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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릇한 그림과 간첩 혐의 탈북자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는 야릇한 그림 한 폭이 관람객을 맞는다. 한 노인이 젊은 여성의 젖가슴을 빨고 있는 모습은 언뜻 외설적으로 보인다. 이 그림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낯 뜨거운 장면에 눈살을 찌푸린다. 하지만 이 그림의 진실을 알고 나면 다르게 보인다. ‘로마식 자비심’(Roman Charity·부제 Cimon and Pero)이란 제목의 이 그림에는 눈물겨운 효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고대 로마시대에 ‘페로’라는 효녀가 있었다. 늙은 아버지 ‘키몬’이 애지중지 키운 외동딸이다. 죄를 지은 키몬에게 청천벽력 같은 판결이 내려졌다. 아무 것도 주지 말고 굶겨 죽이라는 잔혹한 형벌이었다. 딸은 서슬 퍼런 감옥의 간수 때문에 물 한 모금도 아버지에게 들여보낼 수 없었다. 페로는 나날이 쇠약..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34)--<일리아스·오딧세이아> 호메로스 트로이처럼 한 도시가 폐허되고 재탄생하는 과정을 아홉 차례나 거친 도시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트로이 유적지는 고대 그리스 작가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그 뒤 어떤 역사학자도 수천 년 동안 신화와 전설로만 전해오던 트로이의 비밀을 풀지 못했다. 트로이 유적지의 비밀을 밝혀낸 것은 고대 도시의 존재를 확신했던 아마추어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1822~1890)이었다. 그는 20년 동안 엄청난 재산을 모은 뒤 집요한 추적 끝에 1873년 마침내 유적지를 발굴했다. ‘일리아스’를 길라잡이로 사용한 슐리만은 오늘날 터키 북서쪽에 있는 히사를리크 마을 아래서 트로이를 발견한 것이다. 슐리만이 호메로스에 심취해 트로이 발굴에 나선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더보기
‘물타기’란 이름의 마약 권력은 궁지에 몰리는 사건이 터지면 으레 물타기수법으로 국면전환을 시도한다.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가 브레이크도 없이 질주하듯 ‘물타기’는 권력게임에서 제어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물타기 전략은 습관성을 지닌 마약 같다. 손쉽고 효험이 큰 묘약이 될 것이라는 계산 때문에 잘 떨쳐버리지 못한다. 사안의 본질을 희석시키는 물타기 수법은 틈새를 파고든다. 시간이 흘러 대중이 피로감을 느낄 것이라고 여길 무렵이면 어김없이 등장한다. 악역을 자임해 권력의 눈에 들려는 용사가 여론의 화살을 감수하면서 맑은 물에 흙탕물을 뿌린다. 고급 정보를 쥔 검찰, 국가정보원, 경찰, 국세청 같은 핵심권력기관도 적시안타를 한두 개씩 때려준다. 여기에다 권력에 우호적인 언론매체가 시누이처럼 거든다. 필요하면 관변어용단체들까지 나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