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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19)--<전쟁론>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 ‘저 묘지에서 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저 파괴된 건물에서 나오는 사람은 누구입니까/검은 바다에서 연기처럼 꺼진 것은 무엇입니까/인간의 내부에서 사멸된 것은 무엇입니까/일년이 끝나고 그 다음에 시작되는 것은 무엇입니까/전쟁이 뺏어간 나의 친우는 어데서 만날 수 있습니까/슬픔 대신에 나에게 죽음을 주시오/인간을 대신하여 세상을 풍설(風雪)로 뒤덮어 주시오/건물과 창백한 묘지 있던 자리에/꽃이 피지 않도록/하루의 일년의 전쟁의 처참한 추억은/검은 신이여/당신의 주제일 것입니다.’ 대표적 모더니스트인 박인환 시인은 ‘검은 신(神)이여’에서 6·25전쟁이 남긴 절망감을 절규하듯 토한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전쟁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갈파했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명언을 입증이라도 하듯 전쟁의 검은 신은 지구촌에.. 더보기
더 큰 문제는 인사철학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 추락은 인사 실패에서 비롯됐다. 여론조사 때마다 유권자들은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 사람을 잘 못쓰는 것을 첫 손가락에 꼽는다. 인사청문회 단계에서 역대 최다 낙마를 기록한 일과 더불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워싱턴 스캔들이 이를 상징적으로 웅변한다. 박대통령은 대다수가 기용에 반대한 윤 전대변인의 참담한 말로를 겪고 난 뒤에야 간접적으로나마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엉뚱한 결과가 나오고 저 자신도 굉장히 실망스럽고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나라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여론주도층은 박 대통령이 흔쾌하게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걸 여전히 미심쩍게 지켜본다. 새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과 대변인 임명부터 시험무대가 될 게 틀림없다... 더보기
개성공단, 대화의 끈은 남아 있다 개성공단의 주춧돌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몰이 방북’이 놓았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정 회장은 1998년 초여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소 1,001마리를 직접 몰고 북한을 방문했다. 이 ‘기상천외한 사건’에는 세계가 주목했다. 미국 뉴스 전문 채널 CNN은 트럭에 실려 휴전선을 넘는 소떼 모습을 생중계했다. 프랑스의 문명비평가이자 미래학자인 기 소르망은 이 장관을 보고 ‘20세기 최후의 전위예술’이라고 격찬했다. 영국의 권위지 인디펜던트는 “미국과 중국 간 핑퐁외교가 세계 최초의 스포츠 외교였다면 정 회장의 소떼몰이 방북은 세계 최초의 민간 황소 외교”라고 호평했다. 정 회장과 소떼 방북은 외환위기 직후 남북 경제협력과 교류에 ‘희망’을 안겨줬다. 그 해 11월 금강산 관광사업이 시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