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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한국 이야기--잊힌 아이들의 이야기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루마니아의 소도시 시레트(Siret)에 어린이들을 태운 특별열차가 성대한 환영을 받으며 도착했다. 한껏 상기된 표정의 어린이들은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손을 흔들어 보였다. 열 살 안팎의 이 아이들은 유라시아 대륙 동쪽 끝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온 북한의 전쟁 고아들이었다. 위탁 교육을 받기 위해 줄잡아 5천여 명의 아이들이 이처럼 루마니아를 비롯해 폴란드, 체코, 헝가리, 불가리아 등 동유럽 5개국에 보내졌다. 한국전쟁으로 한반도에서는 10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부모를 잃고 거리를 헤매게 되었다. 남한의 전쟁 고아들이 미국이나 유럽으로 보내진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 아이들이 동유럽으로 간 사실은 최근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다큐멘터리 은 오랫동안 세간에 .. 더보기
부족한 이들에게 충분히 주는 게 진보다 바람직한 사회가 작동하는 데는 평등과 공정의 가치가 필수불가결하다. 미국의 저명한 사회심리학자 모튼 도이치는 두 가치에다 ‘필요 충족’을 더해 좋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세 가지 기본조건이라고 규정짓는다. 평등과 공정은 성격이 비슷한 덕목이지만 차이가 난다. 평등(equality)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조건을 주는 것이다. 출발선부터 조건이 다르면 효용이 없다. 공정(equity)은 각기 다른 사람이 필요한 만큼 주는 공평함을 뜻한다. 현실에서는 평등보다 공정이 먼저 보장돼야 이상적이다. 먹을 것에 비유하자면 세 사람에게 똑같은 빵을 하나씩 나눠주는 것이 평등이다. 한 사람은 배가 고프고 두 사람은 배가 부른 상황이라면 배고픈 이에게 훨씬 많이 돌아가게 하는 게 공정이다. 정의론(justice theo.. 더보기
어두운 곳 감추면 세상은 아름다울까 대통령 직속 국가청렴위원회가 황당한 언론관을 드러내 지탄을 받은 적이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전신인 청렴위는 2007년 ‘언론이 국가기관의 비리를 취재·보도하면 국가 이미지가 나빠진다’며 취재에 협조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청렴위나 권익위는 국가기관과 공직자의 비리를 적극 고발해 부패와 반칙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설립한 중앙행정기관이다. 그럼에도 청렴위가 외려 설치 목적에 반해 국가기관의 비리를 은폐하려는 것처럼 비쳐 논란을 불러왔다. 투명하게 밝혀야 할 부정부패를 감추면 청렴하게 보인다고 생각하는 발상이라는 질타가 뒤따랐다. 적폐청산 이후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이 보여주는 행태는 도덕적 우월감 강박관념에 빠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조 국 법무부장관 임명 과정부터 지금까지 전개된 검찰개혁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