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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클린턴을 닮아라 불통·고집·독선 논란을 빚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초반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때와 닮은 점이 공교로울 정도로 많다. 필자가 워싱턴 특파원으로 일할 당시 백악관을 출입하면서 20년전 이 무렵에 썼던 기사와 취재노트를 들춰보면 박 대통령이 벤치마킹할만한 게 적지 않다. 클린턴 대통령은 1993년 1월20일 취임하자마자 연이은 두 명의 법무장관 지명자 낙마, 백악관 여행담당 직원교체 번복 파문을 일으킨다. 클린턴은 자신의 호화 이발 추문, 동성애자 군입대 허용 논란 같은 개인 스캔들과 정책적 반발을 거의 동시에 불러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사실패 사례만 보면 박 대통령은 클린턴과 비교조차할 수 없을 만큼 사상 최대의 낙마 사고를 겪었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새 대통령과 언론 간의 전.. 더보기
외길 인생(4)-추억을 파는 서점 주인 80대 권오남 할머니 추억을 파는 서점 주인 80대 권오남 할머니 25만 명이 사는 미국 남부 텍사스 주 러레이도(Laredo) 시에는 서점이 없다. 2010년 초 미국에서 가장 큰 서점체인인 반스앤노블이 이 도시에서 하나밖에 없던 서점을 폐쇄했기 때문이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게 문을 닫은 이유다. 서점이 있는, 가장 가까운 샌안토니오 시까지 가려면 무려 246㎞를 달려야 한다. 주민들이 서점을 부활시켜달라는 서명 운동을 하고 있지만 성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서점과 전자책 공세로 말미암아 지구촌의 동네서점들이 사라져간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조지훈과 소설가 이문열을 낳은 문학의 고장 영양군은 2009년부터 ‘서점 없는 불명예 군(郡)’이 됐다. 최근 한국출판연구소 조사결과, 전국 24.. 더보기
아부, 혹은 충성심이란 이름의 마약 ‘아부에는 장사 없다’는 속언은 인간의 본성을 관통한다. ‘아부의 기술’이란 책을 쓴 미국 언론인 리처드 스텐걸은 아부를 ‘정치인의 1차 무기’로 치부할 정도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게 살살 녹는 아부를 바친 것으로 알려진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아부만큼 효과가 뛰어난 최음제는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영국 총리를 지낸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아부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여왕을 알현할 때는 입이 마르도록 칭찬해야 한다”고 했다. 서양에도 왕의 트림을 오페라의 아리아보다 아름답다고 말한 아첨꾼이 있었다고 한다. 어떤 대통령이 방귀를 뀌자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며 아부했다는 우리나라의 전설적인 일화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그만큼 많은 지도자들이 아부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방증은 숱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