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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餘滴)

[여적]칭찬과 꾸중

입력 : 2008-09-26 17:57:19수정 : 2008-09-26 17:57:35

어른이나 아이에게 적절한 칭찬과 꾸중이 필요하다는 것쯤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막상 실전에 들어가면 쉽지 않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니까 시도 때도 없이 칭찬해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도 적지 않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흔히 부딪치는 실수는 여기에서 말미암는다. 칭찬도 기술이 없으면 되레 부작용을 낳는다.

칭찬과 꾸중은 7대 1의 비율이 적당하다는 전문가도 있다. 아동심리상담전문가인 상진아씨는 아이가 부모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다는 확신을 갖는데 이 비율이 가장 좋다고 주장한다. 문제 학생들에 대해서는 칭찬과 꾸중을 5대 1의 비율로 하라고 권장하기도 한다. 영국 교육부가 지난해 각급 학교에 내린 지침이다.

지적해야 할 일이 있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꾸짖어야 효과적이다. 아이들은 순간순간만을 생각하며 살기 때문이다. 칭찬할 때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전직 교장인 도비타 사다코는 ‘못된 놈’ ‘고집불통’과 같이 부정적인 어휘를 쓰는 것은 아이에게 주홍글씨를 새기는 것과 같다고 환기시킨다. 미국의 저명한 교육 컨설턴트인 케이트 켈리는 좋은 칭찬 방법은 구체적이고, 결과보다는 과정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충고한다. 켈리는 칭찬보다 중요한 게 꾸중의 기술이라며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절대 화를 내며 이야기하지 말 것, 짧게 할 것, 자존심을 다치지 않도록 주의할 것.

경영컨설턴트 스펜서 존은 ‘1분 혁명’을 제안한다. 아이들의 행동이 올바르지 못할 경우 처음 30초 동안 꾸짖되, 구체적으로 지적한다. 10초 정도는 긴장감을 조성하기 위해 잠시 침묵한다. 나머지 20초 동안 감정을 가라앉히고 사랑을 표시한다.

어제는 8살 전후의 어린이에게는 칭찬이, 12살 이상에는 꾸중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전해져 눈길을 끈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발달심리학자인 에블린 크론 박사팀이 ‘신경과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다. 2~3학년 때는 인지능력을 관장하는 뇌 영역이 칭찬에 더 활발하게 반응하는 반면 5~6학년 이후가 되면 꾸중에 더 활발히 반응함으로써 연령에 따라 학습이 다르게 이뤄진다는 결론이다. 전문가들의 조언이 이렇듯 다양하지만 칭찬과 꾸중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감하는 게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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