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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餘滴)

[여적] 첨단 교도소

입력 : 2006-11-03 18:01:26

풍요와 호화의 상징도시로 자리잡아 가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에서는 교도소라고 예외가 아니다. 사막 위에 낙원을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수형자들도 상상을 뛰어넘는 수혜자로 만든다. 2004년에 건설이 시작된 한 교도소는 에어컨, 체육관, 극장, 인터넷, 회의장까지 갖춘 호화 첨단시설을 뽐낸다. 비즈니스 시설을 겸비한 이 교도소는 지능범죄를 저지른 지식인 재소자들을 위해 지은 것이다. 수형생활 중에도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파격적인 발상의 주인공은 두바이의 기적을 일궈가고 있는 왕세자 셰이크 모하메드 알 막툼이다.

영국에서도 2년여 전 여성 전용 호화교도소가 등장해 지구촌의 눈길을 끌었다. 칙칙한 교도소의 여성 수감자 자살률이 급증하자 내려진 용단이다. 이 여성 전용 교도소의 수감자들은 일반인들도 누리기 쉽지 않은 참살이(웰빙)를 한껏 즐긴다. 체육관은 외부 피트니스 클럽이 부러워할 정도다. 식당에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단부터 소고기 라자냐, 양고기 커리 같은 별식 메뉴까지 풍성하게 마련돼 있다. 재소자 자녀들을 위한 교육시설이 수준급임은 물론이다.

국가 단위로 보면 재소자 복지시설이 탁월한 곳은 역시 스웨덴이다. 일류 복지국가 스웨덴의 교도소들은 고급 아파트를 떠올릴 만큼 쾌적하고 화려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내부 방문자들은 마치 고급 기숙사를 연상하기도 한다.

이처럼 호사스럽게 느껴지는 첨단교도소 건설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재소자 인권개선과 재범률 감소 등 다목적용이다. 그렇다고 마냥 박수소리만 들리는 것은 아니다. 주로 보수진영에서 나오지만 일부 교도소가 지나치게 호화롭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죄를 지은 사람은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지 교도소가 안식처로 변해서는 안된다는 게 그 이유다.

그렇지만 산뜻한 교도소에서는 자살, 탈옥, 폭력사건이 대폭 줄었다는 통계를 보면 비판론이 설득력을 얻기 어려운 것 같다. 그제 우리나라에서 새로 문을 연 포항교도소가 첨단 무인 경비시설을 자랑한다는 소식이 지면을 장식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에 비춰보면 결코 이르지 않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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