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낡은 건 죽어가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영화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의 감독 세르게이 예이젠시테인은 ‘몽타주 기법’의 거장으로 불린다. 구소련 영화 황금기의 전령사인 예이젠시테인은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의 투쟁’을 내세운 이오시프 스탈린의 신임도 알토란처럼 받았다. 예이젠시테인이 몽타주로 러시아혁명 열기를 고스란히 영화에 담아낸 덕분이다. 몽타주 기법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언제나 둘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의 충돌이 그것이다. 예이젠시테인은 정반합(正反合)의 변증법 원리를 몽타주에서 구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탈리아 혁명가 안토니오 그람시의 ‘위기론’도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의 과도기에서 나온다. “낡은 것은 죽어가고 있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상태, 그것이 위기다.” 지금의 대한민국 정치상황을 그람시의 위.. 더보기 엘리트 카르텔 부패를 어찌할꼬 나라 안팎 부정부패 전문가들의 경종이 메아리가 된 지 오래다. 한국 사회가 풀지 못한 숙제는 ‘엘리트 카르텔형’ 부패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한국의 부패유형은 매우 흥미롭다. 엘리트 카르텔 유형이다. 많이 배운 놈들이 조직적으로 뭉쳐 국민을 등쳐먹는다.” 미국 정치학자인 마이클 존스턴 콜게이트대 교수가 수년 전 한국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툭 터놓고 꼬집었던 발언이다. 존스턴 교수는 국가의 부패유형을 네가지로 나눈다. 1단계인 ‘독재형’은 중국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에서 주로 나타난다. 2단계 ‘족벌형’ 역시 러시아 필리핀에서 보인다. 3단계인 ‘엘리트 카르텔형’ 부패국가로는 한국과 함께 이탈리아 아르헨티나가 꼽힌다. 4단계 ‘시장 로비형’에는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이 속한다. 한국 부패문제에 대해서는 이재열.. 더보기 일자리 만드는 자리의 존재 이유 남미 볼리비아의 해군은 있으나마나 한 존재의 대명사다. 볼리비아는 해군이 지켜야 할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다. 그럼에도 해발 3800m의 티티카카 호수에 해군기지를 두고 수천명의 해군병력과 군함을 보유하고 있다. 군함도 한두척이 아니라 수십척의 초계함, 십여척의 수송선, 훈련선, 병원선, 잠수함까지 있다고 한다. 볼리비아도 한때는 태평양 연안의 영토를 보유했으나 1879년 칠레와 치른 전쟁에서 지는 바람에 바다를 잃고 말았다.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정책 기관은 높은 이름값에 비하면 볼리비아 해군만큼이나 존재감이 떨어져 보인다. IMF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닥친 최악의 실업자수와 잇단 대증요법이 이를 입증한다. 정부가 일자리 늘리기 위해 지난해 1년 동안 쏟아부은 돈이 37조원에 달하지만 취업자수는 20.. 더보기 두 한국 이야기--잊힌 아이들의 이야기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루마니아의 소도시 시레트(Siret)에 어린이들을 태운 특별열차가 성대한 환영을 받으며 도착했다. 한껏 상기된 표정의 어린이들은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손을 흔들어 보였다. 열 살 안팎의 이 아이들은 유라시아 대륙 동쪽 끝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온 북한의 전쟁 고아들이었다. 위탁 교육을 받기 위해 줄잡아 5천여 명의 아이들이 이처럼 루마니아를 비롯해 폴란드, 체코, 헝가리, 불가리아 등 동유럽 5개국에 보내졌다. 한국전쟁으로 한반도에서는 10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부모를 잃고 거리를 헤매게 되었다. 남한의 전쟁 고아들이 미국이나 유럽으로 보내진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 아이들이 동유럽으로 간 사실은 최근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다큐멘터리 은 오랫동안 세간에 .. 더보기 부족한 이들에게 충분히 주는 게 진보다 바람직한 사회가 작동하는 데는 평등과 공정의 가치가 필수불가결하다. 미국의 저명한 사회심리학자 모튼 도이치는 두 가치에다 ‘필요 충족’을 더해 좋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세 가지 기본조건이라고 규정짓는다. 평등과 공정은 성격이 비슷한 덕목이지만 차이가 난다. 평등(equality)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조건을 주는 것이다. 출발선부터 조건이 다르면 효용이 없다. 공정(equity)은 각기 다른 사람이 필요한 만큼 주는 공평함을 뜻한다. 현실에서는 평등보다 공정이 먼저 보장돼야 이상적이다. 먹을 것에 비유하자면 세 사람에게 똑같은 빵을 하나씩 나눠주는 것이 평등이다. 한 사람은 배가 고프고 두 사람은 배가 부른 상황이라면 배고픈 이에게 훨씬 많이 돌아가게 하는 게 공정이다. 정의론(justice theo.. 더보기 어두운 곳 감추면 세상은 아름다울까 대통령 직속 국가청렴위원회가 황당한 언론관을 드러내 지탄을 받은 적이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전신인 청렴위는 2007년 ‘언론이 국가기관의 비리를 취재·보도하면 국가 이미지가 나빠진다’며 취재에 협조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청렴위나 권익위는 국가기관과 공직자의 비리를 적극 고발해 부패와 반칙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설립한 중앙행정기관이다. 그럼에도 청렴위가 외려 설치 목적에 반해 국가기관의 비리를 은폐하려는 것처럼 비쳐 논란을 불러왔다. 투명하게 밝혀야 할 부정부패를 감추면 청렴하게 보인다고 생각하는 발상이라는 질타가 뒤따랐다. 적폐청산 이후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이 보여주는 행태는 도덕적 우월감 강박관념에 빠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조 국 법무부장관 임명 과정부터 지금까지 전개된 검찰개혁 .. 더보기 미국 최악 대통령의 반란적 퇴장 ‘민주주의 맹주’인 미국 역사상 최악 대통령으로 제임스 뷰캐넌(15대, 1857~1861), 앤드루 존슨(17대, 1865~1869)과 워런 하딩(29대, 1921~1923)이 꼽힌다. 세 사람은 평가기관에 따라 순서가 다소 바뀌지만 거의 어김없이 세 손가락 안에 든다. 뷰캐넌과 존슨은 공교롭게도 부동의 최고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의 전임자와 후임자다. 가왕 조용필 바로 앞뒤에 노래를 부르는 아마추어 가수와 같은 불운아여서가 아니라 실제로 무능한 지도자였다. 뷰캐넌은 노예제 옹호하고 나라를 분열시켜 남북전쟁의 도화선을 제공한 장본인이다. 민주당 소속 부통령이었던 존슨은 공화당 대통령 링컨이 암살되자 대통령직을 자동 승계해 유일무이하게 선거 없이 정권교체를 한 인물이다. 존슨은 의회권력을 쥐고 있던 공화.. 더보기 방역·경제 모두 1위 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모든 나라가 방역에 최우선 순위를 두면서도 경제 방어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방역과 경제 방어는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두마리 토끼잡기에 견줄 만큼 지난한 과제다. 대만은 올해 주요국 가운데 두가지 모두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경이적인 나라다. 방역 모범국 대만에서 8개월여 만인 지난 22일 처음 지역감염자 1명이 발생해 엄청난 뉴스가 됐다. 대만은 27일 존스홉킨스대 집계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수 780명, 사망자 7명에 불과하다. 그것도 대부분 해외 유입자다. 대만은 확진자 5만6872명 사망자 808명인 한국의 1% 안팎 수준이다. 대만이 뉴질랜드처럼 작은 섬나라여서 상대적으로 통제가 쉬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총인구수(2020년 기준)로는 한국 5178만명.. 더보기 인공지능 시대의 토건공화국 인공지능(AI)이 미래의 최대 먹거리라는 사실은 이미 대세다. AI와 무관한 분야가 거의 없을 정도다. 재일동포 기업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한국은 앞으로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한 얘기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교육 정책 투자예산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전폭적으로 AI 육성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중국 화웨이가 그렇듯이 글로벌 경제전쟁의 가장 무서운 무기가 AI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세계 경제를 이끄는 두 기관차 미국과 중국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인 AI에 투자하는 돈과 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의 경쟁상대인 중국은 국가와 기업이 똘똘 뭉쳐 AI 빅데이터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같은 4.. 더보기 의료 강국 쿠바의 코로나19 백신 쿠바 의사들은 ‘체 게바라의 자존심’으로 통한다.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의 의료수준이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역사적 배경에는 체 게바라를 빼놓을 수 없다. ‘혁명의 아이콘’ 체 게바라가 아르헨티나 의사 출신이라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쿠바가 의료강국이 된 것은 1959년 혁명 이후 교육·농업·의료 3대 개혁이 거둔 열매다. 피델 카스트로 형제와 함께 쿠바 혁명에 참여한 체 게바라는 한 연설에서 의료 접근성을 역설했다. “의사는 씨를 뿌리고 가꾸는 농부와 같다. 어디서 무슨 일이 생겨도 의사는 환자와 가장 가까이 있어야 하고 그들의 마음 깊은 곳까지 알고 있어야 한다.”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쿠바혁명 직후 “학교와 병원은 부자들만 가는 것이 아니다. 쿠바 인민 모두를 무지와 질병으로부터 해방.. 더보기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8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