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슬로의 망치’와 검사 정치인 전성시대 망치를 든 사람에게는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는 ‘망치의 법칙’은 인간의 욕구를 잘 투영한다. ‘욕구 5단계 이론’으로 유명한 미국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가 언급한 이 말은 ‘친숙한 도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인지편향’을 뜻한다. 미국 철학자 에이브러햄 캐플런도 "어린아이에게 망치를 주면 두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찾아다닐 것"이라는 ‘도구의 법칙’을 제시했다. 특정 해법을 모든 분야에 적용하려고 하는 심리를 족집게처럼 짚어냈다. 나라를 경영하는 권력은 망치질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특정 도구에 몰입하면 시야가 좁아질 확률이 높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망치가 있으면 모든 게 못으로 보인다. 사람의 경험이 부동산 거래로 제한돼 있으면 모든 게 임대계약 협상으로 보인다"고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 더보기
주목경제 시대의 숨은 공로자들 이보다 더 모질고 악독한 말을 하기도 어렵다. "우려먹기 장인들. 자식 팔아 장사한단 소리 나온다. 제2의 세월호냐. 나라 구하다 죽었냐." 국민의힘 소속 김미나 창원시의회 의원이 얼마 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분들. 자식들이 날 때부터 국가에 징병되었나요?? 다 큰 자식들이 놀러 가는 것을 부모도 못 말려놓고 왜 정부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깁니까?! 언제부터 자유 대한민국 대통령이 ‘어버이 수령님’이 되었나요??" 망언의 끝판 대장을 보는 듯하다.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성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 발언으로 물러난 바로 그 사람이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인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은 공식회의에서 이렇게 말을 했다. "지난 .. 더보기
체리피킹 정치의 유혹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대공황을 극복하고 위대한 지도자로 우뚝 선 데에는 통계의 비결이 숨어있다. 당시만 해도 통계·조사기법이 발달하지 않아 대부분 정책이 주먹구구식이었다. 대공황으로 말미암아 한꺼번에 쏟아지는 실업자가 100만명인지, 1000만명인지 누구도 가늠할 수 없었다. 실업자수는 심지어 2500만명까지 추정되고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미국 연방의회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전수조사를 정부에 권고했다. 미국 인구가 1억3000만명이나 돼 전수조사를 하더라도 빅데이터를 집계하는 일 자체가 거의 불가능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통계학자들이 24.9%라는 실업률을 근접하게 알아낸 방법은 표본조사였다. 통계학자들은 임의로 뽑은 전체인구의 0.5%를 대상으로 조사하고 분석했다. 세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