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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핑 포인트가 절실한 탈북자 북송문제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문제가 변곡점이 요긴한 시점에 이르렀다.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강제북송 반대 움직임의 불씨가 나라 안팎에서 번져나갈 조짐이 보이고 있어서다. 어떤 일이든 성공궤도에 접어들기 위해선 급격하게 퍼지거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티핑 포인트’가 긴요하다. 미국 언론인이자 저술가인 말콤 글래드웰의 책 때문에 널리 알려진 티핑 포인트는 본디 물리학에서 나온 말이다. 섭씨 99도의 물은 1도만 부족해도 끓지 못한다. 1도만 더 올라가면 물은 성격이 다른 기체로 변하기 시작한다. 이처럼 극적인 변화의 시발점이 바로 티핑 포인트다. 사회현상도 마찬가지다. 작은 변화로 말미암아 기대하기 어려웠던 일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티핑 포인트가 절실할 때가 있다. 글래드웰은 티핑 포인트에 이르는 세 가지.. 더보기
파란 눈의 한국혼 헐버트 영미인들이 죽어서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힌다는 건 최고의 영예다. 그런 웨스트민스터 사원보다 한국 땅에 묻힌 걸 더 영광스럽게 여긴 미국인이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 외국인묘지에 잠들어 있는 호머 헐버트 박사(1863~1949)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고, 자신의 조국보다 한국을 위해 더 헌신했던 인물’로 불리는 까닭이 그의 묘비명에 오롯이 담겼다. ‘뼛속까지’ 한국을 사랑한 그는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자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이준 열사 등과 함께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밀사로 참석하는가하면, 고종의 밀서를 지니고 미국 대통령 면담을 시도했다. 헐버트는 일제에 맞서다 사실상 추방당하고 말았지만, 3·1운동 이후 미국에서 한인 독립단체를 도우며 불꽃을 이어갔다. 그는 한국의 역사와 지리를 배.. 더보기
판검사 직급의 불편한 진실 사법시험 합격자가 발표되면 웬만한 대학교나 고등학교 교문에 경축 플래카드가 나부끼는 걸 아직도 어렵잖게 본다. 고향에선 그 옛날 과거에 급제한 것 마냥 펼침막을 내건다. 학교와 마을의 경사를 뽐내기 위해서다. 이름이 대학신문이나 동창회보에 실리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개중에는 사법연수원을 거쳐 판·검사로 임용될 성적으로 합격한 사람도 있지만, 다수의 합격자가 일자리 걱정부터 한지 오래다. 사법연수원 수료자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판·검사로 임용되거나 로펌에 들어가지 못하면, 대기업의 상무나 부장급 대우를 받으며 당당하게 입사했다.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과장급으로 낮아지기 시작했고, 요즘엔 대리급으로 입사하는 경우도 흔하다. 아니, 일자리를 얻는 것만으로 감지덕지할 정도로 사정이 어려워진 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