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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읽을만한 책들 추석 명절에 귀성을 포기하고 집에서 보내는 이들에게 독서는 연휴를 보내는 가장 알찬 방법이다. 추석 연휴는 평소 시간이 없어 읽지 못했던 책들을 비교적 여유롭게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때마침 책읽기에 좋은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해 더욱 안성맞춤이다. 연휴 기간에 읽어볼 만한 책 몇 권을 골라봤다. ■ 한국의 차 문화 천년 1, 2…정약용·김정희·초의선사 외/돌베개 차향(茶香)이 물씬 풍겨나는 사람이라면 필시 멋과 여유가 배어있으리라. 그윽하고 청아한 격조는 더 말할 것도 없겠다. 유유자적 차중선(茶中仙)의 경지는 우리네 옛 선비 문화가 궁극적으로 지향한 길이다. 낙락장송의 그림자가 드리운 초암(草庵)이나 선비의 문방에서 차를 달이는 화경청적(和敬淸寂)이야말로 지고의 경지다. 차는 넓은 것에는.. 더보기
우즈베키스탄의 세종대왕, 울루그베그---실크로드 여행(2) "진정한 여행의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 --마르셀 푸루스트 실크로드의 중심 도시이자 티무르 제국의 수도였던 사마르칸트에는 우즈베키스탄의 세종대왕격인 울루그베그의 유산이 무수히 남아 있다. 울루그베그와 세종대왕은 닮은 점이 숱하게 많다. 우선 두 제왕은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같은 시대를 살았던 것부터 닮은 꼴이다. 울루그베그(1394~1449)는 세종대왕(1397~1450)이 그렇듯이 빼어난 학자적 군주였다. 정치보다 학문에 더 큰 비중을 두었던 울루그베그는 자신이 세운 메드레세(이슬람 국가의 고등교육기관)에 “학문을 연마하는 것은 모든 무슬림의 의무이다”라고 기록해 강력한 교육의지를 펼쳐보였다. 세종대왕 당시의 집현전과 비교할 수 있을 듯하다. 울.. 더보기
같은 삶 다른 삶--고려인 김병화와 황만금---실크로드 여행 (1)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다.” “여행이란 우리가 사는 장소를 바꾸어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편견을 바꾸어 준다.” 8월 하순 중앙아시아의 실크로드 중심국가 우즈베키스탄을 여행하면서 보고 들은 감동적인 일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고려인들의 삶이다. 쌍벽을 이루는 김병화(1905~1974)와 황만금(1921∼1997)은 고려인 1세대의 전설적인 영웅이다. 단순히 소련 정부가 수여하는 ‘노력영웅’ 칭호를 받아서만이 아니다. 두 사람은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이 러시아 연해주 일대의 고려인 17만여 명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킨 이후 필설로 다할 수 없는 피눈물을 극복하고 기적을 일궈낸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나란히 소련의 최고 훈장을 받고 ‘노력영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