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인류 최고(最古)의 철학 | 나카자와 신이치 ‘신화’란 단어를 떠올리면서 이보다 찬란한 수사를 본 적이 없다. ‘햇빛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소설가 이병주가 대하소설 에 풀어놓은 탁월한 상상력의 산물이다. 학문적으로 폭넓은 지지를 받는 말은 J F 비얼레인의 정의가 아닐까 싶다. ‘신화는 과학의 시초이며, 종교와 철학의 본체이고, 역사 이전의 역사다.’ 일본 최고의 신화인류학자인 지은이가 신화를 ‘인간정신의 종합적 구현’으로 파악한 것은 비얼레인의 정의와 그리 다르지 않다. 신화는 인간이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한 3만년 전부터 쌓아온 지성의 산물이어서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가는 철학의 역사보다 훨씬 앞선다고 생각한다. ‘인류 최고의 철학으로서의 신화’라는 표현은 사실 프랑스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등록상표다.. 더보기 ‘허수아비춤’은 계속된다 새누리당이 두 달 전쯤 경제민주화를 ‘국민과의 약속’에 명시하고 재벌개혁 의지를 내비쳤을 때 ‘허수아비춤’을 다시 떠올렸다. 조정래의 소설 ‘허수아비춤’은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2010년 가을에 나온 소설이지만 지금 이 땅의 재벌 모습을 거울처럼 비춰준다. 재벌을 둘러싼 비리와 구조적 모순, 정경유착, 권언유착 같은 나신을 남김없이 드러낸다. 작가는 무소불위의 경제 권력을 신랄하게 고발하며 경제민주화를 화두로 내건다. “이 작품을 쓰는 내내 우울했다.(중략) 우리는 세계를 향하여 ‘정치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룩해 냈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경제에도 ‘민주화’가 필요하다. 이 땅의 모든 기업들이 한 점 부끄러움 없이 투명경영을 하고, 그에 따른 세금을 양심적으..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5)--<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이 일어나기 며칠 전, 저명한 과학저널 ‘네이처’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300년 안에 지구촌 생물 종의 75% 이상이 사라지는 ‘대멸종’을 맞을 수 있다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안토니 바르노스키 교수의 경고장이 담겨 있었다. 작년 6월에는 전 세계 바다 생태계가 전례 없는 대규모 멸종 단계에 진입할 위험이 커졌다는 국제해양생태계연구프로그램(IPSO)의 새로운 보고서가 유엔에 제출됐다. 이 보고서는 여러 요인이 한데 어우러져 바다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급격한 속도로 파괴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간의 무분별한 어류 남획과 농가에서 흘러나온 화학비료 등에 따른 오염, 이산화탄소 배출이 낳은 해양 산성화, 기후변화가 여기에 포함된다. 지구는 50억년.. 더보기 이전 1 ··· 131 132 133 134 135 136 137 ··· 29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