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들은 어떻게 정치를 농락하는가/김영수·추수밭

 

 “간신(奸臣)에도 등급이 있다. 등급은 간행의 정도에 따라 나눈 것이지만, 이는 간신의 생전 지위와도 거의 비례한다. 따라서 황제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자리라 할 수 있는 재상의 반열에 올랐던 간신이 남긴 폐해는 다른 등급의 간신보다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훗날 백성과 역사가들은 역사상 가장 구린내나는 재상급 간신 세명을 꼽았는데, 이를 ‘3대 간상’이라 부른다. 당 왕조 때 ‘구밀복검’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이임보, 송 왕조 때 명장 악비를 죽인 매국 간신 진회, 그리고 명 왕조 때 엄숭이 바로 그들이다. 3대 간상의 간행을 살펴보면 막상막하여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지경이다. 나쁜 짓에 무슨 우열이 있겠는가마는, 그래도 백성과 나라에 미친 피해를 고려한다면 가리지 못할 것도 없다. 하지만 3대 간상은 그 이력이 화려하기 그지없어 더 나쁜 놈을 골라내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덜 나쁜 놈도 골라내기 어렵다. 엄숭은 이임보, 진회 두 선배 간신과 달리 공부를 엄청 많이 한 지식인이다. 번듯한 시집도 있고, 문집도 냈다. 그래서 앞의 두 간신에 비해 좀 점잖지 않았겠는가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엄숭은 많이 배운 만큼 간행도 화려하다. 더 놀라운 사실은 아들과 함께 수작을 부리며 나라를 거덜냈다는 것이다...간신은 이렇듯 무섭고 끔찍한 인간들이다. 잘못된 선택과 결정 하나가 평생을 좌우하는 것은 물론 후손의 미래까지 저당 잡히게 하고, 간신은 역사를 암울하게 만드는 마력을 가진 자들이다. 따라서 우리의 선택과 결정은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침이 없다. 잘 들여다 보고, 꼼꼼히 따지고, 날카롭게 비판하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바로 ‘역사의 신중함’이다. 간신이란 사회적 현상에 대처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간신들이 먼저 나서려 할 게다. 간신은 지도자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다. 간신은 자신의 야망을 채우기 위해 지도자의 약점과 야욕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부추긴다. 간신의 무기는 지도자의 절대적 신임이다. 간신 척결은 사람을 보는 지도자의 눈에 달려 있다. 사람의 마음은 험하기가 산천보다 더하고, 알기는 하늘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아첨하는 자를 멀리하는 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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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은 탁월한 업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무한한 에너지를 제공한다. 유명한 음악가 중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최고가 아니면 견딜 수 없다. 호평을 들으면 불안이 좀 줄어들고, 혹평을 들으면 불안이 심해진다. 그래서 그들은 더 뛰어난 음악가가 되기 위해 더 많이 연습하고, 더 독창적인 음악을 생각해낸다. 실패하는 것, 인기가 떨어지는 것, 평범해지는 것에 대한 불안이,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배우, 작가, 화가, 스포츠 선수, 정치인, 학자를 만드는 원동력인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여키스와 그의 제자 존 도슨은 너무 심한 불안은 수행능력을 떨어뜨리지만, 적당한 불안은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게 만든다는 것을 발견했다. 여키스-도슨 법칙에 따르면, 시험이나 강연을 앞두고 있을 때 적당한 수준의 불안을 느끼면 최고의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일중독자들이 그렇게 미친 듯이 일하는 것도 사실은 불안 때문이다. 일중독자들이 그렇게 미친 듯이 일하는 목적이 꼭 돈을 많이 벌거나 직업적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일하는 것 자체가 목적인 것이다. 일중독자들은 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예를 들어 다쳐서 깁스를 했다거나, 휴가를 얻었다거나 하면 늘 불안해한다. 일을 안 하면 자기 자신에 대해,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불안해지는 것이다. 인간의 행동양식 중에는 불안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불안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일부다. 만약 불안이 없다면 인생이 재미없어질 것이다. 불안은 인생에서 양념 같은 존재다.
                                                                    

//불안의 시대다. 고용·주거·교육·노후를 4대 불안으로 부른다. 불안을 현대인의 영원한 형벌이라 일컫는 것도 이 때문이리라. 인기작가 알랭 드 보통은 우리의 삶은 불안을 떨쳐내고, 새로운 불안을 맞아들이고, 또 다시 그것을 떨쳐내는 과정의 연속인지도 모른다고 했다. 너도나도 위안과 힐링을 갈구한다. 그렇지만 반델로브의 지적처럼 불안을 에너지로 삼는 길을 찾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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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에게 일어나는 감정을 조절함으로써 배울 수 있는 또 다른 점은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이들에 대한 이해입니다. 나는 자주 이런 말을 합니다. 인생이라는 것은 주변에 네 개의 의자들이 놓인 네모난 탁자와 같습니다. 나는 책 하나를 집어 그것을 테이블 중심에 똑바로 세워놓습니다. 의자 위에는 네 명의 사람들이 앉아 있습니다. 나는 첫 번째 사람에게 그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말해 달라고 합니다. 그 사람은 책의 표지를 보고 말합니다...인생에 대한 당신의 시각은 당신이 앉아 있는 의자에 좌우됩니다. 왜냐하면 네 사람 모두 옳은 대답을 한 것이니까요. 여기서 책은 진실을 상징합니다. 내가 만약 그것에 대해 알고 싶다면 먼저 나는 네 개의 의자들에 모두 가 앉아봐야 합니다. 그러면 나는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른 방법으로 사물을 봤다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들이 나와 같은 의자에 앉아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니까요. 우리가 갖게 되는 관점들은 태어난 장소와 자라난 가정, 그리고 삶에서 겪은 경험들에 좌우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네 의자 위에 모두 가 앉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다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책을 펼쳐 읽는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간단한 것입니다. 당신은 오늘 완전한 진실을 소유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착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내일 또 다른 진실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이것이 바로 내 조상들의 가르침입니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네 사람이 자신의 이익 때문에 각기 다르게 증언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간 사회에서 진실찾기란 참으로 어렵다는 교훈을 남긴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이 떠오른다. ‘진실은 여러 개가 있지만 사실은 하나 밖에 없다’는 역설도 생각난다. 이는 대부분의 진실이 사실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진실은 진실처럼 보이지 않을 때가 많아 더욱 찾기 어렵다. 어쩌면 모순을 품고 있는 야누스의 두 얼굴이야말로 진실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이런 점을 알면서도 잘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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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심비우스/최재천·이음

 

 “우리는 우리 자신을 ‘호모 사피엔스’라고 추켜세운다. ‘현명한 인류’라고 말이다. 나는 우리가 두뇌회전이 빠른, 대단히 똑똑한 동물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현명하다는 데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우리가 진정 현명한 인류라면 스스로 자기 집을 불태우는 우는 범하지 말았어야 한다. 우리가 이 지구에 더 오래 살아남고 싶다면 나는 이제 우리가 호모 심비우스로 겸허하게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호모 심비우스는 동료 인간들은 물론 다른 생물 종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 호모 심비우스의 개념은 환경적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이기도 하다. 호모 심비우스는 다른 생물들과 공존하기를 열망하는 한편 지구촌 모든 사람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설령 과학이 개인들 간의 차이, 그리고 인종 간의 차이를 드러내고 그 차이에 기반한 경쟁이 당연한 귀결이라고 하더라도 인간에게 주어진 조건은 경쟁을 넘어선 협력을 강요한다. 조건이 바뀌면 게임의 법칙도 바뀌는 법. 이제 미래에는 이기적인 인간이 설 곳이 없다. 아니 협력하는 인간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생존 조건이 다시 윤리를 규정하고 그 윤리가 인간의 생존 전략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공생하는 인간, 호모 심비우스는 크게 한 바퀴를 돌아 현명한 인간, 호모 사피엔스를 만난다.”

                                                                       

 //자연생태계는 상호 경쟁과 공생, 기생(寄生) 관계로 유지된다고 한다. 바람직하다는 공생관계도 다양한 모양새를 띤다. 함께 이익을 얻는 경우, 한쪽만 이익을 얻는 경우, 한쪽은 이익을 얻고 다른 한 쪽이 해를 입는 경우, 양쪽이 모두 손해를 보는 공생관계까지 존재한다. 진화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이 세상을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경쟁 논리로 설명한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 그는 이런 표현들을 그리 즐겨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윈의 명저 ‘종의 기원’에는 ‘힘세고 포악한 종자는 멸망하고 착하고 배려하는 종자는 생존한다’는 의미심장한 내용이 나온다. 인간 개개인은 물론 세계를 호령하는 재벌기업과 강대국들도 혼자만 잘 살겠다고 오만하면 머지않아 쇠퇴하고 말 것이라는 경고나 다름없다. 저자 최재천이 창안한 ‘호모 심비우스’처럼 다른 모든 생물들과 공생하는 방법도 배워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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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fgd.buybluetree.com/ cheap louis vuitton bags 2013.04.08 0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 사람들이 물건을 빠르게하는 방법을 알고 중지하는 방법을 알고.

  2. Favicon of http://fgd.gencbeyin.net/ oakley sunglasses discount 2013.04.08 1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들은 화려한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대단하지 않을 지출하지만, 자신의 마음이 멋진 아이디어를 스쳐하지 않았기 때문에, 또는 얼마나 영리 모르겠어요.


 

 “민주주의가 성공하려면, 공통가치들의 촉진도 필요하고 동시에 정치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식’이라 불리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인식도 필요하다. 자유주의적 입헌주의와 전문적 지식과 긴장관계에 있는 상식은 민주주의라는 동전의 집단적인 다른 한 면이다. 동시에 상식은 비공식적인 규제 시스템과 정치적 권위로서 언제나 민주주의의 이상들을 훼손시키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진정으로 새로운 사상들을 차단하고, 토론을 중단시키고, 또 일상의 보통사람들이 제시하는 소박한 해결책이 복잡하거나 전문적이거나 과학적인 해결책보다 반드시 더 훌륭하다는 확신을 사람들에게 심어줄 수도 있는 것이다.

 아렌트가 칸트를 연구하면서 인정한 것처럼, ‘어떤 사람의 취향이 덜 기이할수록, 그 취향을 둘러싼 커뮤니케이션이 더 훌륭해질 수 있다.’ 상식은 우리 모두가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으로 우리가 들을 수 있는 말과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을 제한할 수도 있다...상식은 이제 개념으로나 표현으로나 표준적인 정치적 병기(兵器)의 일부분이 되었다. 상식이 오늘날 이런 식으로 정치판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는 아마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된 18세기 초에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시 부활하고 있는 자치 사상이 계속되는 한, 상식은 이 세상에 계속 머물 게 될 것이다. 그러나 트리스탄 차라부터 피에르 부르디외까지, 상식에 반대하는 아티스트와 사회학자들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들에게 또 다른 진리를 상기시켰다. 그것은 바로 현대의 일부 개인들은 의식적으로라도 막강한 파워를 휘두르고 있는 상식의 밖에 서서 그 상식이 작동하는 복잡하고 막강한 과정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가르침이다.” 

                                                                

  상식이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결론을 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상식은 다 맞는 것이라고 여긴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상식의 정치를 하겠다는 유력 대선주자가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상식이란 18세까지 습득한 편견의 집합’이라고 일갈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세상은 상식을 깨는 사람들에 의해 진화한다’고 역설한 스티브 잡스는 틀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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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ry.cheaplongchamo.com/ longchamp bags 2013.04.10 0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연은 우연히 찾아오고 사랑은 조심스럽게, 몰래 찾아온다.

  2. Favicon of http://mop.freerunouts.com/ nike free 2013.04.10 2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른 사람에서 다른 사람의 정신적 활동을 이해하고, 사물을 보는 개념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3. Favicon of http://per.cheapshoesev.com/ nike outlet online 2013.04.16 07: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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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너밖에없다는거


 

권태:그 창조적인 역사/피터 투이·미다스북스

 

 “권태는 대개 어떤 새로움을 시도하는 걸로 충분하다. 그러나 만성적 권태의 경우는 종종 어떤 관습을 깨는 행위가 필요하다. 여기서 관습이란 낡고 진부하고 권태로운 것, 이를테면 굴곡 없이 무기력한 중산층의 삶 따위를 말한다. 이 관습 깨기는 가끔 의도적인 충격요법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대중문화를 들여다보면, 현대의 만성적 권태에서 탈출하기 위한 관습 타파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관습 타파의 한 가지 문제는 그 역시 금세 식상하고 뻔해진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로, 아방가르드 예술과 로큰롤은 강렬하고 매혹적인 신선함으로 현 시대에 정면으로 맞섰지만, 어느새 하나같이 흔해 빠진 존재가 되어 버렸다. 또 한때 거친 노동 계급의 상징이었던 청바지도 이제는 누구나 무난하게 입는 옷이 되어버렸다. 세계 어디서나 중년의 보수적인 백인 남성들이 청바지에 가죽재킷 차림으로 모여 기타 밴드를 결성한다. 이들은 인디언 부족이나 오토바이족 클럽의 이름을 본 따 밴드 명을 짓고, 요란한 기타 리프를 연주하고 도수 낮은 맥주를 마시거나 페이스북을 하면서 음담패설을 나눈다. 저들 나름대로 관습을 깨고 있는 것이다. 그 모습이 롤링스톤즈나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는 무수한 이케아(IKEA)제품의 추상 표현주의적인 프린트만큼이나 신선하달까. 미국의 예술가 듀안 핸슨은 권태와 진부함이 현대인의 삶의 특징이라고 했다. 둘은 확실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
                                                               

//권태를 배부른 사람들의 사치스러운 감정이라고 단순화하긴 어렵다. 실존적 권태는 근대적인 감정이자 문명의 상징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쇼펜하우어는 일찍이 통찰한 듯하다. 어떤 행복한 상태에 놓이더라도 권태 때문에 결국 행복할 수 없다고. 일이나 사랑은 대개 열정기, 권태기, 성숙기를 거친다. 열정이 클수록 권태도 크다. 만성적 권태와 분노가 때론 공생적인 관계에 있다는 사실은 명심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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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nicehordan.blogspot.com/ longchamps 2013.04.22 06: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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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대(宋代)에는 황제로부터 대신과 문사에 이르기까지 모두 ‘권학문’(勸學文)이니 ‘권학가’(勸學歌)니 하는 것들을 많이 썼다. 송진종이 쓴 ‘권학문’을 보면 이러하다. “집을 부유하게 하려고 좋은 밭을 살 필요가 없다. 책 속에 자연 엄청난 곡식이 있기 마련이니, 편안히 거하려고 고대광실을 지을 필요가 없다. 책 속에 황금집이 있기 마련이다. 문을 나설 때 따르는 사람이 없음을 한탄해 마라. 책 속에 거마가 가득하다. 처를 들임에 좋은 매파가 없음을 탓하지 말라. 책 속에 얼굴이 옥 같이 예쁜 미인이 있다. 남아로서 평생의 뜻을 이루고자 하거든, 창문 아래서 부지런히 육경을 읽으라.” 또 사마광의 ‘권학가’를 보면 “어느 날이고 출셋길에 오르기만 하면 이름 높아져 선배라 불리리. 집안에서 아직 혼인 맺지 않았어도 가인이 절로 배필 되길 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왕안석의 ‘권학문’에서는 “독서에는 비용이 들지 않고, 글공부를 하면 만 배의 이익이 생긴다. 창문 아래서 옛 책을 읽고, 등불 아래서 책의 뜻을 찾으라. 가난한 자는 책으로 부유해지고, 부자는 책으로 귀해진다”고 하고 있다. 이처럼 한결같이 적나라하게 부귀와 이록(利祿)을 글공부와 하나로 결합시키고 있었으니, 그것을 버리고는 다른 길이 있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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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계 미국학자가 미국에 유학중인 중국학생들이 보편적으로 성적이 우수하다는 걸 얘기하다 “중국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시험사회였기 때문”이라고 농담 삼아 말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험이라는 방법을 채용한 나라다. 과거제도가 그것이다. 문제는 내로라하는 거유(巨儒)들조차 과거와 독서를 세속적인 출세와 부귀, 이권의 수단으로 권면하는 풍토였다. 시험에만 능할 뿐 자유롭고 창조적인 사유는 한참 모자란 재사만 낳았다. 지식인은 쉽게 길들여졌다. 오늘의 우리 풍토는 뭐 그리 다를까. 찬란한 속물근성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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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벌과 비버는 비슷하지만 다르다. 벌은 꽃들 사이를 분주하게 다니며 모은 꿀을 여왕벌에게 갖다 바치거나 곰이나 인간에게 뺏기는 것이 고작이다. 자기용으로는 쓰지 못한다. 비버는 바쁜 것 같아도 완성된 댐의 내부는 그를 위한 보금자리가 된다. 보금자리가 완성되면 그 속에 안주하여 일하지 않게 되는 것이 비버적이지만, 적어도 보금자리만큼은 제 것이다.


 일본인도 주택이 잘 완비되어 마을도 예쁘게 단장된다면 일벌이 아닌 비버라고 불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 점이 중요하지만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문화, 문명을 창조할 수 있는지 없는지도 이 문제와 연결된다.   

 나는 아들에게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그리스도 로마도, 그리고 르네상스 문명의 꽃 피렌체도 베네치아도 우선은 돈을 벌었단다. 문화, 문명을 창조한 것은 그 다음 얘기. 돈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해낼 수 없지. 스페인도, 빈을 중심으로 한 오스트리아 제국도, 프랑스도, 영국도, 그리고, 최근의 미국도 우선 먼저 부자가 되었단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지금까지 부자가 된 민족이 모두가 다른 나라에 영향을 줄 정도로 문화, 문명을 창조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단다.’

 역사물을 취급하고 있는 나도 그 확실한 이유는 아직 모르겠다. 어쩐지 그 민족에게 미적 센스가 있는지 없는지에 달린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 민족이 끊임없는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와 관계가 있는 것 같은 생각도 든다.”
                                                           

 //문화의 속성은 물과 같다. 대개 높은 곳에서 낮은 데로, 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 흐른다. 김구 선생이 문화강국을 갈망했던 이유는 단순히 부자나라를 지향하는 걸 경계한 것이다. 언론계의 큰 별이었던 송건호 선생이 젊은이들과 언론인들의 호기심을 끊임없이 역설했던 까닭에도 이제야 고개가 끄덕여진다. 대문호 괴테가 미적 감각이 소멸했을 때 모든 예술 작품은 소멸하고 만다고 갈파했던 사실도, 그러고 보니 시오노와 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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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op.cheapshoesel.com/ nike outlet online 2013.04.08 19: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복의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쪽의 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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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과 수확 기대의 기쁨을 느낄 어려운 내부의 삶의 선하심을 생각 전심 보통 일 매일 생활을 수확 보자.

  3. Favicon of http://nicehordan.blogspot.com/ longchamps 2013.04.22 0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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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미한 달빛이 샘물 위에 떠있으면,나는 너를 생각한다.


 

 “선비들은 양반 신분의 일원으로서 남다른 특권을 누렸다. 출세의 지름길인 문과에 응시할 자격처럼 남들이 갖지 못한 권리를 향유했고, 병역의 문제와 같이 남들이 하고 싶지 않은 의무에서 빠지는 특권도 누렸다...혹자는 (임진)왜란이라는 국난을 맞아 자발적으로 의병을 일으킨 선비들을 추앙한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적인 추앙으로 끝나야지, 의병을 예로 들어 조선 사회의 선비 전체를 추앙하는 데까지 나아가면 안 된다. 왜냐하면 한 나라의 독점적 지배층으로서 우선적으로 할 일은 의병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의병이 아예 필요 없는 튼튼한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왜란이라는 초유의 국난을 경험한 후에도 양반의 군역은 예전처럼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한 선비가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이미 군역 부담 자체가 세습 신분제와 직결되었기 때문이다. 양반들은 죄다 군역에서 빠지고 상민들만 군역을 부담하게 된 상황에서 군역을 부담하게 된다면, 그 자체로 양반이 아님을 드러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반도 무조건 직접 병기를 갖추고 국방에 임하자는 주장을 편 선비는 한 사람도 없었다. 조선 후기에 국내의 상공업 발전을 중시함으로써 비교적 가장 현실성 있는 국방강화책을 제시한 박제가도 <북학의>에서 양반의 군복무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진행된 조선 후기 군역 관련 논의는 정작 군역의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최고 상위층, 곧 양반들을 제외한 채 진행되었다.”

 조선을 지배한 선비들의 또 다른 얼굴이다. 지금은 어떨까. 19대 총선의 남성 후보 군면제율은 지역구 17.5%, 비례대표 22.9%였다. 2011년 신체검사를 받은 19세 남성의 병역 면제율은 1.9%에 불과하다. 세금 한 푼 안낸 후보도 적지 않다. 엘리트의 중심가치는 솔선수범과 자기희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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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공간이 현실공간을 지배하고, 만들어진 이미지가 진짜 현실을 압도한지 오래다. 진본보다 모사나 축약이 더 융숭한 대접을 받고, 실물보다 이미지가 내로라하는 시대다. 유권자는 이미지로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는다. 스타 제조업자가 키워낸 유명 연예인이 막상 역사에 남을 일을 한 영웅보다 한결 더 숭배된다.

 

  사람들은 속는 걸 뻔히 알면서도 광고에 현혹되어 상품을 산다. 영혼의 비타민이 되는 책보다 만들어진 베스트셀러가 더욱 활개를 친다. 이미지에 속았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도 그리 문제를 삼지 않는다.
                                                                                  

 이렇듯 본말이 전도된 사회현상을 한 역사학자는 이미 50년 전에 간파했다. 미국 의회도서관장을 지낸 역사학자 다니엘 부어스틴은 이미지와 환상이 지배하는 미국 사회를 신랄하게 꼬집었다. 환상이 현실보다 더 진짜 같은 세상, 이미지가 실체보다 더 위엄을 갖는 세상에 미국인들은 살고 있다고 부어스틴은 죽비처럼 내리친다.

 

  산업화·민주화·영상시대의 개막은 삶에 대한 과잉 기대를 부추겼고, 그 결과 미국인들은 사물의 본질이 아닌 허상을 좇게 되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국인들은 세계 사람들에게 자기들의 헛된 이미지를 자랑하려고 우쭐거린다고 비꼬았다. 부어스틴이 갈파하는 이미지는 여섯 가지 특성을 지녔다. 인공적이다. 믿을만하다. 수동적이다. 생생하고 구체적이다. 단순하다. 모호하다.

 1962년에 초판이 나왔지만, 반백년의 세월이 무색한 탁견의 사회비판서다. 오늘날 대한민국을 포함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비판하는 도구로 전혀 모자람 없이 유효하다. 정치의 절반이 이미지 만들기이고 나머지 절반은 사람들에게 그 이미지를 믿게 하는 것이라는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절묘한 명언이 더불어 새록새록 떠오른다.


Posted by 김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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