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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갑질과 양반 자녀 승경도 놀이 끊이지 않는 재벌가 갑질 행태를 보면 조선시대 양반가의 승경도(陞卿圖) 놀이가 불현듯 떠오른다. 당시 양반들은 승경도 놀이로 자녀들에게 복잡하기 그지없는 벼슬자리 체계를 흥미롭고 손쉽게 가르쳤다. 승경도 놀이는 종9품 말단에서 정1품 영의정까지 관직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보드게임의 일종이다. 관직 쟁탈전을 벌여 누가 먼저 높은 자리에 올라가나를 겨루는 놀이인 셈이다. 종경도(從卿圖), 종정도(從政圖)라고도 불리는 승경도는 ‘벼슬살이를 하는 도표’라는 뜻이다. 커다란 도표에 벼슬 이름을 쓰고, 윷가락 같은 ‘윤목’(輪木)을 굴려 나온 수만큼 말을 이동하다 영의정을 거쳐 마지막 벼슬인 ‘봉조하’(奉朝賀·은퇴한 고위 관리에게 특별히 내린 벼슬)에 도착하는 사람이 이긴다. 윷놀이가 서민의 오락이라면, 승경도.. 더보기
특활비 공개가 국익 해친다는 국회의 오만 “빨간 신호등이라도 다함께 건너면 무섭지 않다.” 일본 영화감독이자 배우·코미디언인 기타노 다케시가 일본인들의 집단 심리를 저격한 명언이다. 개개인은 교통질서를 칼같이 지키고 공중도덕의식이 드높은 일본인들이지만, 집단광기가 발휘되면 거칠 게 없다는 걸 풍자한 촌철살인의 비유다. 이 말은 사실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에게 돌려줘야 제격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자기네 이익이라면 집단으로 욕을 먹더라도 우선 챙기고 보는 관행은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때마다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철석 같이 약속하지만,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한 게 우리네 국회의원들이다. 혼자 욕먹으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지만, 국회의원 전체가 지탄을 받는 것은 단체기합처럼 표시가 나지 않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의 ‘쌈짓.. 더보기
이명박의 돈·권력·명예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가운데 하나로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들곤 한다. 이 전 대통령은 닳을 정도로 이 책을 여러 번 읽었고, 해외순방이나 휴가를 갈 때도 빼놓지 않았다고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 참모들이 애써 알렸다. 이 전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돈 문제로 엄청나게 시달리자, 전 재산 기부를 공약한 뒤 ‘청계재단’을 설립할 무렵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법정 스님이 입적하자,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길상사 빈소를 찾아가 조문할 정도였다. 그는 돈 욕심이 없다는 걸 기회 있을 때마다 극구 부각하려 했다. 아킬레스 건처럼 여긴 탓이다. 그는 선거 때 말썽 많았던 ‘BBK’와 ‘다스’가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고 지금도 우긴다. 이 전 대통령이 한 측근의 입을 빌려 “전 재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