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24)--<인구론>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 인구 과잉이 촉발한 지구촌 위기를 그린 영화와 소설이 전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는 계급투쟁을 그렸지만, 한정된 자원 속에서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정인구를 유지하는 게 필수조건이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의 신작소설 ‘인페르노’는 주인공인 유전공학자 조브리스트의 입을 빌려 “인류를 멸망에 이르게 하는 진짜 질병은 인구 과잉”이라고 주장한다. 이들 영화와 소설은 영국 경제학자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의 문제작 ‘인구론’(원제 An Essay on the Principle of Population)에 바탕을 두고 있다. ‘설국열차’는 열차의 주인 윌포드의 입을 통해 맬서스의 음울한 디스토피아를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자원이 제한된 열차 안에..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23)--<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막스 베버 카를 마르크스와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유난히 오랫동안 수난을 겪고 있는 인물이 막스 베버다. 금서 목록작성이나 검문검색 때가 되면 웃지 못 할 소극(笑劇)의 무대에 영락없이 오르는 것이 막스 베버의 책이다. 군사독재정권 시절 대학 주변에서 검문검색을 하던 경찰은 막스 베버의 책을 들고 다니는 학생이 발견되면 무조건 압수하곤 했다. 마르크스를 부르던 이름 ‘맑스’와 베버의 ‘막스’를 구분하지 못했던 권력 때문에 일어난 책 수난은 1950년대나 21세기를 가리지 않는다.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을 지낸 박상증 원로목사가 1950년대 말 미국 유학을 마친 뒤 배를 타고 귀국 할 때의 일화다. 부산세관을 통관할 즈음 처음 뜯은 상자의 맨 위 책이 하필이면 영어로 쓴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22)--<우주전쟁> 허버트 조지 웰스 일요일이던 1938년 10월30일 저녁 7시58분, 미국 CBS 라디오에서 드라마를 방송하다 갑자기 뉴스를 전했다.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긴급 뉴스를 전해드립니다.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했습니다. 화성인들의 군대가 뉴저지 주의 한 농장 부근에 착륙했습니다. 화성인들이 주요 시설을 파괴하고, 도로는 피란민 행렬로 북새통입니다. 미국이 혼란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그러자 뉴욕에서는 공포에 질린 수천 명의 시민이 진짜 피란에 나섰다. 뉴저지 주에서는 “유독가스가 퍼졌다”는 유언비어가 돌면서 20여 가구가 탈출을 시도했다. 피츠버그에서는 절망한 여성이 독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하는 일이 벌어지는 등 미국 전역이 공황상태에 빠졌다. 훗날 600만 명의 청취자 가운데 120만 명이 피란길에 올랐다는 통계까지 나왔..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21)-<사회계약론> 장 자크 루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호화·사치생활로 프랑스 혁명의 도화선이 된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악의적으로 덧씌워진 얘기의 하나다. 혁명세력이 왕실에 대한 불신을 증폭하기 위해 조작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와 흡사한 말이 프랑스 사상가 장 자크 루소의 ‘고백록’ 에피소드에 등장한다. 어떤 공주가 농부들로부터 빵이 떨어졌다는 말을 듣고 “브리오슈(버터를 듬뿍 사용해 만든 단과자빵)를 먹으면 되지!”라고 했다는 일화다. 여기서도 공주는 뻔뻔한 여자로 매도되지는 않는다. 공주가 알고 있는 빵이름이 브리오슈뿐이었던 데다 호의로 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루소는 빵이 없으면 와인을 마시지 못하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한번은 와인을 마시려는데 빵이 없었다. 그 순간, 루소는 공주의 이 삽화를 떠..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20)--<상대성이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서기 2146년, 한 우주비행사가 광속으로 우주여행을 떠나 10분을 머물다 지구로 돌아온다. 그 동안 지구에서는 무려 80년이란 시간이 흘러갔다. 그에겐 지구가 낯설 수밖에 없다. 그가 살던 곳이 엄청나게 변했기 때문이다. 그는 옛날 걸어본 듯한 길을 되짚어 간다. 그가 도착한 집에는 한 여성이 기다리고 있다. 그녀는 이 비행사를 2층으로 안내한다. 거기엔 몸도 잘 가누지 못하는 백발노인이 누워 있다. 노인은 비행사를 오랫동안 기다렸다는 듯 그윽한 눈초리로 바라보다 뜨겁게 포옹한다. 백발노인은 우주비행사의 아들이다. 젊은 비행사는 자신보다 훨씬 늙어버린 아들을 보고 어쩔 줄 모른다. 곧 세상을 떠날 것 같은 아들은 아버지를 간절히 기다렸다고 말한다. 시간을 테마로 한 옴니버스 영화 ‘텐 미니츠 첼로’(T..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19)--<전쟁론>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 ‘저 묘지에서 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저 파괴된 건물에서 나오는 사람은 누구입니까/검은 바다에서 연기처럼 꺼진 것은 무엇입니까/인간의 내부에서 사멸된 것은 무엇입니까/일년이 끝나고 그 다음에 시작되는 것은 무엇입니까/전쟁이 뺏어간 나의 친우는 어데서 만날 수 있습니까/슬픔 대신에 나에게 죽음을 주시오/인간을 대신하여 세상을 풍설(風雪)로 뒤덮어 주시오/건물과 창백한 묘지 있던 자리에/꽃이 피지 않도록/하루의 일년의 전쟁의 처참한 추억은/검은 신이여/당신의 주제일 것입니다.’ 대표적 모더니스트인 박인환 시인은 ‘검은 신(神)이여’에서 6·25전쟁이 남긴 절망감을 절규하듯 토한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전쟁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갈파했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명언을 입증이라도 하듯 전쟁의 검은 신은 지구촌에..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18)--<동방견문록> 마르코 폴로 13세기 유럽인들에게 ‘세계’는 자신들이 살고 있던 유럽과, 종교적 대립관계이던 이슬람 문화권이 사실상 전부였다. 베들레헴에서 예수가 탄생했을 때 별을 보고 찾아와 세 가지 예물을 바치며 경배했다고 성경에 기록된 동방박사도 오늘날의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이란지역 쯤에서 왔다고 그들은 인식했다. 아랍권을 넘어선 ‘동방’은 단지 구전으로 들려오는 상상의 땅일 뿐이었다. 당시 아시아에서는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정복왕조인 몽골제국이 엄존했음에도 그렇다. 부유한 베네치아 보석상인 니콜로 폴로와 동생 마테오 폴로는 1260년 다른 상인들과 함께 동방을 찾아 떠났다. 이들은 콘스탄티노플과 투르키스탄의 부하라 등을 거쳐 중국에 들어가 베이징 근처에 자리한 쿠빌라이 칸의 왕궁에도 초대받았다. 9년 만에 베네치아로..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17)--<노예의 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아버지, 지금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있어요. 사회주의가 무너지고 있다고요.” 1989년 11월9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는 광경을 텔레비전으로 목격한 로렌스 하이에크 박사가 흥분해서 소리쳤다. 프라이부르크대 병원에 누워있던 아버지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단 한마디로 받아넘겼다. “거 봐, 내가 뭐랬어!” 아버지 하이에크는 이미 오래 전에 사회주의 몰락을 예언했기 때문이다. 그는 1992년 3월23일 세상을 떠나기 직전 동유럽 사회주의국가들과 소련이 무너지는 것을 모두 지켜보았다. 중국의 개혁·개방을 결단한 덩샤오핑은 1978년 노령의 하이에크를 초청했다. “어떻게 하면 중국 인민을 굶주림에서 구할 수 있겠습니까.” 덩샤오핑의 물음에 하이에크는 이렇게 답했다. “농민들에게 그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마음대로 ..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16)--<고용·이자·화폐의 일반이론> 존 메이너드 케인스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뉴욕 타임스는 1929년 1월1일 신년 사설에서 미국 경제의 장래를 장밋빛으로 그렸다. “미국은 지난 12개월 동안 유사 이래 최고의 번영을 구가했다.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한다면 새해는 축복과 희망의 해가 될 것이다.” 그 해 가을에 접어들어서도 당시 미국 최고의 경제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던 어빙 피셔 예일대 교수는 “주가가 항구적인 고원에 올랐다. 미국은 견고한 번영의 길에서 전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예일대 재무처장을 맡고 있던 피셔는 학교 재산을 몽땅 주식에 투자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10월24일 뉴욕 증권시장의 주식가격이 폭락하면서 세계대공황의 서막이 올랐다. 이른바 ‘검은 목요일’은 거의 모든 자본주의 국가들을 엄청난 경기침체와 대량 실업의 ..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15)--<프린키피아> 아이작 뉴턴 사과만큼 인류 역사를 많이 바꾼 과일도 찾아보기 어려울 게다. 어떤 이는 세상을 바꾼 세 개의 사과를 꼽고, 또 어떤 사람은 인류의 운명을 바꾼 네 개의 사과를 들기도 한다. 또 다른 이는 일곱 개의 사과가 세계를 변화시켰다고 최신버전을 제시한다. 일곱 개에는 아담과 이브의 사과, 파리스의 사과, 빌헬름 텔의 사과, 아이작 뉴턴의 사과, 폴 세잔의 사과, 백설 공주의 사과, 스티브 잡스의 애플 로고 사과가 들어간다. 뱀의 유혹에 넘어간 이브와 아담의 사과는 원죄의식의 근원으로 작동하면서 기독교 문명을 탄생시켰다. 비너스를 가장 아름다운 여신으로 뽑게 한 파리스의 황금사과는 트로이 전쟁을 일으킨다. 궁사 빌헬름 텔이 벌칙으로 명중시킨 사과는 스위스 독립전쟁을 촉발한다. 폴 세잔이 그린 정물화 사과는 사물의.. 더보기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