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적 국가라야 도약한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책은 광복 7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확연하게 시사해 준다. 대런 애쓰모글루 MIT 경제학과 교수와 제임스 로빈슨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가 함께 쓴 이 책은 포용적 정치·경제제도를 갖춘 나라만이 국민 전체가 번영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걸 흥미로운 사례를 들어 보여준다. ‘노갈레스’라는 도시와 남북한이 대표적인 실례로 꼽힌다. 원래 하나의 도시였던 노갈레스는 남북한처럼 미국 땅과 멕시코 땅으로 갈라졌다. 멕시코 영토였던 노갈레스는 1853년 미국이 멕시코로부터 현재의 애리조나 주와 뉴멕시코 남서부를 사들이면서 미국 땅과 멕시코 땅으로 나눠지고 말았다. 두 도시의 주민은 남북한처럼 조상과 문화가 같다. 하지만 두 도시는 지금 사뭇 달라졌다. 미국 쪽에 속한 애.. 더보기 믿게 해야 믿는다 국가정보원 ‘민간인 불법해킹 의혹’ 사건의 핵심은 신뢰의 문제다. 사건의 본질은 진실게임이지만, 실체를 규명하기 어려운 조건 속에서 경기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국정원의 불법해킹 의혹 해명을 믿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이탈리아 보안업체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 사실을 시인했으나 민간 사찰용이 아닌 북한 공작원 감청용이라고 해명했다. 진실규명 작업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우선 모든 게 오늘 오후 발표하는 국정원의 자체 조사 결과와 제출자료에 달려 있을 뿐 외부의 검증 수단이 현실적으로 마땅하지 않다.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오늘부터 시작되고, 검찰 수사도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애초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벌이는 축구 경기와 흡.. 더보기 케티 코티와 네덜란드, 그리고 일본 해마다 6월말과 7월초면 네덜란드에서는 ‘케티 코티’(Keti Koti)라는 말이 어김없이 인터넷 인기검색어에 오른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7월1일이 네덜란드가 식민지로 지배했던 남미 수리남의 ‘케티 코티 국경일’이어서다. 이날이 되면 수리남은 물론 2009년부터 네덜란드 전역에서 ‘케티 코티 페스티벌’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날은 수리남인들의 노예해방일이다. ‘케티’는 ‘사슬’, ‘코티’는 ‘끊다’는 뜻이다. ‘케티 코티’라는 말이 상징하듯 여기에는 식민지 수리남의 슬픈 역사가 서려 있다. 악명 높은 네덜란드 농장주 부인에게 잔혹하게 희생된 흑인 노예여성 ‘알리다’의 일화는 치를 떨게 만든다. 18세기 후반 대형 플랜테이션 경영주 스토커트 프레데릭의 부인이었던 수잔나 뒤플레시는 미모가 빼어난 미혼.. 더보기 이전 1 ··· 86 87 88 89 90 91 92 ··· 29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