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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선비는 없다-조선을 지배한 엘리트 선비의 두 얼굴 “선비들은 양반 신분의 일원으로서 남다른 특권을 누렸다. 출세의 지름길인 문과에 응시할 자격처럼 남들이 갖지 못한 권리를 향유했고, 병역의 문제와 같이 남들이 하고 싶지 않은 의무에서 빠지는 특권도 누렸다...혹자는 (임진)왜란이라는 국난을 맞아 자발적으로 의병을 일으킨 선비들을 추앙한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적인 추앙으로 끝나야지, 의병을 예로 들어 조선 사회의 선비 전체를 추앙하는 데까지 나아가면 안 된다. 왜냐하면 한 나라의 독점적 지배층으로서 우선적으로 할 일은 의병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의병이 아예 필요 없는 튼튼한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왜란이라는 초유의 국난을 경험한 후에도 양반의 군역은 예전처럼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한 선비가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이미.. 더보기
편작보다 형들처럼 우리 사회는 늘 파국을 맞은 뒤에야 숙명처럼 뒷수습에 나서는 일이 유별나게 많다. 무슨 일이든 상처가 문드러지고 곪아터져야만 그제야 치유에 나선다. 멀리는 IMF 외환위기가 그랬고, 가까이는 저축은행 퇴출사건, 학교 폭력 문제, 한진중공업 사태, 쌍용자동차 사태, 각종 부정부패 사건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일들이 그렇다. 그럴 때면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명의인 편작(扁鵲)의 일화가 생각나곤 한다. 편작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의사인 두 형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위나라 왕이 편작에게 물었다. “그대 형제들 가운데 누가 가장 실력이 뛰어난가?” 편작이 대답했다. “큰 형이 가장 뛰어나고, 그 다음은 둘째 형이며, 제가 가장 하수입니다.”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는 편작이 삼형제 가운데 가장 떨어진다니 왕은 의..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6)--<국부론> 애덤 스미스 지난 1월초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200여 년 전에 세상을 떠난 애덤 스미스가 ‘세계 자본가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실어 시선을 모았다. 세계경제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의 모임인 다보스 포럼 연차총회를 눈앞에 앞두고서였다. 실제 글쓴이는 영국 투자그룹 칼라일의 공동 창업자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이었다. “여러 나라가 흔들리고, 시위는 흥분되고, 실업률은 오르고, 적자는 늘어만 가니 자본주의 장점들은 의문을 받고 있구려. 내 지난 수백 년간 지켜본 바 자본주의를 앞으로 수백 년 더 지속시키기 위해, 아니면 적어도 지난해보다 올해 더 잘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떠올라 펜을 들었소... 자본주의가 완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내가 자본주의가 단지 다른 대체물보다 더 낫다고 했을 뿐이라고 한 것에서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