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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에도 품격이 있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심심풀이로 리처드 스텐걸의 (참솔)이란 책을 읽었다. 단순한 처세서나 자기계발서쯤으로 여긴 것과 달리 꽤 깊이가 있는 아부 문화사다. 미국 시사주간지 의 수석 편집장을 지낸 저널리스트가 쓴 책이니 날탕은 아닐 거라고 짐작은 했던 터이다. 지은이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함께 이란 책도 썼기에 더욱 그랬다. 이란 번역판 제목은 낚싯줄에 가깝게 느껴진다. 원제가 이니 말이다. 구체적인 아부 지침까지 주니 전혀 근거 없는 과장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의 본류는 고대 이집트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 역사를 뒤지며 아부의 실체를 해부한 것이다. 지은이는 아부를 ‘전략적인 칭찬, 즉 특별한 목적을 추구하는 수단으로서의 칭찬’이라고 정의한다. ‘아부만큼 효과가 뛰어난 .. 더보기
남의 불행 먹고 사는 최고 엘리트들 ‘주홍글씨’ ‘큰 바위 얼굴’의 작가 너대니얼 호손은 보든대학 시절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서 소설가가 되기로 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의사가 되어 볼까 싶어도 다른 사람이 아프기만 바라야 하고, 변호사가 되려고 생각해 보니 늘 누군가가 다투기를 바라야 하니 사람이 할 짓이 아니네요. 그렇다고 남의 죄로 먹고 사는 목사가 되는 것도 마뜩찮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작가가 되는 것 말고 달리 무슨 직업이 있겠습니까?” 호손의 편지에는 다분히 익살기가 섞였지만 남의 불행을 먹고 사는 직업을 빗댄 상상력은 번뜩이는 작가답다. 고통을 겪는 사람을 돕거나 치유해 준다는 소명의식을 일단 젖혀놓고 직업이 갖는 특성만 보면 호손의 재담이 설득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의사는 병을 앓는 환자.. 더보기
김정일 부자 사격 표적지 논란 2004년 4월 27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놀라운 소식 하나를 전했다. 수백 명의 사망자를 낸 평안북도 룡천역 열차폭발사고 당시 주민들이 아비규환의 순간에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를 목숨과 바꾸며 챙겼다는 얘기다. 중앙통신은 ‘수령결사옹위의 숭고한 화폭’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상점 수매원 두 사람이 점심식사를 하러 가던 중 강한 폭음소리를 듣고 기업소로 달려가 김일성 부자의 초상화를 품에 안고 나오다 무너지는 건물에 깔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폭발사고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룡천소학교의 30대 교사는 수업 도중 학교건물이 붕괴되면서 교실에 불이 나자 3층 교실에 있던 김일성 부자 초상화를 안전한 곳으로 옮긴 뒤 제자 7명을 구해내고 자신은 숨졌다. 또 다른 50대 교사도 초상화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