국 인구가 1억3000만명이나 돼 전수조사를 하더라도 빅데이터를 집계하는 일 자체가 거의 불가능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통계학자들이 24.9%라는 실업률을 근접하게 알아낸 방법은 표본조사였다. 통계학자들은 임의로 뽑은 전체인구의 0.5%를 대상으로 조사하고 분석했다. 세계 .. 더보기
허슬 컬쳐, 조용한 사직, 주52시간제 개편 김민재 한국 국가대표 축구선수는 민첩한 허슬 플레이(hustle play)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에게 ‘괴물 수비수’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재빠른 뒷공간 커버와 허슬 플레이 덕분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 선수도 경기 흐름을 바꾸는 허슬 플레이로 감독에게 "다른 선수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선수"라는 극찬을 받는다. 스포츠의 허슬 플레이가 일터에서는 열정적으로 일하는 ‘허슬 컬쳐’로 변주된다. 개인 생활보다 회사 업무를 중시하고 열심히 일하는 생활양식과 이를 높이 사는 문화다. 이는 한국에서도 50대 이후 세대의 성공한 직장인들에게서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일벌레’나 ‘워커홀릭’(일중독)으로 불리는 사람들의 전형이 그것이다. 허슬 컬쳐는 원래 현.. 더보기
‘선택적 정직’이 낳는 지도자의 위기 네덜란드 국민화가 렘브란트 반 레인은 남달리 자화상을 많이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캔버스에 그린 것만 50~60점, 종이 판화 데생까지 더하면 100여점에 달한다. 렘브란트의 자화상은 숫자나 작품성보다 정직성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는다. ‘자화상의 교과서’로 불리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사실 그의 외모는 잘생긴 게 아니다. 렘브란트가 20대 때 그린 ‘황금 고리줄을 두른 자화상’에는 젊음의 패기와 자신감이 넘쳐난다. 이와 달리 말년의 자화상들은 초라한 노인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모든 것을 잃고 희망마저 포기한 듯한 얼굴은 안쓰럽다. 한 미술평론가는 렘브란트가 쉰네 살 때 그린 ‘이젤 앞에서의 자화상’을 보고 ‘무자비할 정도로 너무나 무정한 기록’이라고 평했다. ‘예술은 거짓이다’라고 했던 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